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학 | 식물인문학 기반 웰니스

<마인드 가드닝 4편> 벌레와 이별하는 법: 내 안의 해로운 것을 알아보는 눈

2026.05.19 | 조회 198 |
0
|
from.
초록편지

2026.05.19 vol.20 | view more | SUBSCRIBE

  CRSH : 이야기  

 

안녕하세요, 식물인문학자이자 작가 정재경입니다. 지난 4월 4주 동안 아리랑 라디오 <Culture Crunch>에서 <마인드 가드닝> 코너를 진행했고, 그 이야기를 주제로, 초록편지로 보내드렸습니다. 

1편에서 나는 어떤 식집사인지 식물 MBTI로 살펴봤고,
2편에서는 내가 가장 잘 자라는 자리를 찾아봤고,
3편에서는 비워내야 채워진다는 가지치기의 미학을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오늘, 마스터 편의 주제는 '벌레와의 이별' 입니다. 

 

내 에너지를 몰래 갉아먹는 것이 있지는 않나요?

첨부 이미지

🌿 어느 날, 잎이 노랗게 뜨기 시작했습니다

 

식물을 꾸준히 돌보다 보면 어느 순간 이상 신호를 눈치채게 됩니다. 물도 주고, 햇빛도 잘 드는 자리에 두었는데, 잎이 힘없이 처지고 색이 바랩니다. 얼마 전, 로즈마리에 벌레가 생겼습니다. 강하고 향기로운 허브인데도 어김없이 찾아오더라고요.

 

식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천천히 말라갑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잎 뒤쪽이나 줄기 사이에 작은 것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요. 진딧물이나 응애, 깍지벌레 같은 벌레들입니다. 너무 작아서 처음엔 보이지 않아요. 그런데 이미 한참 전부터 있었던 겁니다. 식물의 에너지는 식물이 쓰려고 만든 것인데, 벌레는 그 에너지를 먼저 가져갑니다. 

 

저는 계피 가루를 흙 위에 살살 얹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계피를 알코올에 담가 만든 용액으로 기피제를 만들어 뿌려 주었어요. 농약 대신, 식물 주변을 벌레가 싫어하는 환경으로 바꿔주는 방식입니다. 효과는 천천히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식물은 조금씩, 다시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어요.



🌿 우리 삶의 벌레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날 문득, 괜히 지치고 예민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잘 자도 피곤하고, 좋아하던 것이 재미없고, 가까운 사람에게 쉽게 날이 서기도 해요. 하지만 왜 그런지 딱 집어 말하기 어렵습니다. 아주 천천히, 아주 조용히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나의 에너지를 조금씩 빼앗아 가는 것들이 있습니다. 관계일 수도 있고, 오래된 습관일 수도 있고, 내가 스스로에게 반복하는 말일 수도 있어요. 심지어 오랫동안 굳게 믿어 온 생각이 벌레일 때도 있습니다. 문제는, 너무 익숙해져서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이름을 붙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식물을 살리는 첫 번째 단계는 진단입니다. 어떤 벌레인지 알아야 어떻게 대처할지 알 수 있어요. 이름을 모르면 검색도 할 수 없고, 기피제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냥 막연하게 '뭔가 이상한 것 같은데'라고 느끼는 것과, '이건 뿌리파리야'라고 아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지금 나를 처지게 만드는 것에 이름을 붙여 보세요.

 

'○○와의 대화가 끝나면 항상 힘이 빠진다',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시작하지 못한다', '잘 되어도 나는 충분하지 않다'처럼요. 막연한 불편함이 구체적인 언어가 되는 순간, 그것의 힘이 조금씩 줄어듭니다. 보이기 시작하면, 이별을 준비할 수 있으니까요.

 


🌿 딱 세 가지만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부터, 양치하듯 그냥 해 보세요.

 

하나, 흙 위에 계피 가루 한 꼬집

계피는 곰팡이와 벌레를 싫어하게 만드는 환경을 만듭니다. 내 삶도 마찬가지예요. 해로운 것이 자리 잡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게 먼저입니다. 나를 가볍게 해주는 것들을 의식적으로 하루에 하나씩 늘려 보세요.

 

둘, 내 손으로 기피제 만들기

계피를 알코올에 담가 직접 기피제를 만드는 것처럼, 나를 지키는 나만의 방법을 하나 만들어 보세요. 특정 시간에는 알림을 끄거나, 에너지를 빼앗는 대화 후엔 꼭 혼자만의 회복 시간을 갖는 것처럼요.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만의 레시피면 충분합니다. 

