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아카이브 69. 넷플릭스 홈캉스 가이드②

2025. 08. 01. (69호)

📢 지금까지 씨네아카이브에서 추천한 영화는 발행인이 이미 봤거나 다시 본 영화를 중심으로 소개드렸는데요. 이번만큼은 보려고 ‘찜 해둔 영화’도 포함되어 있으며, 추천작이 많은 만큼 2주 동안 나눠 발송됩니다. 지난 주에 발행 된 1편은 여기서👈🏻 다시 읽어볼 수 있습니다!

패싱 (Passing)

레베카 홀 감독, 2021년 개봉

(이미지 출처: 키노라이츠)

<패싱>은 1929년 발간된 넬라 라슨의 동명 소설을 영화한 작품으로 인종을 넘어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흑백 화면 속에서 날카롭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소설과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패싱(Passing)’은 ‘밝은 피부색을 가진 흑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백인으로 행세하는 것’을 일컫는 말인데요. 원작 소설과 영화 속 두 주인공은 피부색이 아주 밝은 흑인으로 ‘아이린’은 흑인 남자와 결혼해 흑인의 정체성으로 살아가고, ‘클레어’는 백인 남자와 결혼해 백인 상류 사회에 편입한 인물로 두 사람이 우연히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소설과 영화는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192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두 주인공을 통해 인종과 성별을 넘어 계급을 오가는 ‘패싱’을 날카롭게 담아냈는데요. 원작 소설의 작가와 영화를 연출한 감독 역시 가족 안에서 ‘패싱’을 경험하고 자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설가인 넬라 라슨의 경우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고, 감독의 경우 어머니가 백인 남성이자 유명 연극 감독인 ‘피터 홀’과 결혼하면서 백인 커뮤니티에 정착해서 살게 된 오페라 배우 ‘마리아 유잉’인데요. 감독은 자라는 동안 자신의 어머니가 흑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주위에서는 어머니의 인종을 항상 애매하게 이야기했다고 해요. 영화와 소설이 다루는 ‘패싱’이라는 개념 자체가 단일 민족 국가에서 태어난 우리가 공감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소설과 영화 모두 재미있게 감상했었는데요. 단순히 흑인과 백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인종적인 문제를 넘어 ‘패싱’을 계급과 정체성의 문제로 확장시켜 바라보면 시대를 넘어 지금도 고민해 보게 되는 지점이 많은 작품입니다.

📼 줄거리 

1920년대 미국,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아이린과 클레어는 흑인이지만 사람들이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밝은 피부색의 백인에 가까운 외모를 지녔습니다. 이후 아이린은 흑인 남성과 결혼하여 할렘가의 의사 아내로 흑인 커뮤니티에 정착해 살아가지만, 클레어는 자신이 흑인이라는 것을 감추고 백인 남성과 결혼해 상류 사회에 편입하여 부유한 삶을 누리고 있었는데요. 두 사람은 오랜 세월이 흘러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고, 클레어는 아이린을 통해 묻어두고 지냈던 자신의 흑인 정체성을 되찾고 싶어 하지만 클레어는 자신의 삶에 균열을 일으키려 하는 아이린이 달갑지 않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자주 만나게 될수록 미묘한 갈등의 불씨가 피어납니다.

돈 룩 업 (Don't Look Up)

아담 맥케이 감독, 2021년 개봉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돈 룩 업>은 <빅쇼트>를 연출했던 애덤 맥케이 감독 특유의 신랄함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재난을 앞둔 사회의 무관심과 혼란을 풍자한 블랙코미디입니다. 영화는 불편한 과학적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개인과 미디어, 정치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조명하며 인간 사회의 모순을 풍자합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는 지구와 혜성의 충돌을 예측한 과학자들의 발표를 기점으로 지구 종말을 앞둔 일반 시민, 언론인, 유명인, 정치인 등 각종 인간 군상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영화에서 묘사되는 혜성 충돌은 ‘기후변화를 겪고 있는 현실 지구의 은유’이며 극 중 인물들 역시 현실 세계의 유명인과 정치인들을 빗대어 묘사한 것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영화는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를 불러 모았는데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조나 힐, 티모시 샬라메 등 한 작품에서 보기 힘든 배우들의 조합과 연기 앙상블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 줄거리 

천문학과 대학원생 케이트와 담당 교수 랜들 민디 박사는 태양계 내의 궤도를 돌고 있는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궤도에 들어섰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지구를 멸망시킬지도 모를 에베레스트 크기의 혜성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데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언론 투어에 나선 두 사람은 혜성 충돌에 무관심한 대통령과 그녀의 아들이자 비서실장의 집무실을 시작으로 인기 방송 프로그램에까지 출연하지만 성과가 없습니다. 혜성이 충돌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6개월, 1년 365일 24시간 내내 온갖 정보가 쏟아지고 소셜미디어에 지배아래 살아가는 시대임에도 정작 중요한 뉴스는 대중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데요. 과연 두 사람은 지구 종말의 위기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하늘을 올려다보게 만들 수 있을까요?

