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학 | 식물인문학 기반 웰니스

지금을 누리는 향기로운 행복, 인동초

2026.06.02 | 조회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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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편지

2026.06.02 vol.22 | view more | SUBSCRIBE

  CRSH : 이야기  

 

안녕하세요, 정재경입니다. 지난주 달리는데 어디선가 달콤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개운한 향기가 날아왔습니다. '어디서 불어오는 향기지?'라는 문장이 떠오름과 동시에 달리던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그 순간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 동물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 서서 시선을 천천히 360도 옮깁니다. 도서관 계산 옆으로, 철쭉나무를 타고 오르는 노랗고 하얀 꽃 덩굴이 보입니다. 발이 자유 의지를 가진 듯 스스로 꽃으로 향하고, 반사적으로 허리를 굽혀 향기를 들이마십니다. 이 꽃은 바로 인동초였습니다.

인동초가 자라는 면적이 작년보다 훨씬 넓어졌습니다. 인동초가 나도 일 년 동안 열심히 살았노라, 풍부한 향기로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사이좋게 꿀벌과 인동초 향기를 나누어 마시며, 행복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자주 하는 것이야말로 '행복' 아닐까요? 이번 한 주도 좋아하는 일을 자주 하시는 행복한 한 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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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동초'의 뜻

 

인동초의 이름은 긴 인내를 표현합니다. 인동초(忍冬草)의 한자 이름은 '참을 인' 자에 '겨울 동' 자를 쓰며, '겨울을 참아내는 풀'이라는 뜻입니다. 인동초는 낙엽이 지는 가을에도 잎을 완전히 떨구지 않고, 겨우내 가지 끝에 작은 잎 몇 장을 붙들고 견딥니다. 긴 겨울을 참고, 버티며, 봄이 되면 꽃을 피웁니다. 인동초는 한 줄기에서 노란 꽃, 하얀 꽃을 함께 피운다고 해서, 금은화로도 불립니다.

한자 이름 '금은화(金銀花)'에는 설화가 있습니다. 

옛날 오랫동안 자식이 없던 부부가 기도 끝에 쌍둥이 딸을 얻었습니다. 언니는 금화(金花), 동생은 은화(銀花)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둘은 우애가 깊어 "한날에 태어났으니 한 날에 죽자"고 약속했고, 혼담이 와도 모두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언니 금화가 전염병으로 쓰러졌고, 간호하던 동생 은화도 같은 병에 걸리고 맙니다. 죽음을 앞둔 자매는 "우리가 죽으면 반드시 약초가 되어, 우리처럼 죽는 이가 없게 하자"라고 맹세하고 한날한시에 숨을 거뒀습니다. 이듬해 자매의 무덤가에서 덩굴이 자라 흰 꽃과 노란 꽃을 나란히 피웠고, 마을 사람들은 이것이 금화와 은화가 꽃으로 변한 것이라 여겨 '금은화'라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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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동초'는 약

 

중국 의사들은 인동초 약으로 사용했습니다Lonicera japonica 진인화(银花)라는 이름으로 2,000 이상 전통 중국 의학에서 사용되어 왔습니다가장 초기의 공식 약전 중 하나인 Tang Ben Cao(659년)에 처음 기록되었으며, 중국 약초학의 50가지 기본 약초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인동초의 향은 향수로도 인기가 좋습니다. 꿀처럼 달콤하면서도 청초하고 상쾌한 이 향은 '화이트 플로럴' 계열로 분류됩니다. Jo Malone London은 영국 시골 들판의 야생 인동초에서 영감을 받아 'Honeysuckle & Davana'라는 향수를 만들었을 정도이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동초의 향기는 자연에서 직접 추출하면 수율이 매우 낮아 합성으로 제조합니다. 그러니, 보일 때마다 프레쉬한 향기를 즐기세요. 😊 저는 인동초 향의 특성이 참 좋습니다. 강하게 주장하지 않으면서도 바람을 타고 멀리까지 퍼지며 감싸 안는 향. 조향 업계에서는 인동초를 다른 향들이 잘 어우러지게 돕는 '조력자 향'이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 

 

🫖 '인동초'를 식재료로 즐기기

 

인동초는 우리 문화에서 식재료로도 다양하게 활용되었습니다. 인동초를 말려 차로도 마십니다. 냉차로 즐기기도 좋은 향과 맛을 품고 있습니다. 말린 인동초 15~20g을 물 600ml에 넣고 약불로 30분 끓이면 됩니다. 녹차와 블렌딩해서 즐길 수도 있어요. 녹차를 80% 식힌 찻잔에 생화 1~2 송이를 띄워 20~30분 향을 우린 뒤 꽃을 건지고 마시면 됩니다. 