 

셋, 주기적으로 잎 뒤를 들여다보기

벌레는 늘 잎 뒤에 숨어 있습니다. 드러난 곳만 보지 말고, 뒷면을 살피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하루 5분, 일기든 낙서든 상관없이 지금 나를 무겁게 하는 것을 꺼내 보세요. 꺼내는 것만으로 달라집니다.

 

벌레와의 이별은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아요. 알아차리고, 이름 붙이고, 조금씩 돌보는 것. 그것이 마인드 가드닝의 마지막 수업입니다. 계피 향이 나는 식물 곁에서, 오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

 

정재경 드림

 

<마인드 가드닝> 벌레와 이별하는 법: 내 안의 해로운 것을 알아보는 눈

🌿 마인드 가드닝 1:1 코칭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그 감각, 사실 방향을 잃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식물인문학을 기반으로 나만의 속도와 방향을 찾는 1:1 코칭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편하게 말을 걸어 주세요.

 

https://www.crsh.kr/shop_view?idx=19


초록생활 소식 

 

🌿 성남시 농업기술센터 강연 | 우리 집 식물 이야기

 

이번 달, 성남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우리 집 식물 이야기' 강연을 합니다. 집 안에 식물 한 개를 들여놓는 것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이렇게 이어지고 있네요. 

 

🌱 도시농업전문가 교육

 

저는 국가에서 인정한 도시농업관리사입니다. 2020년, 코로나로 모든 것이 멈춰 있던 그 시절에 성남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도시농업관리사 교육을 수료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그 교육에서 후배님들께 도시농업전문가 과정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씨앗을 심었던 자리에서 다시 씨앗을 나눠 주는 일이 이렇게 기분 좋을 줄 몰랐습니다.

 

농업 관련 기능사 자격이 있으시다면, 도시농업전문가 과정을 이수하는 것만으로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을 취득하실 수 있어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거주하고 계신 지역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해 보세요.

첨부 이미지

6월 모닝페이지 클래스 모집 중!

 

✍️ 6월부터 시작하는 모닝페이지 클래스에 함께해요. 단지 글쓰기만으로 스트레스가 풀리고, 마음이 깨끗하게 정돈됩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9년 동안 기록하고 있는 정재경 작가가 직접 코칭합니다. 함께 하시는 크루분들은 이런 이야기를 남겨 주셨어요. 

 

혼자 하니까 잘 안 됐는데, 벌써 45일이 지났어요!

모닝페이지 쓰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저도 제 책상 앞에 제단을 마련해 주었어요. 기분이 좋아져요. 

 

👉 신청하기  https://forms.gle/DGb5r1qfSqbWDrsq5


정재경 작가와 협업하기

 

기업과 관공서에서 전시 기획, 콘텐츠 협업, 강연 컨설팅 등 다양한 협업을 문의해 주시고,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정재경 작가와 함께 활력이 차오르는 특별한 협업을 함께 하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눌러 주세요.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환영합니다. 

 

👉 문의하기  https://www.crsh.kr/inquiry

공기정화식물이 가득한 에코피플의 사무실. 
공기정화식물이 가득한 에코피플의 사무실. 

 


어젠 산책로에서 도롱뇽을 발견했어요. 도로 한가운데 무방비 상태로 나와 있던 녀석을, 나뭇가지로 톡톡 쳐서 수풀 속으로 돌려보내 주었습니다. 별것 아닌 일인데 하루 종일 그 눈빛이 떠올랐어요. 생명을 살렸다는 뿌듯함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에너지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내 에너지를 채우는 일은 늘 계획 밖에 있더라고요. 이번 한 주, 우연히 발견하는 나만의 방법이 하나쯤 생기길 바랍니다. 🌿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재경 드림

 

📩 hello@crsh.kr
📋 https://www.crsh.kr/inquiry
📱 crsh.kr


이 콘텐츠의 저작권은 정재경 작가와 초록생활연구소에 있으며, 이 콘텐츠의 내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재사용하려면 반드시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 초록생활연구소, 함께 자라는 곳

 웹사이트  인스타그램

*협업 제안은 아래 메일 주소로 부탁드립니다.

📧 hello@crsh.kr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초록편지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초록편지와 대화하기
© 2026 초록편지

식물인문학 작가 정재경이 매주 화요일, 식물의 언어로 당신의 일상을 돌봅니다.

뉴스레터 문의hello@crsh.kr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8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