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넷째 주 | 한 해의 끝에서, 조용히 책을 덮는 마음

2025.12.22 | 조회 43 |
0
|
창원 독서모임 책숲의 프로필 이미지

창원 독서모임 책숲

창원에서 함께 책을 읽고,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

연말이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실감 나는 시기입니다. 달력을 넘길 때마다 남아 있는 날이 손에 꼽히고, 괜히 올 한 해를 돌아보게 되는 때이기도 하지요. 어떤 날들은 유난히 빠르게 흘러갔고, 어떤 장면들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책숲에서 함께 보낸 시간들도 그렇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문장을 가만히 건네던 순간들 말이에요.

첨부 이미지

12월의 마지막 뉴스레터는 특별한 계획보다는, 그동안의 시간을 차분히 정리하고 서로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연말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읽어주셔도 좋겠습니다.


📖 다가오는 모임들

첨부 이미지

[12월 일정]

 

[1월 일정]

 

참여하실 분들은 링크를 타고 가셔서 참석 의사를 표시하는 댓글 달아주세요 😀


📖 지난 모임 이야기: 12월 20일 운영진 픽 독서모임

첨부 이미지

지난 20일에는 『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 운영진픽 독서모임이 있었습니다. 2024년 1월부터 3월까지 스트리밍 플랫폼 웨이브에서 방영된 11회짜리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한 권성민 PD가 쓴 사회비평서로, '서로 다른 사상을 가진 우리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책입니다. 자유냐, 평등이냐 하는 가치관 문제에서부터 계급, 젠더 문제까지 조금 어려운 주제였지만 가볍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축정 님의 후기를 살펴보면서 마무리하도록 할게요!

모임은 2시 조금 넘어서 시작한 것 같네요, 책 자체가 정치적 성향이 깔려 있어서 최대한 모임의 느낌만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들은 내용 중에 정치, 종교 이야기를 가능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게 좋다는 분도 있고, 반면 정치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치 이야기가 민감한 주제이기는 하지만 여기서의 토론은 그렇게 민감하지는 않았어요. 사상이라는 게 서로 다를 수도 있고, 같은 사상이라고 그 안에서도 생각이 나누어지니까요. 한 권의 책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게 하나의 묘미이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자신과 다름을 인정하고 사는 게 그게 하나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 2026년의 새로운 모임 : 영어 스터디 및 책빙고 챌린지

2026년부터 영어 스터디를 새롭게 시작합니다. 영어 기사와 원서 『Wonder』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며,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을 쌓아가는 모임이에요. 아직 한 사람의 여석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어서 참여해주세요 :)

첨부 이미지

 

또 다른 챌린지로는 2025년에도 진행했던 책빙고 챌린지입니다! 이번에는 좀 더 다양하면서도 쉬운 챌린지로 돌아왔어요. 비록 마감됐지만, 참여하시는 분들의 독서기를 살펴보며, 내년의 독서계획도 풍성하게 세워보아요 :)

첨부 이미지

🎤 회원 인터뷰 : 민정 님, 조용히 그러나 깊게 책을 사랑하는 마음에 대하여

이번 주 인터뷰 주인공은 민정이에요. 제목에 끌려 책을 집어 들고, 여행지에서는 작은 서점을 찾아 발길을 옮기며, 새벽의 고요 속에서 책을 읽는 사람. 글쓰기 챌린지부터 책빙고까지, 여러 활동 속에서 꾸준히 함께해온 민정님의 이야기를 오늘은 조금 더 천천히 들어보려 합니다.

1. 책숲에는 어떻게 오게 되셨어요? 처음 들어오셨을 때 기억나는 분위기나 인상이 있다면 함께 들려주세요.

