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아카이브 71. 정주행의 근본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드.zip

2025. 08. 22. (71호)

하우스 오브 카드 (House of Cards)

13부작 총 6시즌, 2013년 공개

(이미지 출처: 키노라이츠)

<하우스 오브 카드>는 1989년 마이클 돕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정치드라마로 먼저 제작되었던 BBC드라마 버전과 소설을 모티브 삼아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입니다. 야심 많은 정치가 프랭크 언더우드가 정계의 권력을 얻기 위해 벌이는 암투와 계략을 그렸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2013년에 첫 시즌이 공개되어 2018년까지 6개의 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렸지만, 명실상부 지금의 넷플릭스를 만든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인데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는 처음으로 에미상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 감독상, 촬영상, 캐스팅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골든 글로브에서도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넷플릭스가 지금의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정주행 몰아보기’라는 시청 형태를 만들어낸 작품이 바로 <하우스 오브 카드>로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면 전편을 한 번에 공개하는 전략을 통해 가입자 수를 대폭 늘렸다고 해요. 넷플릭스 제작의 큰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구독자들의 시청 패턴과 취향을 분석한 빅데이터 활용 방식 역시 <하우스 오브 카드>에도 적용되었다고 하는데요. 이를 통해 데이비드 핀처 감독과 케빈 스페이스를 선정했다고 합니다. (물론 케빈 스페이시를 캐스팅한 결과가 어떤 파장을 불러오게 될지 몰랐겠지만요…🙄)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서의 의의와 별개로 작품성만 놓고 봐도 준수한데요. 미국을 배경으로 한 정치 드라마 중에서도 생생함을 잘 살린 작품으로 꼽힙니다. 무엇보다 ‘음모와 계략, 배신, 권력 다툼이 난무하는 정글 같은 정치 세계’를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 그려내 화제를 불러 모았는데요. 그 중심의 선 주인공 프랭크 언더우드는 시즌 내내 언론을 교묘히 이용하거나 비밀을 지닌 인사들을 협박해 자신의 권력을 확장해 나가며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이 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권력을 손에 넣기 위한 암투가 극에 달하고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반전이 이어지는데요. 솔직한 평을 하자면 현실이 정말 드라마와 같다면 차라리 모르는 것이 더 낫다 싶을 만큼😢 권력과 권력을 탐하는 자들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조명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줄거리 

25년 경력의 노련한 정치인이자 지금의 대통령을 만든 킹 메이커 프랭크 언더우드. 그는 대선 후 대통령으로부터 국무장관 자리를 약속받았지만 임명이 불발되자 자신의 야망을 드러내며 대통령과 측근들을 상대로 권력 투쟁을 시작합니다.

퀸스 갬빗 (The Queen's Gambit)

7부작 리미티드 시리즈, 2020년 공개

(이미지 출처: 키노라이츠)

<퀸스 갬빗>은 월터 테비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어린 시절을 고아원에서 보내며 건물 관리인에게 체스를 배워 체스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르게 되는 ‘엘리자베스 하먼’의 성장과 자기 극복 과정을 그렸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2020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되어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적인 체스 열풍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무려 63개국 시청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원작 소설은 출간 37년 만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제목인 ‘퀸스 갬빗(Queen’s Gambit)’은 체스의 오프닝을 여는 방식 중 하나를 뜻하는데요. 제목을 비롯해 시리즈 내내 등장하는 체스 게임과 포지션 등 체스를 소재로 한 드라마 중에서도 고증이 잘 된 작품으로 꼽힙니다. 무엇보다 작품이 세계적으로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로 체스의 세계를 다루지만 체스에 대해 잘 모르는 시청자들도 몰입할 수 있을 만큼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는데요. 감각적인 연출,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 전개, 매력적인 주인공까지 3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며 작품의 흥행을 이끌었습니다. (주인공 엘리자베스 하먼을 연기한 안야 테일러조이는 골든 글로브 미니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에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게 되었죠.)

<퀸스 갬빗>이 재미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주인공의 ‘천재성’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약물과 술에 의존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의 지지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통해 결핍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았기 때문인데요. 어린 나이에 상실의 아픔을 겪고 중독으로 결핍을 감추어 온 베스의 곁에는 보육원에서 만난 친구 졸린, 처음 체스를 알려주고 소리 없이 베스의 행보에 응원을 보내던 관리인, 입양 가정에서 만난 새엄마, 체스 동료 해리와 베니가 있습니다. 감독 역시 이야기의 중요한 지점으로 베스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의 존재를 밝히기도 했을 만큼 “주인공이 자신의 인간성을 되찾고 스스로 결핍에서 벗어나며 편안한 상태에 도달하게 되는 과정”이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공감과 지지를 얻은 원동력이 아닐까요. 작품이 흥행한 만큼 지금도 시즌2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리미티드 시리즈로서 서사를 차분히 풀어나가며 짙은 여운은 남기되 꽉 닫힌 결말을 선보인 방식 역시 인상적입니다.

