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데미안입니다.
오늘은 생각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려 합니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말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는지보다,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우리를 더 많이 말해준다는 사실입니다. 여기 두 모습이 그 '어떻게'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왼쪽은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金銅彌勒菩薩半跏思惟像)이고, 오른쪽은 오귀스트 로댕 (Auguste Rodin, 1840~1917)의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두 조각은 모두 생각에 잠긴 인간의 몸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같은 '생각'이라는 말로 묶기엔, 두 몸이 하는 일이 너무 다릅니다. 저는 이 두 얼굴에서 두 개의 단어를 떠올 립니다. reflective와 tense.
reflective
되비추며 머무는
판단하거나 결론 내리려 하지 않고, 거울처럼 가만히 되비추며 머무는 생각의 태도
tense
팽팽하게 애쓰는
아직 풀리지 않은 무언가를 향해, 온몸에 힘을 실어 밀어붙이는 생각의 태도
첫 번째 얼굴 — 반가사유상과 'reflective'
2021년 11월, 국립중앙박물관은 '사유의 방'이라는 전용 공간을 새로 마련했습니다. 흔히 78호와 83호로 불려온 두 국보 반가사유상이 처음으로 한 공간에 나란히 놓였습니다. 두 불상은 서로 마주 보지 않습니다. 각자 조금 다른 방향을 향한 채, 같은 방 안에서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습니다.
그 모습은 이 조각들이 말하는 생각의 태도와 닮아 있습니다. 나란히 있지만 서로를 향해 답을 요구하지 않는 사유. 결론을 향해 달려가기보다, 자신의 안쪽을 되비추며 오래 머무는 사유입니다.
이 불상과 관련해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습니다. 일본 교토 고류지의 목조반가사유상은 우리 반가사유상과 거의 같은 자세와 표정을 지녔습니다. 1960년 한 대학생이 실수로 그 목조상의 손가락을 부러뜨렸고, 이후 단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재질이 한반도에서 온 적송일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바다를 건넌 것이 나무인지, 사람인지, 사유 그 자체인지는 아직 누구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손가락이 부러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 연결을 오래도록 알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이 불상이 취한 자세는 싯다르타 태자가 생로병사를 목격하고 명상에 잠긴 순간을 표현한 것이라 전해집니다. 오른 발을 왼 무릎에 살짝 얹고, 손가락 하나를 뺨에 댈 듯 말 듯 머뭅니다. 무언가를 풀어내려는 긴장이 없습니다. 그저 거기, 그 자세로 오롯이 존재할 뿐.
reflective의 어원은 라틴어 reflectere, '되돌아 구부리다, 되비추다'라는 뜻입니다. 손끝이 뺨에 닿을 듯 닿지 않는 그 거리만큼, 생각도 결론에 닿을 듯 닿지 않은 채 온전히 그 어딘가에 머뭅니다.
두 번째 얼굴 — 로댕과 'tense'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원래 독립된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188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파리 장식미술관의 정문을 의뢰받은 로댕은 단테의 《신곡》 지옥편을 주제로 삼아 거대한 청동문 〈지옥의 문〉을 구상했습니다. 그 문 꼭대기, 지옥에서 벌어지는 온갖 형벌을 내려다보는 자리에 앉은 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처음 제목은 〈시인〉이었습니다.
이후 로댕은 이 형상을 문에서 따로 떼어내 더 크게 만들고, 이름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바꾸어 독립시킵니다. 특정한 시인이 아니라, 생각하는 모든 인간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이 조각의 자세는 편안하지 않습니다. 오른쪽 팔꿈치가 왼쪽 무릎 위로 넘어와 있고, 발가락은 무언가를 움켜쥐듯 구부러져 있으며, 등은 활처럼 팽팽하게 당겨져 있습니다. 편안한 명상이 아닙니다. 이 사람은 아직 아무것도 정리하지 못한 채, 그 무게를 온몸으로 떠받치고 있습니다.