파워 오브 도그 (The Power of the Dog)

제인 캠피온, 2021년 개봉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파워 오브 도그>는 1920년대 미국 몬태나에서 대형 목장을 운영하는 주인공 ‘필’을 중심으로 필의 동생과 결혼해 함께 살게 된 두 모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내면의 폭력을 날카롭게 그려낸 심리 서부극입니다. 영화는 1967년 집필된 토머스 새비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데요. 소설은 출간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이후 여러 차례 영화화가 시되 되었다 무산되기를 반복, 마침내 제인 캠피온 감독을 만나 영화화되었는데요. 소설의 고전적인 기품을 잘 살린 탁월한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조화를 이룬 수작으로 평가받으며 그해 유수의 영화제에서 가장 많은 작품상과 감독상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제인 캠피온은 여성 감독으로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감독인데요. <파워 오브 도그>로 제78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에 해당하는 은사자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제92회 아카데미에서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 감독상을 수상하며 여성 감독으로는 유일하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개인적으로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함께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 깊은 작품이기도 한데요. 특히 ‘마초적인 면모에 언뜻언뜻 드러나는 예민함을 지닌 필’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베네딕트 컴퍼배치와 필과 대립하는 로즈의 아들이자 ‘유약함 속에서 서늘함을 감춘 피터’를 연기한 코디 스밋 맥피의 연기가 돋보입니다. (참고로 두 사람을 비롯해 필의 동생을 연기한 제시 플레먼드와 로즈를 연기한 커스틴 던스트까지 네 사람은 모두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되는 진기록을 세웠습니다!)

📼 줄거리 

1925년 미국 몬태나에서 동생과 함께 거대한 목장을 운영하는 필은 막대한 재력은 물론이고 위압적이지만 묘한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공포와 경외를 동시에 불러일으킵니다. 어느 날 그의 동생 조지가 로즈와 그의 아들 피터를 가족으로 맞이하자, 갑작스러운 결혼 소식과 새로운 가족의 등장으로 분노하는데요. 필은 로즈의 아들을 볼모로 삼아 로즈를 심리적으로 옭아매기 시작합니다.

틱, 틱... 붐! (tick, tick... BOOM!)

린-마누엘 미란다 감독, 2021년 개봉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틱, 틱… 붐!>은 뉴욕에서 웨이터로 일하며 꿈을 키워가는 뮤지컬 작곡가 ‘조너선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서 만든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영화는 서른 살 생일과 함께 중요한 공연을 앞둔 조너선이 겪는 고뇌, 우정 그리고 사랑을 그렸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실존 인물이자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한 ‘조너선 라슨’은 20세기말 브로드웨이 최고의 뮤지컬로 불리는 ‘렌트’의 작곡가로 자신의 첫 공연 전날 대동맥류로 요절한 비운의 천재이기도 한데요. ‘렌트’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성소수자, 에이즈, 빈곤 등의 문제를 다룬 사회 고발성 작품이라고 합니다. 조너선 라슨은 ‘렌트’를 완성하기 전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을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 ‘틱틱붐’입니다. 제목은 시곗바늘처럼 ‘틱틱’ 움직이다 어느 순간 ‘붐’하고 터져버릴 것 같은, 꿈과 녹녹지 않은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불안한 심리 상태를 담은 것이라고 해요. 개인적으로 이번 뉴스레터 추천작에 포함된 ‘찜 해둔 영화’ 중에서 가장 기대되는 작품이었는데요. 뮤지컬을 즐기진 않지만, 새로운 세계와 인물의 삶을 영화를 통해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발행인의 취향에 가장 잘 맞는 작품이라 기대가 크달까요.🤓 무엇보다 앤드류 가필드 덕질을 열심히 했던 팬으로서😅 그의 연기가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 줄거리 

1990년 뉴욕, 식당에서 웨이터로 일하는 ‘존’은 뮤지컬의 전설로 남을 작품을 쓰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작곡에 매진합니다. 그리고 인생의 중요한 기회가 될지도 모를 공연을 며칠 앞두고 많은 일이 갑작스레 닥치는데요. 뉴욕이 아닌 곳에서 아티스트의 삶을 꿈꾸는 여자 친구 수전, 꿈을 접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선택한 친구 마이클, 예술계를 뒤흔든 사회적 이슈까지 그를 전방위로 압박하며 서른 살 생일을 앞둔 예술가로서의 존의 삶은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허슬 (Hustle)

제레미아 자가 감독, 2022년 개봉

(이미지 출처: 키노라이츠)

<허슬>은 한때 농구 선수였지만 현재는 코치를 꿈꾸는 한물 간 농구 스카우터가 우연히 슈퍼스타의 자질을 지닌 원석을 발견하고 NBA에서 성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스포츠 드라마입니다. 재기를 꿈꾸는 스카우터가 원석을 발굴해 스포츠 스타로 키워낸다는 다소 뻔한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평소 NBA 농구 팬들은 물론 농알못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코미디 연기로 익숙한 배우 ‘애덤 샌들러’의 웃음끼 뺀 정극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한데요. 애덤 샌들러는 주연은 각본에도 참여했다고 해요. 이외에도 유명한 NBA 농구 선수 ‘르브론 제임스’가 제작에 참여해 화제를 불러 모았습니다. 극 중 스탠리가 스페인에서 발굴한 원석 ‘보 크루즈’ 역은 실제 스페인 현역 농구 선수이자 국가대표이기도 한 ‘후안초 에르난고메스’가 연기했다고 하는데요. 비하인드를 모르고 보면 신인 배우라고 생각될 만큼 준수한 연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허슬(Hustle)’은 ‘수단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번다’는 뜻으로 영화상에서 길거리 농구로 돈을 버는 ‘보’를 비유하는 것이라고 해요.

📼 줄거리 

한때는 농구 선수였지만 코치로 재기를 꿈꾸는 현 스카우터 ‘스탠리’. 해외에 인재를 찾으러 갔던 스탠리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보 크루즈’를 발견하고 NBA 농구 스타로 키워내려 합니다. 그러나 자신과 대척점에 있는 구단주의 갑질과 크루즈의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앞길은 험난하기만 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NBA 입단과 성공을 향한 두 사람의 도전이 시작됩니다.

Epi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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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 (씨네아카이브 참고자료 출처 표기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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