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학 | 식물인문학 기반 웰니스

<마인드 가드닝 3편> 아무 것도 시작할 힘이 없어요.

2026.05.12 | 조회 1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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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편지

2026.05.12 vol.19 | view more | SUBSCRIBE

  CRSH : 이야기  

 

안녕하세요, 정재경입니다. 저는 식물인문학자로, 식물에게 배운 삶의 철학을 바탕으로 식물, 인문학 강의, 실내 가드닝 관련 교육, 커리어 코칭을 합니다. 지난주 도착한 '아무 것도 다시 시작할 힘이 없어요'라는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려고 해요. 

 

아무것도 다시 시작할 힘이 없을 때,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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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만 그런 게 아닙니다

 

실내에서 식물을 처음 키울 때,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에서 큰 에너지를 얻었어요. 물만 줘도 새파란 잎을 틔워내고, 세상을 향해 두 팔 벌리듯 자라는 식물들을 보며 강한 생명력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장마철이 왔습니다.

 

뿌리파리가 날아다니고, 뱅갈고무나무 잎엔 까만 곰팡이가 피고, 팔손이 줄기가 무르고, 수경재배 스파티필름에선 고린내가 났어요. 달라진 환경에 임계를 넘어 버린 식물들, 번아웃이 온 겁니다. 잘 자라던 식물도 돌봄이 필요합니다.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번아웃은 나약함의 증거가 아니에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는 증거입니다. 그렇게까지 열심히 했는데 실패했거나, 원하는 것을 다 얻었는데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 그 녀석이 나타납니다. 막다른 골목 앞 벽처럼,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같이 높고 단단하게.


🌿 그 벽의 정체

 

그 상황에 매몰되면 다른 것이 보이지 않아요. 두려움에 갇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멀리 떨어져 새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 벽은 생각보다 좁습니다. 옆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밀면 넘어지는 가벽일 수도 있습니다. 땅을 파서 넘어가도 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도 됩니다.

 

두려움에 갇혀 있을 때 필요한 건 더 많은 의지가 아닙니다. 나를 멀리서 바라보는 시선, 즉 자기 객관화입니다. 우리는 매개체가 있을 때 나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서 식물이 필요합니다.

 


🌿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당신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후회는 주로 두 가지에서 옵니다. 했는데 잘못된 것, 그리고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한 것. 심리학 연구들은 늘 같은 결론을 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를 더 오래, 더 깊이 괴롭히는 건 두 번째입니다. 하지 못한 것.

 

지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딱 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1년 뒤의 나는, 지금 이 시간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인생은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날씨처럼 변화무쌍하게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자연은 원래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강해요. 임계점을 넘어 물이 끓는 것은, 포기하지 않는 데서 옵니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그 직전일 수 있습니다.

 


🌿 딱 세 가지만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기대 수준을 낮추고, 양치하듯 그냥 해보세요.

 

하나, 디지털 감각 끄기

스마트폰을 끄세요. 몇 시간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느껴보세요. 스마트폰은 불안감을 가중시킵니다. 화면을 보지 않을 때 내 감각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해 보세요.

 

둘, 자연 감각 켜기

운동화를 신고 자연 속을 걸으세요. 스마트폰을 끈 채로요. 지금은 나무들이 새로 난 보드라운 잎을 틔워 올리는 계절입니다.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나무가 있으면 기억해 두세요. 이름을 붙여주시면 더 좋습니다.

 

셋, 돌봄 본능을 깨우기

화원에 들러 식물 하나를 데려오세요. 무기력할 때 식물을 사오면 또 죽일까 봐 걱정되시죠. 그런데 인간의 본성 중 하나는 무엇인가를 돌보는 것입니다. 미안해서, 무언가 하게 될 거예요. 지치고 힘들었을 때 나를 일으켜 세우는 건 의지가 아니라 사랑입니다. 


이 세 가지가 번아웃을 한 번에 해결해 주지는 않아요. 하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하다 보면 언젠가는 될 테고, 만약 되지 않는다 해도 최소한 후회는 없을 거예요.

양치하듯, 그냥 하세요. 🌿

 

정재경 드림


🌿 커리어 가드닝 코칭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그 감각, 사실 방향을 잃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식물인문학을 기반으로 나만의 속도와 방향을 찾는 1:1 코칭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편하게 말을 걸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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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생활 소식 

 

한국일보 '맛과 멋' 인터뷰, 식물적 삶

"식물적 삶, 가장 오래 살아남는 법"

 

김나연 기자님과 3시간 동안 나눈 이야기가 지면에 소개되었습니다. 모두가 혼란스러운 AI 시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시라면 식물적 삶을 알아보세요. 아이디어를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아래 신문 이미지를 누르시면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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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엔 비가 촉촉하게 내린 운중천을 달렸습니다. 자연 속에서 저는 감사함을 느끼고 표현하는 법을 새로 배웠습니다. 솔향이 폴폴 풍기는 소나무 아래에선 솔잎의 싱그러운 향을 폐에 꼭꼭 불어넣으며, '살아있어 감사합니다, 튼튼한 두 다리로 달릴 수 있어 감사합니다.'라고 되뇌었습니다. 그 에너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재경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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