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 TO FACE #004

두 얼굴의 질문 : 사랑의 표현에 대하여

2026.07.20 | 조회 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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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월요일입니다. 오늘은 우리들의 가장 오래된 주제 중 하나인 사랑을 다루려 합니다. 두 예술가가 같은 순간 — 입맞춤 — 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한 사람은 모든 것을 덧입혔고, 한 사람은 모든 것을 걷어냈습니다.

구스타프 클림트(1907~1908), 〈키스〉,     /      콘스탄틴 브랑쿠시(1876~1957), 〈키스〉
구스타프 클림트(1907~1908), 〈키스〉,     /      콘스탄틴 브랑쿠시(1876~1957), 〈키스〉

왼쪽은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의 〈키스〉이고, 오른쪽은 콘스탄틴 브랑쿠시(ConstantinBrâncuși, 1876~1957)의 〈키스〉입니다. 같은 제목, 같은 순간이지만 다다르는 방식이 정반대입니다. 저는 이 두 얼굴에서 두 단어를 떠올립니다. lavish와 humble.

 

lavish

아낌없이 쏟아부은

감정을 표현하는 데 아낌없이, 넘치도록 모든 것을 쏟아붓는 

 

humble

겸허하게 낮춘

장식과 과시를 내려놓고, 가장 소박하고 겸손한 형태로 감정을 남기는 

 

첫 번째 얼굴 — 클림트와 'lavish'

1907년, 클림트는 누구의 의뢰도 받지 않은 채 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180×180cm 캔버스를 채운 두 사람은 실제 금박과 은, 백금으로 덮여 있습니다. 남자의 옷에는 각진 무늬가, 여자의 옷에는 둥글고 유기적인 무늬가 반복됩니다. 이를 남성과 여성, 혹은 생식의 상징으로 읽는 해석도 있지만, 클림트가 직접 그런 설명을 남긴 것은 아닙니다.

이 화려함 속에는 불안도 있습니다. 여인의 발은 꽃 핀 대지 끝, 정체를 알 수 없는 벼랑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습니다. 황홀경에 빠진 자세와 달리, 발끝은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습니다.

클림트의 오랜 동반자 에밀리 플뢰게가 이 그림이 완성된 뒤 그의 곁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그러나 이는 확인된 사실이라기보다 오래 회자되어온 일화에 가깝습니다.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 이 이야기가 살아남은 이유는 분명해 보입니다. 사람들은 클림트의 사랑을 절제보다 넘침에 가까운 것으로 기억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lavish의 어원은 고대 프랑스어 lavasse, '폭우처럼 쏟아지는 것'입니다. 클림트는 사랑 하나를 표현하기 위해 신화와 상징, 금박을 마치 폭우처럼 쏟아부었습니다.

 

두 번째 얼굴 — 브랑쿠시와 'humble'

1907년, 브랑쿠시는 로댕의 작업실에 조수로 들어갔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떠났습니다. "큰 나무 밑에서는 아무것도 자랄 수 없다"라는 말도 이때의 일화로 전해집니다. 같은 시기, 그는 로댕의 〈키스〉와는 전혀 다른 조형 언어로 자신의 〈키스〉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첨부 이미지

로댕의 〈키스〉가 대리석으로 빚은 육체의 관능이라면, 브랑쿠시의 〈키스〉는 하나의 돌덩어리를 거의 깎지 않은 채, 두 사람을 네모난 돌기둥으로 남깁니다. 눈, 코, 입 대신 최소한의 선 몇 개만 남았습니다.

이 작품을 연구해온 한 평론가는 전체를 수직으로 가르는 단면선이 두 사람이 "각자 분리된 존재"임을 말한다고 해석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 분리된 두 덩어리가 딱 한 지점, 입맞춤하는 입술을 통해서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더 마음에 남습니다.

humble의 어원은 라틴어 humilis, '땅에 가까운, 낮은'입니다. 브랑쿠시는 고대 조각과 비서구권 조형 전통에서 발견한 단순하고 응축된 형식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그는 돌 위에 감정을 화려하게 덧붙이는 대신, 돌 속에서 두 사람에게 꼭 필요한 선만을 남겼습니다.

 

단어와 단어 사이, 당신의 통찰이 움트는 순간

lavish와 humble을 나란히 놓으면 하나는 과시하고 하나는 겸손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두 예술가는  모두 같은 질문 앞에 있었습니다.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감정을 어떻게 형태로 남길 것인가. 클림트는 아낌없이 쏟아부어 답했고, 브랑쿠시는 낮추고 낮춰서 답했습니다. 넘치는 무늬 속에서도 여인의 얼굴만은 또렷하고, 가장 낮은 돌덩어리 속에서도 입맞춤이라는 한 점만은 정확히 새겨져 있습니다. 쏟아붓든 낮추든, 결국 남는 건 그 한 점입니다.

 

SCENE # — 부모님 결혼사진을 정리하며

오래된 앨범에서 부모님의 결혼식 사진을 발견한 상황

 

A: "Look at this — the dress is so lavish, every inch is covered in embroidery."

이것 좀 봐 — 드레스가 정말 lavish하다, 구석구석 자수가 다 있어.

B: "Yes, but the most humble detail becomes the whole point. She is only looking at him."

맞아, 근데 가장 humble한 디테일이 결국 전부가 되네. 엄마는 그저 아빠만 보고 있잖아.

 

두 얼굴의 질문

오늘 두 개의 키스 앞에서, 저는 제가 사랑을 표현해온 방식을 돌아보게 됩니다.

 

당신은 사랑을 무엇으로 증명해왔습니까?

— 더하는 것으로, 아니면 덜어내는 것으로?

"Have you proven your love by pouring everything in — or by paring something down?"

 

어느 쪽이든, 마음 깊이 새겨져 있는 건 찰나의 입맞춤일지도 모릅니다.

 

질문 뒤에 남는 음악

오늘의 두 얼굴과 함께, 스팅(Sting)〈Shape of My Heart〉— 레이크스뮤지엄 라이브 버전을 추천합니다. 절제된 기타 선율은 humble하지만, 카드 한 벌의 문양에서 사랑과 운명을 읽어내는 가사는 놀라울 만큼 lavish합니다.

https://youtu.be/hKks7D7DVZw?si=-kuvS0But5ODTJAO

 

다음 호 얼굴 맞추기

첨부 이미지

다음 호에서 만나게 될 이미지의 일부를 공개합니다.

어떤 작품인지 아시는 분은 댓글이나 답장으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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