첨부 이미지

아주 무더운 여름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을 읽고 있었어요. 원소, 원자, 분자… 고개를 끄덕이다가 ‘원자호텔’에서 결국 멈췄죠. 책 초반이었는데, ‘나는 왜 이렇게 어려운 책을 읽고 있지?’, ‘우리 모임은 또 쉽지 않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정말 딱 맞는 타이밍에 인스타에서 책숲을 만났어요. 피드에 올라온 책들을 보는데,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제가 읽고 싶던 책들이 보였거든요. 8월 둘째 주 일요일, 씨티세븐의 카페 ‘클라우드’에서 『긱웨이』로 첫 모임을 가졌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책숲의 핵심 멤버들 사이에 제가 슬쩍 끼어든 날이었죠. 푹푹 찌는 날씨였지만, 그 길이 참 설레고 두근거렸어요. 일과 직장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모두 프로페셔널하고 경험이 풍부한 분들이라 저는 반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2. 책숲 모임에 몇 번 참여하시다 보니 “아, 여긴 좀 다르다” 혹은 “여긴 오래 있고 싶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었을까요?

매번 그런 순간이 있는 것 같아요. 모임에 나갈 때마다 멤버들에게 배울 점이 정말 많다고 느껴요. 각자 가진 장점이 또렷해서, 속으로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분, 다양한 취미를 가진 분, 꿈을 위해 달려가는 분, 외국어에 능숙한 분, 경험이 풍부한 분, 글을 잘 쓰는 분들까지... 밤을 새워도 이야기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생각하게 돼요. 아, 책숲은 멤버들 덕분에 오래 있어도 좋겠구나. 그래서... 상동님 퀴즈만큼은 안 맞추는 걸로요🤭🤭

3. 독립서점을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그중 마음이 가는 독립서점 한 곳만 꼽아주신다면 어디일까요? 그 서점이 좋은 이유도 궁금해요.

대구 '북셀러'
대구 '북셀러'

 

대전 '바베트의 만찬'
대전 '바베트의 만찬'

여행을 가면 그 지역의 독립서점을 일부러 찾아가는 편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건 정말 작은 서점이에요. 카페처럼 크고 화려하고 책이 많은 곳은, 제 기준에서는 이미 대형서점처럼 느껴지거든요. 한 곳만 고르기가 어려워서 두 곳을 꼽고 싶어요. 대구의 "북셀러"와 대전의 "바베트의 만찬"입니다. 《북셀러》에는 아주 오래된 헌책들이 있어요. 누군가 남겨둔 밑줄을 만나는 순간이 좋을 때가 있어요. 책을 읽은 사람의 시간이 겹쳐지는 느낌이랄까요. 《바베트의 만찬》은 북큐레이션이 특히 마음에 들었어요. 책을 고르는 기준이 또렷해서, 믿고 고르게 되는 서점이었어요. 그리고 두 곳 모두 사장님들이 참 친절하세요. 진해에서 왔다고 하면 늘 “멀리서 오셨네요” 하시면서 괜히 하나 더 챙겨주실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이 서점들을 좋아할 수밖에 없겠구나 싶어요.

4. 책 읽기 좋은 카페도 분명 취향이 있으실 것 같아요. 자주 가는 카페나, 이런 분위기면 좋겠다 싶은 공간이 있다면요?

 100번 간 카페 '레릭커피브루어스'
 100번 간 카페 '레릭커피브루어스'

카페는 제게 책과는 조금 다른 영역이에요. 솔직히 말하면, 카페에서는 책에 집중을 잘 못하는 편이에요. 책은 주로 새벽,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때 읽어요. 카페에서는 커피가 더 중요해요. 정답은 없지만, 제 입맛을 정확히 아는 사장님이 있는 곳을 좋아해요. 저도 커피를 조금 배워서, 사장님과 커피 얘기하는 시간이 꽤 즐겁고요. 그래서 대형 카페보다는 직접 로스팅을 하고, 이야기 코드가 통하고, 음악이 좋은 작은 카페를 선호해요. 책을 읽으러 가는 곳이라기보다, 괜히 또 가고 싶어지는 곳이면 충분해요.

5.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책을 고를 때, 민정님은 어떤 기준으로 손이 가는 편이세요?