📼 줄거리 

1950년 대 말, 엄마의 사고로 세상에 홀로 남겨진 엘리자베스는 보육원에 맡겨지게 되고, 당시 보육원에서 진정제의 일환으로 제공되던 진통제에 조금씩 중독됩니다. 그러던 중 보육원 관리인을 통해 체스를 처음 접하게 된 베스는 자신도 몰랐던 체스에 대한 재능을 발견합니다. 그 후, 베스는 상금이 제공되는 프로 체스 대회에 참여하며 조금씩 이름을 알리게 되고 남성이 지배하던 프로 체스 세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조금씩 넓혀갑니다.

조용한 희망 (Maid)

10부작 리미티드 시리즈, 2021년 공개

(이미지 출처: 키노라이츠)

<조용한 희망>은 스테파니 랜드가 본인의 이야기를 담은 수필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싱글맘이자 정서적 가정 학대 피해자인 주인공이 6년 동안 출장 청소부로 일하며 딸의 양육권을 지켜내고 마침내 작가의 꿈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그렸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남편의 정서적 학대를 피해 딸의 양육권을 지키고 홀로서기에 성공하는 주인공 알렉스 역은 <원스 어 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서브스턴스>의 마가렛 퀄리가 맡아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참고로 극 중 알렉스의 엄마 ‘폴라’ 역은 실제 마가렛 퀄리의 엄마이자 90년대 로맨스 영화의 히로인, ‘앤디 맥도웰’이 맡았습니다. 실제 부녀 지간의 만남은 마가렛 퀄리가 폴라 역으로 자신의 엄마를 요청하면서 성사되었다고 해요.😲 <조용한 희망>은 마가렛 퀄리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부르고 싶을 만큼 배우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는데요. 기존의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외적인 부분이 부각되는 이미지와 반대되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정제된 연기는 자칫 흔한 성장 서사로 남을 뻔한 작품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 줄거리 

알코올 중독인 남편을 피해 딸 매디를 데리고 무작정 집을 나온 알렉스는 정부 보조금을 신청하려 기관을 찾지만 무직을 이유로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하고, 직원으로부터 자신도 인지하지 못했던 정서적 가정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당장 잘 곳이 없는 알렉스는 가정폭력 쉼터를 찾아 일자리부터 찾기로 하는데요. 조울증 환자인 엄마 밑에서 빈곤층으로 자라며 배운 기술도 아는 인맥도 없는 알렉스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란 쉽지 않고, 어렵게 출장 청소부 자리를 구합니다. 그러나 일은 힘들고 수시로 모욕을 당하는 것은 부지기수에 보수 역시 형편없는데요. 이 와중에 남편은 양육권 소송을 걸어오고 엄마는 도움이 되기는커녕 짐만 됩니다. 하지만 빛이 보이지 않는 시궁창 같은 상황 속에서도 딸 매디를 위해 새로운 삶을 살아보려 안간힘을 씁니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The Lincoln Lawyer)

시즌별 10부작, 2022년 공개

(이미지 출처: Netflix)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마이클 코넬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형사 전문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다 불의의 사고로 자취를 감췄던 주인공이 갑자기 사망한 동료 변호사의 유언으로 사무실을 물려받으며 다시 변호사로 복귀하게 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원작 소설은 2011년 매튜 매커너히 주연의 영화로 먼저 제작된 적이 있는데요. 영화가 소설의 1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 넷플릭스 시리즈는 2편을 바탕으로 포문으로 열어 현재 시즌 3까지 공개된 상태입니다. 시리즈의 경우 새로운 시즌이 공개될 때마다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불러 모았는데요. 현재 시즌 4의 제작이 확정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재미있게 감상했던 입장에서 긴 호흡이 필요한 시리즈가 영화만큼의 강렬함과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요. 시즌마다 서사의 큰 축이 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주인공 뿐만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더해지니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새로운 작품처럼 느껴져 흥미로웠습니다. 영화를 이미 본 분들이라면 시리즈와 영화를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 줄거리 

승소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LA의 형사 사건 전문 변호사 미키 홀러. 불의의 사고를 당한 후 치료 과정에서 중독된 약물 문제로 자취를 감추고 살아가던 그는 동료 변호사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함께 동료의 사무실과 사건을 물려받으며 변호사로 복귀하게 됩니다. 그리고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링컨 타운카 뒷좌석을 사무실 삼아 LA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검토하며 오직 승소를 위해 법의 테두리를 넘나들기 시작합니다.

