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03 내 안의 불완전함을 세상에 드러내기(Feat. 김원영 무용수)

구독자 1,200을 돌파했습니다!

2025.07.18 | 조회 4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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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선이 생각하는 생각과 말, 글 이야기

1. 사람마다 뭔가 지치고 마음이 허할 때 실행하는 긴급처방전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런 것이 있다. 김원영 변호사이자 무용수가 나온 [김하나의 측면돌파] 팟캐스트이다. 듣고 있으면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근 것 마냥 현재의 할 일과 고민에서 잠깐 물러나서 마음이 노곤해진다. 이렇게 지적이고 매력적인 생명체들이 나누는 대화라니, 영혼이 따끈해진다. 지금은 변호사를 그만두셨다고 하니 김원영 무용수이다. 나의 페이보릿 책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을 쓴 사람이다. 이 사람이 내 아이돌이다.💝

 

2. 내가 김원영 무용수에게 가장 반한 지점은, 양립하기 힘든 것같아 보이는 짤없는 솔직함과 우아함 때문이다. 불편한 몸에 대한 솔직한 언급과 다른 잘난 남자들에게서 보이지 않는 우아함. 그리고 간혹 너무 웃긴다(나는 재밌는 사람에 약하다). 나의 작은 채널은 지난주에 500명이던 구독자가 갑자기 1,200명이 넘었다. 원인은 이 영상이 알고리즘을 탔기 때문이다. 지금 조회수 9,000회를 행해 달려가고 있다. 내 소박한 유튜브 채널에서 보기 힘든 조회수이다. 나의 약하고 솔직한 지점을 드러냈는데, 그것 때문일지도.

 

3. 영상에 나오는 그 지점. 내가 2017-2019년도 글쓰기든 유튜브든 뭔가 해보려고 발악을 할 때 말이다. 가장 트리거 포인트가 되었던 것은 신사임당님이 자신의 영상에서 말한 "월급이 200만원이 안되었다" 였다. '저 똑똑한 사람이 월급이 200만원이 안 된다고?' 너무 놀랐다. 2017년도에 내 월급 실수령액은 200만원이 안 되었는데 그 얘기를 듣고 나서부터 더 이상 나 자신을 '돈도 못버는 모자란' 사람으로 프레이밍하지 않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나는 돈버는 능력이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얼굴도 예쁘고(사실인걸요) 재밌지만(인정하지 않으실 수 있어요) 돈버는 능력은 없나 보다, 라고 생각했었다. 

 

4. 그 '똑똑한 사람도 돈을 못벌 수 있구나'란 인식은 나를 아주 자유롭게 했고 뭐든 시도해볼 수 있게 했다. 그후 신기하게 월 수령액이 200만원이 안되던 직장에서 나와서(마지막에는 넘었지만), 원하던 콘텐츠 업계로 이직하고, 이것저것 들어오는 일을 하면서 2-3배 정도 벌게 되었다. 이 얘기를 적는 이유는, 내가 신사임당님을 보면서 들었던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이 감각을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게다가 나는 신사임당님보다 훨씬 만만하지 않은가? 

 

5. 그냥 '네가 너의 한계를 지어놨을 수 있어'라고 말하고 싶은 거다.  돈을 많이 벌던 적게 벌던 나라는 인간은 똑같다. 주관적으로 내가 평가하는 나라는 사람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주변에서 보는 가치가 달라진다.  수요를 높이면 가격이 올라간다. 유튜브를 하는 목적 중에 하나다. 

 

6. 인간은 아웃풋으로 평가받는다. 여기 게으른 인간 하나(나)는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고자 환장한 것 같다. 그래서 뭔가를 계속 써댔다. 쓰는 것으로는 모자라 말까지 하고 있다. 근데 뭐든 하면 는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하지만, 계속  먹다보면 조예가 깊어진다. 맛있는 부위도 알게 되고 고기도 더 잘 굽게 된다. 키스도 계속 하면 늘지 않나?(첫키스의 그 어설픔을 기억해보자)

 

7. 어설픈 나를 안고 받아들이는 것. 내가 작년부터 계속 지키려고 하는 거다. 최소한 뭔가를 못했다고 자신을 혼내지는 말기. 모든 행동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제부터 하면 된다. 그리고 어떨 때는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

 

8. 가끔 '김원영'으로 구글에 검색해보는데,  세바시에 출연하신 걸 발견했다. 영상에 내가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전달하고 싶은 그 지점이 명료하게 나와있다. 

'선명하다는 것은 평균적인 온전함을 추구해서는 매우 도달하기 어려운 속성입니다.  제가 느낀 선명한 사람들은 자기의 불완전한 것들을 기꺼이 끌어안고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히 가지고 무대에 오른 사람들이었어요.'

- <세바시> 김원영 무용수-

 

9. 앞으로  '머리는풀악셀' 채널(개명했다)에서는 지속적으로 아웃풋(말하기와 글쓰기)을 어떻게 내놓는지 영상을 만들어 올릴 예정이다. 나르시시즘을 버리고 잘난 나에 취하지 말고, 그냥 못난 나를 데리고 원하는 곳으로 데려가는 것. 맛있는 것도 먹이고 다독이면서. 

 

10. 라이브는 13회를 마지막으로 당분간 중단했다. 본업이 바쁜 이유가 컸지만, 단골손님들이 듣고 싶은 주제가 아닌데 의리로 오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1만 회 기념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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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소영

    0
    3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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