제목이요. 거의 제목이에요. 저는 첫인상이 꽤 중요한 사람인 것 같아요. 책도 마찬가지고요. 제목이 마음에 들면, 일단 책을 집어 들게 돼요. 제 기준에서는 그게 한 80퍼센트쯤 되는 것 같아요. 그다음에 내용을 훑어보고, 구매로 이어지는 편이고요. 물론 예외도 있어요. ‘이 작가 책이라면 뭐…’ 하고 망설임 없이 집게 되는 경우요. 그래서 생각해보면, 결국 작가의 힘, 조금은 브랜드 같은 신뢰도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6. 요즘 읽고 계신 책 중에서 “이건 누군가에게 슬쩍 권하고 싶다” 싶은 책이 있다면 한 권만 소개해 주세요.

첨부 이미지

책숲인들께 책을 권하기엔 다들 워낙 많이 읽으셔서 이미 읽어보신 책일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아주 따끈한 신작으로 한 권 소개해볼게요. 최근에 다시 번역된 수전 손택의 『해석에 반하여』입니다. 1960년대에 쓰인 에세이들을 묶은 책으로, 예술을 너무 쉽게 ‘의미’로만 해석하려는 태도에 질문을 던져요. 느끼기도 전에 해석부터 해버리는 우리의 습관에 대해서요. 이번 판에는 정여울 작가의 서문이 실려 있고, 까뮈를 비롯해 당시의 예술과 사유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해요. 읽다 보면 아, 이 사람이 정말 60년대를 살았던 아주 멋진 지성의 여성이었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요. 실은 저도 이제 막 읽기 시작한 책인데, 다 읽고 나서보다 읽는 중간중간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지는 책 같아요. 우리 함께 읽어요~~

7. 책숲에서 그동안 글쓰기 챌린지, 책장 마실, 책빙고 챌린지 등 여러 활동에 참여해주셨잖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장면이 있다면 어떤 게 떠오르세요?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지만, 특히 글쓰기 챌린지가 가장 먼저 떠올라요. 멋진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더 좋았고요. 중·고등학교 이후 정말 오랜만에 펜을 들었어요. 소재를 고르고, 하루 종일 구상하고, 몇 개의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굴려보다가 하나를 선택해 글을 써 내려가던 그 몇 주가 제겐 오랜만의 설렘이었어요. ‘이번엔 꼭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도 다시 꺼내보고요.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다들 정말 글을 잘 쓰신다는 거였어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만날 때마다 작가분들을 만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아직도 치진님의 완결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8. 책숲 모임이나 챌린지를 하면서 혼자 읽을 때랑은 좀 다르다고 느꼈던 점도 있었을까요?

우선, 좀 더 겸손해졌달까요. 멋지게 꿈을 향해 가는 분,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는 분, 다독하는 분, 열정이 넘치는 분, 취미가 풍부한 분들까지. 책을 읽고 내용을 나누는 동시에 각자의 삶을 함께 듣다 보니, 혼자 읽을 때보다 훨씬 다양한 해석을 만나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고, ‘겸손’이라는 감각을 다시 배우게 된 것 같아요.

9. 마지막으로, “이 사람 이야기도 한번 들어보고 싶다” 싶은 책숲 분이 있다면 다음 인터뷰이로 추천해 주세요.

그분의 첫인상이 아직도 또렷해요. 저희 외할아버지 이후로 그렇게 단정한 머리스타일은 처음 봤거든요. 멋진 취미를 가지고 계시고, 문무를 겸비한 데다 시간을 정말 알뜰하게 쓰시는 분이에요. 요즘은 글쓰기 빙고도 하고 계신데, 글 스타일마저 완전히 제 취향이고요. 그래서 감히 말씀드려봅니다. 주호님,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올해도 책숲을 함께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오신 분도, 오래 함께해주신 분도, 조용히 뉴스레터를 읽어주신 분도 모두 책숲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책을 읽는 속도는 달라도, 책을 좋아하는 마음만큼은 같은 곳을 향하고 있다는 걸 자주 느꼈던 한 해였습니다. 내년에도 각자의 리듬을 존중하며, 오래오래 함께 읽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남은 연말,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요. 따뜻한 것 많이 드시고, 마음이 가는 만큼만 계획 세우셔도 충분합니다.

올해도 정말 고맙습니다.

책숲 운영진 드림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창원 독서모임 책숲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5 창원 독서모임 책숲

창원에서 함께 책을 읽고,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

뉴스레터 문의areum4581@daum.net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