🎞씨네아카이브 70. 넷플릭스 정주행 맛집 영국 드라마.zip

2025. 08. 08. (70호)

젠틀맨: 더 시리즈 (The Gentlemen)

8부작, 2024년 공개

(이미지 출처: 키노라이츠)

<젠틀맨: 더 시리즈>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돋보이는 범죄 영화 잘 만들기로 유명한 가이 리치 감독이 자신의 영화 <젠틀맨>을 드라마로 만든 작품입니다. 가이 리치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여 총 8개의 에피소드 중 1부와 2부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는데요. 영화의 설정을 가져와 내연을 확장시켜 드라마로 만든 작품이지만,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부담 없이 볼 수 있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가이 리치 감독은 ‘괴짜 같은 갱스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들을 중심으로 계층 사회가 견고하게 존재하는 영국의 문화와 정서를 냉소적인 유머와 버무려 위트 있게 그려내는 범죄 코미디 영화를 많이 만들어왔는데요. <젠틀맨: 더 시리즈>는 가이 리치 감독 특유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의 원작에 해당하는 영화는 자수성가한 엘리트가 마약 판매에 재능(?) 있다는 것을 깨닫고 업계에 발을 들인 후 은퇴하기까지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주인공은 방대한 부지와 저택을 관리는 물론 상속세 부담에 시달리는 귀족들에게 부지를 빌려 사업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드라마는 이 설정에서 출발해 귀족 가문의 아들이 작위와 함께 영지를 상속받으면서 집안의 토지가 마약 밀매 업자와 얽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타의 반 자의 반으로 범죄의 세계에 가담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시리즈는 가이 리치 감독의 전성기 시절 폼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해 내는 캐스팅 역시 돋보이는데요. 재산을 상속받은 귀족 가문의 아들 ‘에디’ 역은 테오 제임스가, 유럽 최대 규모의 범죄 조직 딸이자 실질적 수장인 ‘수지’ 역은 카야 스코델라리오가 맡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영국 드라마 덕질 좀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스킨스>의 ‘에피’, 카야 스코델라리오의 시니컬한 매력이 십분 발휘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테오 제임스 역시 반듯한 군인에서 조금씩 범죄의 세계에 물들어 가며 변화하는 ‘에디’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습니다.

📼 줄거리 

가문의 재산을 물려받은 영국 귀족 가문의 둘째 아들 에디. 군인으로 복무하던 중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망나니 형이 아닌 본인이 귀족 작위는 물론 집안의 영지를 상속받게 되어 당황스러운 것도 잠시 가문의 영지 아래 마리화나 제국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범죄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비밀의 비밀 (Fool Me Once)

8부작 리미티드 시리즈, 2024년 공개

(이미지 출처: 키노라이츠)

<비밀의 비밀>은 미국의 스릴러 작가 할런 코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8부작 리미티드 시리즈로 남편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쳐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 속에 강렬한 반전이 숨어있는 작품입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시리즈의 원제목인 ‘Fool Me Once’는 ‘날 한 번 속여봐라’라는 의미로 ‘두 번 속을 일은 없다’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는데요. 에피소드를 따라가다 보면 제목만큼이나 이중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개인적으로 작품에 대한 배경 정보를 모른 상태에서 무심코 감상했다 주말을 통째로 바쳤던 작품이기도 한데요. 특히 범죄나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쉴 틈 없이 펼쳐지는 빠른 사건 전개와 결말의 강렬한 반전은 열린 결말의 애매모호함이 주는 찝찝함을 떠올릴 필요도 없이 꽉 닫힌 결말로 완결을 맺는, 보기 드물게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까지 꽉 찬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심지어 리미티드 시리즈라 중요한 순간 끝을 맺으며 다음 시즌을 기다리느라 목 빠질 일이 없어요!😂)

📼 줄거리 

군인이자 헬기 조종사였던 ‘마이아’는 타인을 위해 스스로 판단해서 벌인 파병 시절 사건이 공익을 빌미로 해커에게 폭로 당해 불명예제대 후 헬기 조종 교관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니의 죽음과 함께 얼마 전 강도 사건으로 남편마저 잃고 힘든 시기를 보내며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요. 홀로 어린 딸을 돌보기 위해 집 안에 설치한 홈캠 화면 속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남편의 모습을 발견하고 혼란스러워합니다. 그리고 남편의 죽음이 언니의 죽음과도 얽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건드리지 말았어야 할 비밀을 파헤치게 됩니다.