성난 사람들 (Beef)

10부작, 2023년 공개

(이미지 출처: Netflix)

<성난 사람들>은 2023년 공개와 함께 화제를 불러 모은 작품으로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재미교포 2세 도급업자와 삶이 불만족스러운 성공한 사업가가 난폭 운전 사건으로 얽히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2023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에서도 단연 화제의 중심이었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성난 사람들>은 이성진 감독이 직접 경험한 로드 레이지에서 착안했다고 하는데요. LA 중심가 교차로에서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자마자 뒤차량이 경적을 울리며 욕설을 퍼붓고 지나가자 충동적으로 차량을 뒤쫓아 달리다 집으로 돌아온 불쾌한 경험을 발전시켜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드라마는 ‘난폭 운전’을 매개로 ‘분노’에 집중하며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데요. 분노로 얽혀 서로에게 복수의 칼날을 주고받던 주인공들이 종국에는 서로를 이해하고 새로운 목적의식을 되찾게 되는 과정을 감각적인 연출과 날것 그대로가 돋보이는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을 통해 완성해 호평받았습니다.

드라마는 사람들이 감추고 묻어두고 싶어 하는 인간의 가장 내밀한 감정(불안, 분노, 죄책감)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종국에는 우리 모두 결점을 가진 존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공감하고 연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데요. 감독은 시리즈를 기획할 당시 심리학자 칼 융의 “인간은 빛의 형상을 상상함으로써 깨닫는 것이 아니라, 어둠을 의식함으로써 깨달음을 얻는다”라는 말을 떠올리고 “대니와 에이미 두 사람이 가진 내면의 어둡고 추악한 면을 많이 드러내는 이야기를 통해 두 사람이 서로 닮아 있음을 깨닫게 하고자 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감독의 말처럼 <성난 사람들>은 끊임없이 서로에게 분노의 칼날을 꽂던 대니와 에이미가 어느 순간 상대방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마지막에는 곁에서 서로를 보듬어주는 결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밝히 “타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한 행동은 결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곁에 머무는 것이다”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지만🥹 (때로는 나에게 치명적인 독이 되어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결점을 지닌 사람들도 있는 법이니까요…) ‘결점’을 ‘인생에 닥친 비극이나 어두운 순간’으로 치환해서 바라본다면,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연대의식’이라는 메시지에 공감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 줄거리 

변변찮은 직업도 미래도 없는 이민자 1.5세대 대니. 이민자들이 꿈꾸고는 성공적인 커리어, 부와 명예를 모두 가졌지만 일에만 몰두하며 살아야 하는 자신의 삶이 불만족스러운 에이미. 두 사람은 할인마트 주차장에서 사소한 시비가 붙어 로드 레인지를 벌이며 얽히게 됩니다. 로드 레인지에서 시작된 서로를 향한 복수는 조금씩 두 사람의 일상을 파괴하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대니와 에이미는 서로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던 분노를 마주하게 됩니다.

Epilogue

📺 마리's one-pick: < 조용한 희망 (Maid)> 

5편의 추천작 중 발행인의 원픽으로 <조용한 희망>을 선택했는데요. 리미티드 시리즈로 제작된 <조용한 희망>은 가벼운 마음으로 정주행 했다 배우의 연기와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는 이야기에 오래도록 여운이 남은 작품이었습니다. 드라마는 정서적 학대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에 나선 싱글맘의 성장기이기도 하지만 넓게 바라보면 주인공의 과거에서부터 얽혀 있는 지난한 가족사이기도 한데요. 알렉스가 겪은 가난과 가정 폭력은 엄마 폴라에게서 대물림된 것이고, 알렉스는 이를 자신의 딸 매디에게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굳은 의지로 묵묵히 나아갑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은 큰 버팀목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끊어낼 수 없는 ‘굴레’가 되기도 하는데요. 태어날 환경을 선택할 수 없듯이 가족 역시 선택할 수 없는 것이기에 버팀목이 아닌 굴레를 끊어내는 것은 본인의 의지가 아니면 결코 이루어 낼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일군 알렉스의 서사는 번안 제목 그대로 ‘조용한 희망’이라는 말과 가장 잘 어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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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 (씨네아카이브 참고자료 출처 표기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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