정작 로댕은 이 조각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하나의 답으로 닫아두지 않았습니다. 단테의 시선일 수도, 인간의 죄를 내려다보는 눈일 수도, 그저 생각한다는 행위 자체를 조각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정답은 끝내 하나로 정해지지 않았고, 남은 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몸을 팽팽하게 당기고 있는 형상뿐입니다.
tense의 어원은 라틴어 tendere, '팽팽히 뻗다, 당기다'라는 말에서 유래합니다. tense한 생각은 괴로움이 아니라 몰입에 가깝습니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질문 앞에서 몸 전체가 하나의 활시위처럼 당겨진 채, 그 긴장을 그대로 견디는 상태입니다.
단어와 단어 사이, 당신의 통찰이 움트는 순간
reflective와 tense를 나란히 놓으면 마치 하나는 쉬고 하나는 애쓰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고요함은 편안하고, 긴장은 힘겨운 것처럼요.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반가사유상도 한때는 생로병사를 목격하고 크게 흔들렸던 태자의 형상이고, 로댕의 사람도 그 팽팽함 끝에는 무언가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을지 모릅니다. 어쩌면 이 둘은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과정의 다른 순간인지도 모릅니다. 애쓰지 않고서는 무엇도 풀리지 않고, 머무는 순간 없이는 그 애씀조차 방향을 잃습니다.
SCENE 1 — 늦은 밤 산책길
이직 제안을 받은 후 며칠째 답을 정하지 못한 친구와 통화하는 상황
A: "I've made three pros-and-cons lists already. I still can't decide."
벌써 장단점 목록을 세 번이나 만들었어. 그래도 결정이 안 돼.
B: "Maybe the lists are the problem. You've been so tense about this, trying to force an answer out — try being reflective instead. Just sit with the question tonight, before you try to solve it."
어쩌면 그 목록 자체가 문제일지도 몰라. 답을 억지로 끌어내려다 너무 tense해진 것 같아.
대신 reflective해봐. 풀려고 하기 전에, 오늘 밤은 그냥 질문과 함께 있어 봐.
SCENE 2 — 투자 미팅 직후
두 시간 넘게 이어진 회의 끝에 동료들이 회의실을 나서는 상황
A: "That was intense. Two hours of pure back-and-forth — my mind feels completely tense from trying to land on something."
정말 강도 높았다. 두 시간 내내 오갔더니, 뭔가에 도달하려고 애쓰느라 머리가 완전히 tense한 느낌이야.
B: "That's exactly why we need ten reflective minutes now, before we walk into the next meeting already tense and running on empty."
그래서 지금 딱 10분 reflective한 시간이 필요해. 다음 회의에 또 tense하고 지친 채로 들어가기 전에 말이야.
두 얼굴의 질문
오늘 두 조각 앞에서, 저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운 사람인지보다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지금 이 생각과 함께 머물러도 되는 것일까, 아니면 이제는 정말 결정해야 할 때일까. 그 둘을 구분하는 감각 자체가, 어쩌면 생각한다는 것의 가장 중요한 부분일지도 모릅니다.
반가사유상이 묻습니다.
당신 안에는, 답을 찾지 않아도 살아 있는 질문이 있습니까?
Is there a question within you that does not need an answer to stay alive?
로댕의 사람이 묻습니다.
당신 안에는, 답을 찾을 때까지 놓을 수 없는 질문이 있습니까?
Is there a question within you that you cannot let go of until it is answered?
오늘 당신 안의 질문은 어느 얼굴에 더 가깝습니까?
아니면, 하나의 질문이 시간이 지나며 다른 얼굴로 바뀌고 있는 중입니까?
어쩌면 생각한다는 것은, 머무는 것과 찾는 것 사이를 오래도록 오가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질문 뒤에 남는 음악
오늘은 하모니카로 들어보는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추천합니다.
https://youtu.be/Yj7m0699opE?si=tgww13ZFZQ3DKaeB
이 곡은 서두르지 않습니다. 선율은 조용히 머물지만, 그 고요 속 쉽게 흩어지지 않는 무게가 있습니다. reflective처럼 되비추고, tense처럼 팽팽하게 붙잡고 있는 음악입니다.
다음 호 얼굴 맞추기

어떤 이미지인지 아시는 분들은 댓글 또는 이메일에 답장으로 작품 이름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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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smurf
유익한 정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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