술로 담글 수도 있어요. 인동초 생화 100g을 소주 1.8L에 넣고 따뜻한 곳에서 한 달 정도 숙성해 주세요. 색이 노랗게 변하면 완성입니다. 목포·전남 남해안 지역에서는 인동초로 막걸리도 담급니다. 찹쌀가루 반죽에 인동꽃을 얹어 지지면 화전으로 즐길 수 있고, 꽃을 설탕에 재워 베이킹과 음료에 활용합니다. 

 


초록생활 시선 

 

🌿 파주남북산림협력센터에서 만난 쉬나무

 

한반도 산림생태계 복원의 시작을 위해 만들어진 기관, 파주남북산림협력센터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서 쉬나무를 만났습니다. 아래의 사진 두 개를 비교해 보세요. 같은 날 심은 2년생 나무인데, 한 나무는 아직 작은 묘목이고, 다른 나무는 늠름하게 자랐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센터장님께서 여쭈셨습니다. 

자라는 장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온실은 모든 위험을 피할 수 있으나, 작게 자랍니다. 들판은 온갖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튼튼하고 크게, 그러니까 자기가 가진 잠재력을 모두 활용하며 자랍니다. 주어진 생명을 충분하게 누리는 데엔 뜨거운 햇빛, 비바람, 폭풍우 등 불편함이 필요합니다. '나'라는 존재는 어디서 자라고 있나 성찰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초록편지 구독자분들은 어디에서 자라고 계신가요?

2년 동안 온실에서 자란 쉬나무
2년 동안 온실에서 자란 쉬나무
2년 동안 들판에서 자란 쉬나무
2년 동안 들판에서 자란 쉬나무

이 기관은 국립고궁박물관 파주와 300미터 거리에 위치해, 함께 들러보시면 좋습니다. 우리 문화에 대해 깊이 이해하실 수 있는 시간이 되실 거예요. 파주를 하루 코스로 즐기시려면 카페 문지리(국립민속박물관 최미옥 박사님 추천)와 열화당 책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 하도겸 박사님 추천)을 함께 들러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초록생활 소식 

인문학 커뮤니티 초록서원의 5월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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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책 읽기 커뮤니티 초록서원의 5월 모임이 있었습니다. 5월에 읽은 책은 <슈퍼휴먼 슈퍼웍스>입니다. 함께 책을 읽고, 깊은 대화를 나누고, <페르난도 보테로 전>을 함께 보았는데요, 책과 전시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눌러 주시면 함께 하실 수 있어요. 

 

식물인문학, 2026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에서 만나보세요

 

길 위의 인문학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강연·탐방·체험을 결합하여 지역 주민이 일상에서 인문학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2026년부터는 전담기관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arte.or.kr)으로 이관되었습니다. 올해도 다양한 기관에서 초록생활연구소의 식물 인문학 프로그램을 선정해 주셨습니다.

확정된 기관과 신청하실 수 있는 URL도 함께 안내드리도록 할게요. 지역 분들께 식물인문학을 소개하기 위한 사랑의 마음으로 선정을 위해 애써 주신 담당 사서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초록생활 코칭 

 

초록생활연구소에서는 개인을 위한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목적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어제보다 성장한 오늘의 나를 만나보세요.

 🌿 라이프 리디자인 1:1 코칭

 

  커리어, 생활 습관, 음식, 운동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대해 코칭하는 마인드&커리어 1:1 코칭입니다. 살던 대로 살면 똑같은 일상이 반복될 뿐입니다. 지금 바로 나의 삶에 변화가 있기를 꿈꾸신다면, 아래 신청서를 작성해 주세요. 

 

 모닝페이지 7월 코칭

 

  ✍️ 7월부터 시작하는 모닝페이지 클래스에 함께해요. 단지 글쓰기만으로 스트레스가 풀리고, 마음이 깨끗하게 정돈됩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9년 동안 기록하고 있는 정재경 작가가 직접 코칭합니다.

 


🌱 정재경 작가와 협업하기

 

기업과 관공서, 도서관에서 전시 기획, 콘텐츠 협업, 강연 컨설팅 등 다양한 협업을 문의해 주시고,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정재경 작가와 함께 활력이 차오르는 특별한 협업을 함께 하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눌러 주세요.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환영합니다. 

 

👉 문의하기  https://www.crsh.kr/inquiry


[예고] 그곳엔 뭐가 있을까? 코펜하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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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부터 14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 출장+여행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기간, 여러 행사에 초대해 주셨는데, 함께 하지 못 해 송구합니다. 🫣) 그러나!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코펜하겐 현지 리포트와 여행기로 만나 뵙겠습니다. 이 콘텐츠는 오직 정재경 작가의 브런치 멤버십 구독자 분들을 위해 제공됩니다. 미리 정재경 작가의 브런치 채널을 구독해 주세요. 

 

바로가기: https://brunch.co.kr/@modernmother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재경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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