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어느덧 2025년을 뒤로하고 2026년이라는 새로운 숫자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창원의 겨울바람은 여전히 매섭지만,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만큼은 햇살이 드는 창가처럼 따스한 1월의 셋째 주 월요일입니다. 구독자 님은 새해의 첫 페이지를 어떤 문장으로 채우고 계신가요?

새해가 시작되었다고 해서 삶이 갑자기 달라지지는 않지만, 1월이라는 시간에는 유독 마음을 고쳐 잡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달력이 한 장 넘어갔을 뿐인데도, 우리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시간을 가만히 그려보게 되니까요. 이번 2026년 1월호 뉴스레터는 ‘다시 시작하는 마음’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며 준비했습니다. 매번 격주로 발행되던 것에서 벗어나 한 달에 한 번씩 발행주기를 바꾸며, 좀 더 풍부한 내용을 담고자 노력했어요.
이번 책숲 뉴스레터를 통해 구독자 님께서는 새해를 맞아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어떻게 계속 곁에 둘 수 있을지, 책과 사람 사이에서 어떤 호흡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1월 책숲 운영진이 추천하는 책
새해를 맞아 책숲에서는 처음으로 ‘운영진이 추천하는 책’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추천받은 최신작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오래 곁에 두고 읽어온 책 한 권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첫 시작은 모임장이신 은혜 님의 책입니다. 과연 어떤 책일까요? 다음은 은혜 님이 직접 소개하는 책 내용입니다 :-D

2025 올해의 책으로도 소개한 적이 있는 『사랑을 담아』는 사랑과 삶, 그리고 이별에 관한 진실되고 깊은 기록입니다. 이 책은 소설가이자 심리치료사인 에이미 블룸이 사랑하는 남편 브라이언과 함께 걸어간 여정, 그리고 그 끝자락에서 마주한 선택을 담아낸 에세이인데요.
브라이언은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고, 두 발로 설 수 있을 때 스스로 떠나겠다는 결정을 내립니다. 이어 에이미는 남편의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스위스의 비영리기관 디그니타스의 문을 두드려요. 책은 브라이언이 병을 얻게 되는 과정부터 부부가 함께 취리히로 향하는 여정까지를 담담한 어조로 담아내고 있어요. 기억과 자아가 조금씩 사라져가는 남편을 오랜 시간 지켜보면서, 에이미는 무엇이 진정한 사랑인지, 무엇이 존엄한 삶과 존엄한 죽음인지 질문하게 됩니다.
이 책의 특별함은 삶의 유한성과 사랑의 깊이를 섬세하고도 다정하게 직시한다는 점이에요. 질병이 자신을 더 이상 자신답지 못하게 만들기 전에 스스로 삶을 마감하기로 결심한다는 것.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하는 이가 존엄하게 머물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선택과 여정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미는 브라이언의 선택을 존중하며 그의 곁을 지켰고, 그 안에서 사랑이 어떤 모습으로 꽃피는지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사랑을 담아』는 단지 죽음에 관한 기록이 아니라,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이야기입니다. 때로는 가장 힘든 선택이 가장 큰 사랑의 표현이 될 수 있음을,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존중한다는 것의 무게를 조용히 가르쳐 주죠. 브라이언과 에이미의 여정은 슬픔과 아픔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웃음과 감사, 그리고 삶을 향한 깊은 경외로 가득합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어요. 그리고 '내가 만약 브라이언, 또는 에이미였다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자문하게 되더라고요. ‘사랑한다’는 말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사랑이 어떻게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끔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이어 책숲 분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어떤 죽음의 방식』은 또 어떤 책일까 기대하게 되었어요. 이 책은 남편의 자살과 그 심연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고고학자의 기록이라고 하는데요. 두 책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단순히 사건으로서가 아니라 삶과 관계의 의미로 확장해 사유한다는 공통점이 있죠. 죽음 앞에서 인간이 어떻게 사랑하고, 이해하며, 성찰할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보여 주는 책들을 읽으며, 올 한 해는 삶과 사랑, 이별의 순간을 마주하는 용기와 따뜻함을 선물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 1월 운영진이 애정하는 장소 : 창동 '사색'
책숲 모임장이신 은혜 님에게 ‘장소’는 그저 예쁜 공간이라기보다 숨이 고르게 돌아오는 자리에 가깝습니다. 이번 달에 소개하는 장소는 마산 창동의 작은 카페입니다. 큰 테이블도, 화려한 인테리어도 없지만 오래된 책 냄새가 커피향과 함께 자연스럽게 머무는 곳이에요. 혼자 앉아 책을 읽어도 좋고, 글이 막힐 때 노트를 펼쳐도 부담 없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럼, 은혜 님의 소개글로 이어가겠습니다.


