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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 1913.11.7~1960.1.4), 어떤 작가인가요?
'20세기의 지성이자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출판사 서평-
알제리가 아직 프랑스에서 독립하기 전, 알제리 몽도비 출생의 프랑스 작가입니다. 소설뿐 아니라 극본, 칼럼 기고 등 다양한 집필 활동을 했으며 29세에 발표한 소설 이방인으로 크게 유명해졌어요. 작가 스스로는 실존주의 작가라고 지칭하는 것에 대해 부정했으나 삶과 인간 존재의 부조리에 대해 다루는 대표 작품들을 통해 여전히 넓은 의미의 실존주의의 대표 작가로 일컬어집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십 대의 이른 나이에 삶을 마감했기에 생애 대부분의 시간을 경제적으로 힘든 환경에서 보냈으며, 프랑스 부모 아래 프랑스 지배 하의 알제리에서 태어나 어찌 보면 ‘기득권’ 혹은 ‘주류사회’에 속할 법한 처지였음에도 유년기와 청년기에는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인해 오히려 이중으로 소외된 삶을 살았던 듯합니다. 1957년 사십 대의 젊은 나이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짧은 생을 살다 갔음에도 문학가로 또 저널리스트로 사회에 큰 흔적을 남겼습니다.
포도 농장에서 일하던 아버지는 알베르 카뮈가 채 돌이 되기도 전에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징집되어 집을 떠나고 곧 전투에서 입은 부상으로 전사합니다. 문맹이며 청각장애인이었던 어머니는 빈약한 연금만으로는 생계가 막막해지자 두 아들을 데리고 친정어머니 집으로 이사했고 가정부 일을 하며 아들 둘을 키웠어요. 외할머니 댁은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던 외곽 지역이었고, 2개의 침실이 있는 그리 넓지 않은 집에서 엄마, 할머니, 형 그리고 신체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던 삼촌과 함께 생활합니다. 이 시기 가족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는 작가의 초기 수필 집 ‘안과 겉’에 잘 드러나 있으며, 두 번째 수필집 ‘결혼’에는 알제리 근교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예찬이 담겨있다고 해요.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재학 중이던 공립학교에서 루이 제르맹이라는 훌륭한 담임 선생님을 만나게 됩니다. 선생님의 무료 개인 과외 교습 도움을 받아 좋은 고등학교에 장학생으로 진학할 수 있었어요. 작가는 선생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평생 간직했으며, 훗날 노벨상 수상 기념 연설인 <스웨덴 연설>을 스승에게 헌정합니다. 고등학교에서 친구들을 사귀며 자신의 가난을 더욱 뚜렷하게 의식하게 되었고, 방학이 되면 생활비에 도움이 되고자 시내에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곤 했어요.
한편 이때는 다양한 스포츠와 문학에 대한 흥미도 깨어나던 시기였습니다. 수영, 권투, 축구 등의 운동을 접했고 그중 특히 축구를 좋아했다고 하네요. 백인들이 많았던 학교에서 축구를 통해 아랍인 친구들을 사귀고 팀의 우정을 경험할 수 있었으며, 대학에 들어가서도 계속 축구팀에서 활동했습니다. 또한 알제 시내 중심가에서 거주하던 이모부 댁에 훌륭하게 갖춰진 서재에서 많은 양서를 접했고, 앙드레 지드의 글도 그때 만나게 되어 그의 문학 세계에 크게 감화되었어요.
고등학교 졸업 후 알제 대학의 철학과로 진학, 이후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미학과 교수 장 그르니에를 만나게 됩니다. 본격적으로 철학과 문학의 세계를 접하며 자신만의 생각과 방향을 잡아가게 되었고 장 그르니에를 사상적 스승으로 여깁니다. 폐결핵을 앓게 되며 운동도, 또 교수가 되려던 진로도 포기하게 되었고, 문과대학에서 계속 수료를 이어갔어요. 작가가 스무 살인 1933년 히틀러가 이미 독일을 장악하게 되자 반파시스트 운동 조직에서 활동하기도 했으며 1935 철학 학사 과정을 마친 해에는 공산당에 입당, 친구들과 함께 ‘노동 극단’을 창단하기도 하는 등 꾸준히 사회 참여 활동을 해나갑니다.
한편 대학시절부터 다양한 매체에 서평이나 미술 전시회 평을 꾸준히 싣기도 하고 자신의 글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장 그르니에의 에세이집 ‘섬’에 서문을 쓰기도 했어요. 또 22세에는 결혼도 하게 됩니다. 20대 후반에 들어서도 비슷하게 끊임없이 집필과 사회 참여 활동을 함께 해 나가며 다양한 길을 모색하지만, 폐결핵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있던 탓에 신체검사 결과가 좋지 않아 교수가 되려던 시도는 또 한 번 무산되고, 편집부에서 일했던 진보적 성향의 잡지 (Alger-Republicain) 마저 검열을 통해 발행 금지 처분을 받게 되자 결국 27세인 1940년에 파리로 거처를 옮기게 됩니다. 첫 번째 부인의 외도로 이혼한 뒤 재혼을 했지만 프랑스에서 근무했던 잡지사가 감원을 실시하게 되자 또다시 직장을 잃게 되고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합니다.
