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7 vol.06 | view more | SUBSCRIBE
CRSH : 이야기
안녕하세요, 초록생활연구소 에디터 미아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현대인은 하루의 90퍼센트 이상을 실내에서 보낸다고 합니다. 오늘은 그로 인해 우리가 잃어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자연결핍 증후군: 우리가 잃어버린 감각들
여러분은 '자연결핍 증후군'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칼럼니스트 리처드 루브가 《자연과 멀어진 아이들》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입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2007년 처음 소개되었다가 절판되었고, 2017년 즐거운 상상 출판사를 통해 재출간되었으나 다시 절판되었습니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에 필적하는 명저로 평가받지만, 두 번의 절판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가 이 메시지를 얼마나 외면해왔는지 보여줍니다.
문화적 자폐증이라는 경고
루브는 자연과 멀어진 현대인이 겪는 현상을 '문화적 자폐증'이라 명명했습니다. 그 증상은 감각의 둔화, 소외감, 압박감으로 나타납니다. 우리의 정신적, 신체적, 영적 건강이 자연과의 관계에 달려있기 때문에, 자연결핍 상태를 줄이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주목할 점은 ADHD와 같은 주의력결핍 증상의 급증입니다. 1990년부터 1995년 사이 미국에서 메틸페니데이트(리탈린)나 암페타민(덱세드린) 같은 각성제 복용률은 600퍼센트 증가했습니다.
2000년부터 2003년 사이에는 ADHD 증상이 있는 미취학 아동 중 약물 처방을 받은 아이들이 369퍼센트 증가했습니다. 이 중추신경 흥분제들은 암페타민, 메탐페타민(필로폰), 코카인과 유사한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텔레비전 시청 시간이 하루 한 시간 늘 때마다, 일곱 살 이전 아동이 주의력결핍장애 증상을 보일 확률이 10퍼센트씩 증가합니다.
감각의 회복: 운중천에서 찾은 답
저는 6년째 운중천을 따라 달리고 있습니다. 매일 같은 길이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같은 길이어도 매일 다르기 때문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는 물론이고, 식물이 자라며 달라지는 공간감과 부피감을 느낍니다.
한여름엔 비가 올 때마다 나무의 키가 자라고 나뭇잎이 커지는 것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달리다 보면 갑자기 참새떼가 수풀 속에서 후두두둑 날아오르고, 회양목 사이로 고양이가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습니다. 천에 다리를 넣고 서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백로를 만나기도 합니다.
키르케고르는 우연적인 요소들이 더 높은 차원의 집중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자연이야말로 우연적인 요소들로 가득합니다. 자연 속에서 우리는 위험을 감지하기 위해 모든 감각을 사용합니다. 소리, 냄새, 촉각을 통해 감각이 예민해지면, 지적 성장에 필요한 인지 구조가 형성됩니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힘이 생깁니다.
움직임, 기, 살아있음

최근 서울공예박물관에서 금기숙 작가의 작품을 보았습니다. 금기숙 작가는 패션 전문가로, 버려진 폐자재를 이용해 패션을 공예의 영역으로 확장했습니다. 작가는 철사에 버려진 구슬과 옷감 조각을 활용해 구조물을 만듭니다.
철사 끝에 매달린 구슬과 옷감 조각은 햇빛에 따라 빛을 뿜어내고, 공기의 흐름에 따라 움직입니다. 작가는 그 모습을 관찰하며 깨달았습니다. 흐르는 것, 즉 기 때문에 움직이는구나. 움직이는 것은 살아있는 것이구나, 라고요.
감각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지적 성장에 필요한 인지 구조를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자연 속에서 우리는 다시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움직이고, 숨 쉬고, 감각하는 존재로서의 자신을 발견합니다.
자연결핍은 야외 활동 부족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감각을, 인지를, 궁극적으로는 살아있음 그 자체를 잃어가는 과정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자연과 연결성을 회복하고 있나요?
초록생활연구소 전시 추천
금기숙 기증특별전 《Dancing, Dreaming, Enlightening》
서울공예박물관에서 2026년 3월 15일까지 열리고 있는 금기숙 기증특별전은 한국 패션아트의 선구자가 걸어온 40여 년의 창작 여정을 조명합니다. 금기숙 작가는 1990년대 초 '미술의상' 개념을 한국적 맥락에서 재해석하며, 의상을 '입는 예술'에서 공간을 구성하는 조형 예술로 확장해온 인물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55건 56점, 약 13억 1천만 원 상당의 작품이 선보입니다. 작가는 철사, 구슬, 노방, 스팽글, 폐소재 등 비전통적 재료를 활용해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특히 철사에 버려진 구슬과 옷감 조각을 매달아 만든 구조물은 햇빛에 따라 빛을 뿜어내고, 공기의 흐름에 따라 미세하게 움직입니다.
작가는 이 움직임을 관찰하며 깨달았습니다. 흐르는 것, 즉 기 때문에 움직이는구나. 움직이는 것은 살아있는 것이구나. 전시명 《Dancing, Dreaming, Enlightening》은 금기숙 작가의 예술적 키워드인 '춤추며(Dancing)', '꿈꾸며(Dreaming)', '깨닫는(Enlightening)' 순간을 담아냅니다.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초기 패션아트 실험작부터 대표적인 와이어 드레스, 한복을 재해석한 작품, 최근의 업사이클링 작업까지 아우릅니다. 버려진 재료들이 다시 숨을 쉬고 빛을 발하는 순간, 우리는 생명의 본질을 목격하게 됩니다. 움직임은 곧 살아있음입니다.
장소 | 서울공예박물관
일시 | 2026년 3월 15일까지
입장료 | 무료
초록서원
올해 북클럽, 아직 못 정했다면
아직도 혼자 책을 읽으시나요? 식물인문학자 정재경 작가, 초록서원 멤버들과 함께 읽고, 지속적으로 생각을 나누며, 따뜻한 연대 속에서 나의 세계를 확장해 보세요. 1년 동안, 읽을 책을 고르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구조적인 독서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휘력와 표현력, 사고력이 성장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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