제가 애정하는 장소는 '사색'입니다. 책숲에서 RT를 진행한 적도 몇 번 있는 곳인데요. 마산 창동 골목 안쪽 2층에 자리 잡은 '사색'은 이름처럼 생각과 감정에 집중하고 싶을 때 찾게 되는 카페입니다. 이 공간은 경남도립미술관에서 근무하는 도슨트 분에게 추천 받아 알게 되었어요. 창동 거리의 소소한 풍경 속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그래서 더 나만의 사색을 즐기기 좋은 공간입니다.


처음 갔을 땐 카페 입구를 찾기가 조금 어려웠어요. 다행히(?) 며칠 전 방문했을 땐 문 옆에 크게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더라고요. 작은 입구문을 열고 들어가면 인센스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꽃병, 거울 등 절제된 느낌의 물건들이 계단을 따라 배치되어 있습니다. 손님들이 직접 적은 낙서장도 계단 한 편에 붙어 있어 하나씩 읽어보는 재미도 있고요.


카페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우드톤의 테이블과 따뜻한 조명이 어우러진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하얀색 천으로 반쯤 가려진 통창 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공간을 자연스럽게 비추고요.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라서 시끄러운 카페보다 온전히 커피와 내 생각에 집중할 수 있어요. 곳곳에 놓인 책과 메모지는 이곳만의 감성을 더해 주는데,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읽거나 잠시 끄적일 수도 있죠.

사색은 필터커피와 손수 만든 디저트 메뉴로도 유명합니다. 필터커피는 원두 특성을 살려 산미나 고소함 등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고 티라미수, 판나코타, 양갱 같은 디저트도 깔끔하면서 커피와 잘 어울리는 맛이에요. 사장님이 직접 음악을 선정하고, 찻잔과 좋은 글귀가 적힌 카드까지 세심하게 준비해 주는 점도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누군가와 수다를 떨기보다 혼자 책을 읽거나 글을 쓰기에도 좋고, 마음을 정리하고 싶을 때 방문해도 무척 좋을 곳이에요. 오후 햇살 아래에서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사색하고 싶을 때, 책 한 권과 커피 한 잔으로 잠깐의 휴식이 필요할 때, 조용히 대화를 나누거나 생각 정리가 필요한 날, 사색으로의 방문을 추천드립니다.
📖 다가오는 모임들