파리로 이주하던 시기 즈음에 <이방인>의 집필을 마치고 주변 문학가들에게 원고를 보여주곤 했고, 작가가 29세인 1942년 드디어 갈리마르 출판사를 통해 첫 장편소설로 세상에 발표하게 됩니다. <이방인>은 출간과 동시에 문학계, 그리고 대중들에게 큰 관심과 호평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유명세를 얻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고 알베르 카뮈는 항독 지하신문 (Combat 콩바) 에서 편집을 맡고 글을 썼는데, 당시 그가 쓴 인상적인 사설들로 인해 대중들과 지성인들의 더 깊은 애정을 얻었어요. 1947년에는 칠 년여를 매달려 탈고한 <페스트>를 발표합니다. 이 작품은 즉각적으로 선풍을 일으켰고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했을 뿐 아니라 비평가 상 수상의 영예도 안겨줍니다. 그리고 1957년, 마흔네 살의 젊은 나이에 당시 역대 수상자 중 최연소의 나이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몇 년 지나지 않은 1960년, 불의의 차 사고로 47세에 생을 마감합니다.
한글로 번역된 공식적인 문서는 인터넷에서 찾기가 힘들어, 제 나름 번역해서 옮겼습니다.
2. 어떤 작품인가요?
"작품 그 자체로 보나 20세기 서사 형식의 역사에 있어서나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는 작품으로 출판 당시부터 하나의 문학적 ‘사건’이었다."
- 출판사 서평 -
알베르 카뮈가 27살에 발표한 첫 장편 소설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된 대표작이에요. 이 작품의 판권을 가지고 있는 갈리마르 출판사 통계로는 프랑스에서만 700만여 부 이상이 판매되었고, 연평균 19만 부 이상 판매된다고 합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백한 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갈리마르 출판사 설립 이래 백여 년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라고 하네요.
제목에 명시되어 있듯, 세상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듯, ‘이방인’ 같은 한 청년, 뫼르소가 주인공이자 화자로 극을 이끌어 나갑니다. 총 2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1부는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요양원에서 지내던 어머니의 장례라는 특수한 상황과 그 이후 평범한 일상 속에서 뫼르소의 무심하며 조금은 이질적인 모습을 충분히 관찰할 수 있어요. 이 책을 읽지 않았어도 대부분 뫼르소가 ‘뜨거운 태양’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는 중요한 사건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 봤을 텐데요. 우발적으로 해변에서 누군가를 살해하는 것으로 1부는 마무리됩니다. 2부에서는 뫼르소의 사건을 심리하고 죄를 심판하는 긴 과정을 따라가는데, 의도나 심경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혹은 무관하게 흘러가는 이 과정을 통해 완전한 이방인인 뫼르소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게 됩니다. 여전히 자신이 속한 사회의 규범과 관습에서 동떨어진 듯한 관찰자의 입장으로 방관하듯 혹은 그럴 수밖에 없도록 본인 사건의 심리와 재판에서 주변인으로 밀려난 그는 끝에 다다르며 죽음을 마주하게 되자 비로소 삶과 존재 방식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쏟아냅니다.
평범한 듯 특이하고 기이한 듯 또 수많은 다른 사람들과 딱히 다를 것도 없어 보이는 뫼르소는 작품 속 주인공이면서도 화자이지만 결코 속속들이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해주지 않아요. 따라서 독자들에게 수많은 해석의 여지가 있으며 지금까지도 다양한 생각할 거리와 논란거리가 내재되어 있는, 다층적 해석이 가능한 작품입니다. 비록 작가 자신은 실존주의자가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신앙과 도덕, 관습적인 대화 등을 완전히 거부하며 세상에서 밀려날 때까지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주인공을 그려내는 이 작품은 실존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로도 일컬어집니다.
* 작가에 대한 설명은, 책 뒤에 수록된 연보와 해설, 출판사 소개 글 및 아래 사이트들을 참고했습니다.
-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Albert-Camus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619973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2825&cid=58814&categoryId=58829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48773&cid=40942&categoryId=34408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078524&cid=44546&categoryId=44546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89596&cid=41978&categoryId=41985
3. 분량과 난이도
민음사에서 출판하는, 작가의 대표작들을 모아둔 ‘디 에센셜’ 시리즈로 읽었는데, 이방인은 약 165페이지 정도로 그리 길지 않은 분량입니다. 작품 성격상 친절한 설명보다는 풍경과 일어난 사실들 위주로 끊어지듯 간결한 묘사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차분하게 충분히 나름의 상상력을 조금 동원해서 읽어야 하지만 시간 순서대로 전개되며 주로 대화체와 구어체로 이루어져 있어서 문장들은 쉬운 편이에요.
4. 이 작품의 매력
실존주의, 부조리, 고전 등 이 작품을 일컫는 단어에 지레 겁먹을 필요 없는, 사실상 전반적으로 무척 읽기에 ‘재미’가 있는 소설이에요. 무미건조한 듯 담백하게 이어지는 주인공의 일과 속에서 간간이 냉소적인 유머도 등장합니다. 아무렇지 않을 평범한 풍경인데 웃기다거나, 굉장히 심각한 상황인데 마찬가지로 웃음이 터지는 여러 장면들이 있습니다. 재미있게 또 때로는 꽤나 진지하게 빠져들어 이야기를 따라가며 뫼르소에게 거부감과 동질감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 경험도 하게 되고요. 느슨한 듯 진행되지만 사실은 아주 치밀하고 정교하게 구성된 소설이라는 것도 느껴질 거예요.
저는 주인공이 울분에 차서 쏟아내는 생각들로 마무리되는 마지막 부분에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고민해 볼 거리가 많으며 몇 마디로 쉽게 정리할 수 있는 정답이 없어 각자 나름의 생각을 다듬어 볼 수 있는, 여운이 긴 작품입니다. 대중성과 깊이, 그리고 아름다운 표현과 문장들 덕분에 읽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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