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학 | 식물인문학 기반 웰니스

바쁜데 왜 허전할까요?

2026.03.24 | 조회 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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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편지

2026.03.24 vol.13 | view more | SUBSCRIBE

  CRSH : 이야기  

 

안녕하세요, 정재경입니다.

3월이 중후반을 향해 날아가고 있어요.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엔 마이쭈 색깔의 홍매화와 노란 산수유 꽃이 피어, 봄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창가 화분에 심어둔 서리태 콩에선 싹이 나 아스파라거스를 감고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이즈음이면 매년 같은 생각을 합니다. 식물은 언제나 알아서 잘하는구나.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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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데 왜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없을까요?

 

매일 아침 출근하고, 회의하고, 메일 답장하고, 퇴근합니다. 분명히 바쁘게 살았는데, 이상하게 허전한 느낌이 드는 날이 있어요. 열심히 달렸는데 어디로 달렸는지 모르겠는 느낌이에요.

그럴 때 우리는 보통 이렇게 생각합니다.

'좀 더 부지런히 해야지.'
'시간 관리가 문제인 거야.'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

그런데 저는 오늘, 그 생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 해요. 문제는 부지런함이 아니라 방향일 수 있거든요.


🌿 식물이 알고 있는 것

 

창가에 화분을 놓아두면 며칠 뒤 잎들이 모두 창문 쪽을 향하고 있는 걸 본 적 있으신가요? 식물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빛이 어디 있는지 알고, 뿌리부터 잎 끝까지 온몸을 그쪽으로 향합니다. 조건이 나쁠수록 더 간절하게요. 

좁은 화분 속에서도, 어두운 실내에서도, 식물은 빛의 방향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식물은 빛의 방향을 감지해 그쪽으로 몸을 틀어 자라는 성질이 있어요. 굴광성(屈光性)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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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습을 볼 때마다 한 가지 질문이 떠올라요.

나는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지?

바쁘게 살면서 나도 모르는 새에 방향을 잃는 일이 생깁니다. 누군가의 기대에 맞추다 보니, 해야 할 일을 쫓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진짜 원하는 빛이 어디에 있는지 잊게 되는 거예요. 몸은 열심히 자라고 있는데, 방향이 흐릿해진 채로요.


🌿 당신의 빛은 어디에 있나요?

 

지금 스스로에게 이 질문들을 해보세요.

오늘 하루 중 가장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순간이 언제였나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했던 마지막 경험이 언제였나요?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자꾸 하게 되는 것이 있나요?
그리고 반대로,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왠지 공허한 일이 있지 않나요?

선뜻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방향을 잃은 채 바쁘게 달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그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에요. 자기 빛이 어디에 있는지 정돈하는 시간을 갖지 못한 것뿐입니다.

식물은 매일 빛을 찾습니다. 화분을 돌려놔도 다시 창을 향합니다. 그 집요함은 훈련이 아니라 본능이에요. 우리에게도 그 본능이 있습니다. 다만 너무 오래 바깥을 향해 달리다 보니, 그 감각이 조금 무뎌져 있을 뿐이에요.


🌿 매일 아침 20분, 내면의 빛으로 향하는 시간

 

방향을 되찾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매일 아침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입니다.

지난 편지에서 잠깐 이야기했던 적이 있어요. 저는 9년째 매일 아침 글을 씁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에요. 잘 쓴 글도 아닙니다. 그저 잠에서 깨어난 직후, 머릿속에 있는 것을 종이 위에 쏟아 놓는  것. 3페이지. 그게 전부예요. 그런데 그 시간이 쌓이면서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나를 살아있게 만드는 지가 조금씩 선명해졌어요.

식물이 매일 빛을 향해 몸을 트는 것처럼, 매일 아침 자기 자신을 향해 굴광하는 시간. 그게 모닝페이지입니다.

4월, 정재경 작가의 모닝페이지 클래스가 시작됩니다. 잘 쓰는 법을 가르치는 수업이 아니에요. 매일 아침 자기 빛을 찾는 연습을 함께 하는 시간입니다. 

방향이 흐릿하게 느껴지는 분들, 바쁜데 허전한 분들, 나에게 솔직하게 말을 걸어 보고 싶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링크를 눌러주세요. 

 


초록생활 추천 전시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것이 없다 하죠?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 전시를 보고 왔습니다. '데미안 허스트'라고 불리던 작가를 '데이미언 허스트'로 표기했습니다. 이 작가는 끊임없는 논란을 만들어 현대 미술의 중심으로 떠오른 작가예요.

예를 들면, 나비를 수도 없이 죽여 날개의 상태가 가장 좋은 것만 골라 작품에 붙이고, 소의 머리를 잘라 흐르는 피와 들끓는 파리와 함께 전시를 해요. 생명에 대한 감수성이 섬세한 저로서는 면도날이 스치는 것처럼 보기가 아팠으나, 그것 또한 예술의 역할입니다. 역설적으로 날것의 '죽음'을 바라보며, 나의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하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오늘,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됩니다. 
헤르만 헤세는 “인생이 살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 그것이 모든 예술의 궁극적 목적이다.”라고 말했는데, 이 전시는 그 말에 충실한 '예술'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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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생활연구소의 식물인문학 기반 웰니스 프로그램, 정재경 작가의 강연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로 편하게 연락 주세요. 🌿 

다음 편지에서 또 만나요.
정재경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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