[1월 모임 일정]
1/24(토) 운영진픽 독서모임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1/31(토) 정기 독서모임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2월 모임 일정]
2/7(토) 고전의 숲 『데미안』
2/7(토) 고전과 함께하는 낮술 벙 『이방인』
2/21(토) 운영진 픽 『정확한 사랑의 실험』
참여하실 분들은 링크를 타고 가셔서 참석 의사를 표시하는 댓글 달아주세요 😀
📖 지난 모임 이야기: 12월 27일 정기독서모임 『시체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지난달 27일에 열린 정기 독서모임 『시체는 거짓말하지 않는다』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하나 더해졌습니다. 바로, 새로 모임에 참여한 분들의 ‘한 줄 평’ 제도였는데요. 2점부터 4.8점까지, 점수도 감상도 정말 각양각색이라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모임이 끝난 뒤 정성스러운 후기를 남겨주시면, 우등생으로 등업되는 기쁨과 함께 운영진의 보람도 덤으로 따라온다는 사실… 살짝 귀띔해봅니다 😊 모임 후기도 많이 남겨주세요! 아래는 이번 모임의 우등생, 축정 님의 후기입니다. 저는 아쉽게도 정모에 함께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후기로 간접 참여할 수 있어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인사 전합니다.
🎤 회원 인터뷰 : 예술가 주호 님의 일상
이번 뉴스레터의 주인공은 주호님입니다. 책숲 안에서 ‘문무예를 겸비한 사람’, 그리고 ‘예술가로 불리고 싶은 사람’으로 조용히 알려진 분이기도 하지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운동을 하고, 첼로를 연주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주호님의 삶은 어떤 결로 이어지고 있을까요.
이번 인터뷰에서는 책숲에 오게 된 계기부터, 예전에 품었던 꿈, 요즘의 글쓰기와 사유, 그리고 주호님이 스스로를 다독이는 방식까지 차분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무엇이든 잘해내려 하기보다, 좋아하는 것을 오래 붙들고 가는 태도가 인상 깊었던 시간이었습니다.
1. 책숲에는 어떻게 오게 되셨어요? 처음 책숲을 알게 된 순간이나, “여긴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던 계기가 궁금해요.
책숲에 오기 전에는 사교 모임에서 2년 정도 활동했어요. 오랫동안 여러 사람들과 어울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 없이 반복되는 만남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서로를 소모하는 분위기에 피로감이 쌓였습니다. 결국 그 모임은 탈퇴하게 됐어요.
그 뒤로는 친구와 소소하게 영화 모임을 운영했는데, 그때 은혜 누나가 모임에 들어왔습니다. 누나가 좋아하는 것들이 제 취향과도 잘 맞아서 자연스럽게 자주 마주치며 지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참여자가 줄어들었고, 영화 모임도 결국 해체됐습니다. 그때 다시 마음이 푹 꺼졌죠.
그렇게 사람들과의 만남을 끊고, 혼자만의 동굴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고 있던 중에 은혜 누나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책에 관심이 많다는 걸 기억해준 누나가 책숲을 소개해줬어요. 대화가 고팠고, 밖으로 나갈 계기도 필요했던 저는 흔쾌히 그 안으로 들어가게 됐죠.
책숲에서의 시간은 좋은 기억들 뿐이었습니다. 서로를 응원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제 생각도 편하게 말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책뿐만 아니라 제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세계도 알게 됐고, 스스로가 조금씩 건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2. 예전에 스스로를 두고 ‘문무예를 갖춘’, 그리고 ‘예술가로 불리고 싶다’고 표현하신 말이 인상 깊었어요. 주호님에게 ‘예술가’란 어떤 상태이거나 태도에 가까운 말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예술은 표현의 자유로움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말하고, 노래하고, 연주하는 자유. 그리고 타인의 자유로운 표현을 존중하는 태도까지 포함된다고 생각해요.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야를 넓히는 경험이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감정을 직접 느껴보게 됐습니다.
문학에서는 글의 아름다움을 배웠고, 무술에서는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법을 배웠고, 예술에서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힘을 배웠습니다.

결국 저는, 건강한 정신을 바탕으로 문학의 아름다움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그 예술을 다시 문학으로 표현하는 흐름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예술가’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3.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운동도 하고, 첼로도 연주하시잖아요. 요즘 가장 손이 자주 가는 건 뭐예요? 그 이유도 함께 듣고 싶어요.

제 취미 대부분은 어느 정도 성취를 이루었거나 목표를 달성한 이후에도 이어온 것들이에요. 그런데 첼로만큼은 아직 이룬 게 많지 않습니다.
첼로를 하며 세워둔 목표는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언젠가 제 결혼식에서 사랑하는 신부만을 위한 연주를 해보는 것, 두 번째는 정말 큰 연주회에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무대에 서는 것 입니다.
그 목표를 위해 손끝의 굳은살이 사라지지 않을 만큼 힘을 쏟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첼로를 연주할 때만큼은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4. 글쓰기 챌린지에서 보여주신 글들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주호님은 글을 쓸 때 보통 어디서부터 시작하는 편인가요?

지금까지 쓴 글의 대부분은 생각 노트에서 시작됩니다.
길을 가다가, 운동을 하다가, 자고 일어난 직후에 떠오르는 것들을 메모해두고, 그걸 이야기의 씨앗으로 삼아요.
그다음에는 소재와 관련된 핵심 문장과 단어를 적어두고, 어떤 표현법을 쓸지 정한 뒤 문장을 만들어냅니다. 이후에는 수미상관 같은 구조를 짜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하면서 살을 붙여 완성합니다.
문장, 단어, 주제, 표현법을 하나씩 설계해가며 글과 어울리는 방식으로 엮어낸 것이 이번 글쓰기 챌린지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5. 책 읽을 때는 어떤 편이세요? 밑줄 많이 긋는 타입인지, 아니면 다 읽고 나서 곱씹는 스타일인지도 궁금해요.
저는 책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편이에요. 마치 새책처럼요.
줄을 긋거나 표시를 하면, 다음에 읽을 때 그 부분에 제 생각이 갇혀서 새로운 방식으로 읽지 못할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책은 언제든 다시 펼쳤을 때 새롭게 읽고, 정말 인상 깊었던 내용만 따로 생각 노트에 옮겨 적습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책을 읽었는데도, 기록해둔 내용이 조금씩 달라질 때가 있어요.
6. 요즘 읽은 책 중에서 “이건 지금 나랑 잘 맞는다” 싶었던 책이 있다면 한 권만 소개해 주세요.