베이비 레인디어 (Baby Reindeer)

7부작 리미티드 시리즈, 2024년 공개

(이미지 출처: 키노라이츠)

<베이비 레인디어>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리처드 개드가 20대에 본인이 겪은 스토킹 범죄 사건을 바탕으로 각본, 제작,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공개와 함께 주요 국가에서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제82회 골든글로브에서 작품상과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드라마는 리처드 개드가 바텐더로 일하던 시절 한 여성 고객에게 스토킹 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는데요. 드라마는 극 중 주인공인 ‘도니’가 자신이 겪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트라우마를 마주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 호평받았습니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주인공의 상황과 별개로 시청자로서 개인의 결핍을 마주하게 되고, 나는 어떠한 사람이며 나의 상처와 결핍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겪은 사건의 진행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버겁지만 동시에 자신의 과거와 트라우마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그 속에서 자기반성과 성찰까지 여과 없이 보여주는 ‘리처드 개드’의 용기가 놀라운 작품입니다.

실제 스토킹 피해자인 리처드 개드는 4년 반 동안 4만여 통의 이메일과 350시간 분량의 음성 메시지, 106장의 편지를 받으며 스토킹에 시달렸다고 하는데요.😣 시리즈의 성공과 함께 네티즌 수사대가 실제 가해자를 찾아내기 위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실제 인물이 아닌 엉뚱한 인물이 가해자로 몰려 사이버 테러를 당하면서 영국 경찰이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고 해요. 이후 실제 가해자로 추정된 여성은 넷플릭스를 상대로 명예훼손과 손해배상 소송을 재기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영화의 제목인 ‘베이비 레인디어’는 ‘아기 순록’을 뜻하는데 주인공을 스토킹 하던 여성이 주인공을 부르던 애칭입니다.

📼 줄거리 

되는 일이라고는 없는 스탠드 업 코미디언 ‘도니’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바텐더로 근무하고 있는데요. 자신이 일하는 펍을 찾은 한 여성에게 별 뜻 없는 친절을 베풀게 됩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였던 여성은 도니의 친절을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고, 도니가 일하는 펍을 찾아오기 시작하는데요. 도니가 건넨 의미 없는 친절은 두 사람의 삶을 동시에 무너뜨릴 숨 막히는 집착으로 변모하기 시작합니다.

소년의 시간 (Adolescence)

4부작 리미티드 시리즈, 2025년 공개

(이미지 출처: 키노라이츠)

<소년의 시간>은 영국의 한 소도시에서 중학생이 동급생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가해 소년이 체포된 후 사건의 원인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청소년기의 복잡한 감정과 엮인 사회적 문제를 그린 작품입니다. 드라마는 4부작 리미티드 시리즈로 공개와 함께 넷플릭스 글로벌 시청 순위 4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영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공감을 얻으며 화제를 불러 모았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드라마는 각 에피소드마다 주인공 소년을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의 시각에서 사건 진행 과정을 바라보며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 변화에 집중하는데요. 1시간 분량의 에피소드는 모두 원테이크로 촬영되었는데 극 전체는 물론 인물들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게 만듭니다. 특히 전 에피소드를 원테이크 진행한 촬영 방식은 드라마 공개와 함께 화제를 모았는데요. 연출을 맡은 필립 바란티니 감독은 이전 작품인 <보일링 포인트>에서도 원테이크 촬영으로 주목을 받았던 인물로, 해당 작품 역시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년의 시간>은 세계 각국의 정치인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는데요. 영국 총리는 자녀들과 함께 시리즈를 봤으며 해당 작품을 교육 교재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고, 실제로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에서는 제작사로부터 사용 권한을 부여받아 시리즈에서 발췌한 교육용 수업 콘텐츠를 학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작품이 공개와 함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데에는 ‘청소년 범죄의 동기 (왜 이런 사건이 벌어졌는가)’에 집중하며 SNS 상의 성범죄, 학교폭력, 사이버 불링, 인셀 문화 등 현대 사회의 청소년 커뮤니티 내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섬세하기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낯선 단어였던 ‘인셀(Incel)’의 경우 <소년의 시간>을 통해 접한 또 다른 사회 문제였는데요. ‘비자발적 독신주의자 (Involuntary Celibate)’의 줄임말을 뜻하는 인셀은 연애를 못하는 이유를 여성에게서 찾는 남성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영국을 넘어 서구권에서는 이미 젠더 갈등을 유발하는 사회 문제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해요.