고은지 작가님의 『너의 하루가 따숩길 바라』(북라이프)입니다. 몽글몽글하고 귀여운 그림들과, 마음을 다독여주는 짧은 만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정말 힘들고 지쳐 있을 때 이 책을 읽으며 큰 위안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서, 치유와 따뜻함이 필요한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7. 여러 취미와 관심사를 오래 이어오고 계신 것 같아요. 뭔가를 그만두지 않게 만드는 힘은 어디서 나온다고 느끼세요?
어린 시절 저는 정말 가난했고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춥고 좁은 단칸방에서 살았고, 초등학교 무렵에는 아무것도 모르던 제게 압류 딱지가 붙기도 했어요. 집을 일으키기 위해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야 했던 시간들도 있었고요. 그런 경험들이 저를 더 이상 어린아이로만 남아 있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늘 “뭐든지 잘해야 한다.”, “나는 결국 해내야 한다.”라는 마음으로 목표를 향해 버텼어요.
조금 여유가 생긴 뒤에는 못 해본 것들에 대한 갈증으로 여러 활동을 시작했고, 성취감이 원동력이 되어 포기하지 않고 한계를 넘어서려 했습니다.
물론 실패도 하고 돌아가기도 하지만, 저는 넘어진 걸 끝으로 보지 않습니다. 추진력을 얻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성공을 쟁취하고, 내 세상의 알을 깨는 것. 그게 제가 멈추지 않는 이유입니다.
8. 최근에 혼자서 자주 떠올리는 생각이나, 반복해서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다면요?
요즘은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열정과 권태처럼 원초적이면서도 상반된 주제들이 머릿속을 많이 차지하고 있어요.
제가 일하는 곳은 삶이 시작되거나, 살기 위해 찾는 곳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죽어가는 사람들과 죽음으로 밖을 나가는 곳 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삶과 죽음은 무엇일까”를 자주 고민하게 됐어요. 삶은 살아가며 답을 찾아가고 있지만, 죽음은 아직 겪어보지 못했기에 ‘내가 죽은 후에는 어떨까’ 같은 질문도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됩니다.
또 오랫동안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을 하면서 “왜 사랑은 행복한데, 이별은 불행할까”를 생각했어요. 사랑은 생존에 유리한 행동을 이끌어내고, 이별은 반대로 불리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도록 설계된 건 아닐까, 라고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열정이 희석되는 과정에서 찾아오는 무기력함, 즉 권태를 어떻게 이겨낼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이번 글쓰기 챌린지에서도 그런 고민들이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9. 마지막 질문이에요. 다음 뉴스레터 인터뷰이로 추천하고 싶은 책숲 분이 있다면 누구일까요? “이 사람 이야기도 궁금하다” 싶은 이유도 살짝만 들려주세요.
글쓰기 챌린지를 하면서 제가 처음 글을 쓰던 때가 떠올랐어요. 처음엔 아쉽게 시작했지만, 조금씩 더 잘 쓰고 싶다는 갈망이 생기면서 발전해나가는 재미를 느꼈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동환님의 글을 읽으며, 다시 그 재미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동환님의 세상이 궁금해요.
새해가 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새 사람이 될 필요는 없겠지요. 다만, 작년의 나를 조금 더 이해하고, 지금의 나를 조금 덜 몰아붙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책숲은 올해도 그런 마음들을 조용히 모아갈 예정입니다.
2026년 1월, 다시 책을 펼치며 만나는 여러분의 얼굴을 기다립니다. 올 한 해도 잘 부탁드릴게요.
늘 고맙습니다.
느리게 읽고 다정하게 듣는, 책과 사람 사이의 작은 숲.
창원 독서모임 책숲 운영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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