📼 줄거리 

평화로워 보였던 영국의 한 소도시에서 13세 소녀가 무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가해자로 같은 반 소년이 체포됩니다. 13세 소년이 반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후 사건 담당 형사부터 심리학자와 가해 가족들은 믿기 힘든 사건이 벌어지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을 품기 시작합니다.

사건수사대 Q (Dept. Q)

9부작, 2025년 공개

(이미지 출처: 키노라이츠)

<사건수사대 Q>는 덴마크 작가인 아들러-올슨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원작소설의 배경인 덴마크 코펜하겐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로 옮겨와 드라마로 만든 작품입니다. 강도 살인 사건을 조사하다 동료를 잃고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형사 ‘모크 경감’을 중심으로 미제 사건 수사반을 꾸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드라마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로건>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에 노미네이트 되고, <퀸스 갬빗>의 제작자로 에미상을 휩쓸었던 스콧 프랭크가 제작 총괄을 맡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촘촘하게 짜인 범죄 드라마를 완성했는데요. 평소 추리 장르와 범죄물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으로 극이 전개될수록 밀도 높아지는 사건 전개와 더불어 총격전이나 차량 추격전 대신 과거 사건 자료에서 놓쳤던 부분을 포착해 단서를 추적해 나가며 사건을 해결하는 전개 방식이 돋보입니다.

주인공 ‘모크 경감’은 비쩍 마른 몰골에 시종일관 시니컬한 인물로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은 지녔지만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캐릭터입니다. 형사로서 동료들에게 바라는 능력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동료들의 실수를 비꼬는 것은 물론 오랜 형사 생활로 쌓인 상처와 좌절이 그를 외골수로 만들었는데요. 이러한 캐릭터가 집념을 필요로 하는 ‘미제 사건’을 만나 시너지를 불러일으키며 몰입도를 끌어올립니다. 특히 주인공을 연기한 매튜 구드의 섬세한 연기는 캐릭터에 설득력과 매력을 더했는데요. 해당 작품을 통해 입덕하는 분들도 꽤 나오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게 접니다…) 드라마는 극의 중심인 ‘모크 경감’과 함께 시리아에서 온 형사 출신의 난민 ‘아크람’과 트라우마로 내근직에 머물며 현장 복귀를 바라는 ‘로즈’라는 떠돌이 캐릭터가 더해져 ‘사건수사대 Q’가 완성되는데요. 사건의 실마리를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한 팀으로 구색을 갖춰 나가는 세 캐릭터의 앙상블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 줄거리 

거침없고 직설적이지만 뛰어난 능력을 지닌 형사 ‘모크’는 일련의 사건으로 총상을 입고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 미제 사건만을 전담하는 부서가 신설되고, 모크 경감이 부서의 수장으로 현장에 복귀하게 되는데요. 모크 경감은 자신을 비롯해 어쩌다 모이게 된 괴짜 팀원들과 함께 에든버러 전역의 미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Epilogue

📺 마리's One-pick: <소년의 시간 (Adolescence)> 

씨네아카이브에서 소개하는 첫 시리즈 물인 만큼 심혈을 기울여 선정했지만, 그중에서도 발행인에게 가장 깊은 인상과 여운을 남긴 작품은 단연 <소년의 시간>입니다. 작품이 지닌 메시지와 이를 전하는 방식, 시의성까지 모든 면에서 2025년 넷플릭스 영화와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추천하고 싶은 작품 1위로 꼽고 싶은데요. 시리즈 치고는 짧은 4편의 에피소드 안에 간결하지만 강렬하게 담아낸 사회적 메시지, 대담한 연출,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각 에피소드마다 사건을 바라보는 중심인물이 변화하며 다각도로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게 된 원인에 집중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는데요. 1부는 주인공 소년 ‘제이미’가 체포되기까지의 과정을, 2부는 사건 담당 형사가 제이미의 학교를 탐문하는 과정에서 어른들의 무관심으로부터  비롯된 어른과 청소년 사이의 괴리를 조명하고, 3부는 심리학자와 제이미의 대화를 통해 현재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인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며, 4부는 제이미의 가족들이 겪는 사회적 시선과 심정에 집중합니다. 특히 3부와 4부의 경우 심리극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소년의 시간>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담아냈다고 생각한 에피소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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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 (씨네아카이브 참고자료 출처 표기방식) 

👩🏻‍💻 Who's Marie? ￨ 📼 씨네아카이브 탄생기 ￨ 🎥 씨네아카이브 몰아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