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숲 여러분! 긴 추석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가족, 친구들과 오랜만에 따뜻한 시간을 보내셨을 것 같아요. 혹시 명절 동안 책 한 권 정도는 여유롭게 읽으셨나요? 아니면 바쁜 일정에 책 읽을 틈이 없으셨을 수도 있겠네요. 이제 일상으로 돌아온 만큼, 다시 여유롭게 책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셋째주예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책 읽기 딱 좋은 계절이죠? 사실 지난 10월 11일 낮에는 여름인지 가을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더웠는데요, 이제 10월 중순이고 하니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이 다가오지 않았나 하고 달력을 보고서 실감합니다. 명절 연휴 이후 첫 뉴스레터인 만큼,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고 싶은 알찬 소식들을 가득 담아왔답니다.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11월 8일 등산 벙 안내

드디어! 많은 분들이 기다리셨던 책숲 등산벙을 개최해요. 가을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맞춰 준비했답니다.
등산 중간중간 예쁜 단풍 명소에서 멈춰 서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하산 후에는 근처 삼계탕집에서 맛있는 음식도 함께할 예정이랍니다. 책과 자연,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가을날, 함께하실래요?
📖 다가오는 모임들

-10월 18일(토) 14:00 운영진픽 『브레인 리셋』
-10월 25일(토) 15:00 정기독서모임 『혼모노』
-10월 31일(금) 술술 음감회 (마감)
참여하실 분들은 링크를 타고 가셔서 참석 의사를 표시하는 댓글 달아주세요 😀
😍 지난 모임 이야기: 10월 3일 김해 세계음식 벙
그동안 소문으로만 듣던 운영진 진솔 님의 김해 세계음식 벙을 다녀왔습니다.


1차로 인도 음식점 / 2차로 김수로왕릉 근처 카페 / 3차로 러시아 음식점 / 4차로 튀르키예 아이스크림집을 다녀왔는데요.
정말 음식으로 세계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을 자아냈답니다. 진솔 님이 이끌어주시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맛집 보장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전부 다 맛있었고, 행복한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진솔님, 멋진 벙 기획해주셔서 감사해요! 다음에는 어떤 음식을 추천해주실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 지난 모임 이야기: 10월 4일 벽돌책 챌린지 모임

벽돌책을 꾸준히 읽어내는 모임인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챌린지도 성황리에 막을 내리고 이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로 새로이 시작한다고 합니다. 아쉽게 저는 챌린지에 참여하지 못해서 자세한 이야기는 전해 듣지 못했지만, 책숲 카페에 올라오는 독후감만 보아도 챌린지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모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중 연주 님의 글을 공유하며, 벽돌책 챌린지의 묘미를 다시금 느껴보는 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
📖 지난 모임 이야기: 10월 9일 피크닉 벙 및 연극 <경성 카스테라> 벙


9일은 긴 연휴의 마지막이었던, 제 개인적으로 무척 알찬 날이었어요. 책숲 회원들과 용지공원 포정사에서 피크닉을 하며 하루만에 한 권 반의 책을 읽기도 했었고요. 마치고 가로수길 극장에서 좋은 연극 한 편을 관람하는 재미도 누렸지요. 특히 피크닉 벙에서 함께 책을 읽었던 순간들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피크닉 벙을 기획하신 수진 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네요. 다들 함께해주셔서 즐거웠습니다.
🎤 재복 님과의 인터뷰
이번 인터뷰이 주인공은 재복님입니다. 처음 재복 님을 알기도 전에 모임장 은혜 님으로부터 경제전문가가 있다는 이야기로만 전해 들었는데요. 실제로 만나 뵈었을 때도 경제에 대한 독특한 견해와 유려한 말솜씨에 놀랐답니다. 투자란 빠르게 변하는 시장을 분석하고, 숫자로 세상을 읽는 일이겠지만 재복 님은 그 속에서도 ‘사람의 온도’를 잃지 않는 독자입니다. 경제뿐 아니라 과학, 인문학, 사회 전반의 책을 넘나들며 세상을 읽는 법을 배운다는 재복 님! 이번 인터뷰에서는 재복 님이 말하는 책숲에 대한 이야기와 독서에 대한 생각을 함께 들어보려 합니다.
1. 처음 책숲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떤 점이 마음을 움직였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꾸준히 참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은 늘 하지만, 행동으로 잘 연결이 안 되서 동호회 가입을 하려고 했는데, 친구가 소모임이라는 어플을 알려줬습니다. 처음에 소모임으로 간 독서동호회는 지금 생각해보면 신천지나 JMS 였던거 같습니다. 3명이서 나를 둘러 싸가지고, 줌 어플로 목사님 강의 들으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책숲은 포교활동금지라고 딱 적어놔서 마음편하게 가입했습니다. ^^ 그리고 너무 특정 장르만 읽어서 소설이나 수필같은 순수문학도 강제로 좀 읽어 보려고 가입했습니다. 꾸준히 참여했다고 생각이 안 드네요. 기간만 오래되었지 참석율은 그닥 안 높을듯싶네요. ^^
2.경제, 과학, 인문학 등 폭넓게 읽으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최근 마음에 오래 남은 책 한 권을 소개해 주세요.

최근 마음에 오래 남은 책은 『침팬지 폴리틱스』입니다. 현실이 계속 책의 내용을 떠올리게 하네요. 24년 대한민국 비상계엄이나 현재 미국 정치상황을 보니, 시간이 얼마가 지나더라도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의 정치패턴은 한계가 뚜렷해 보이네요. 정치에 종교가 개입하는 모습도 수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 보이지 않고요.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 조조, 손권 과 동물원 침팬지 수컷 세 마리가 오버랩되네요.
3. 경제서를 읽을 때와 인문학 책을 읽을 때, 마음가짐이 달라지시나요? 혹은 책의 분야와 상관없이, 재복님만의 ‘읽는 리듬’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예전에는 다른지 같은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이것저것 읽다 보니 다른 게 아닌 거 같네요. 경제가 인문학의 일부이고 비이성과 어리석음이라는 같은 패턴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경제학에서도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가 있는데, 비이성적이고 비효율적인 경제 주체인 인간을 상정하는데요. 이전에 경제학들은 인간이 효율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말도 안되는 가정을 기반을 이론을 정립하다 보니 현실에 잘 적용이 안 되었습니다. 이런 경제학 사상에도 유행이 있는지 아니면 동물행동학이나 진화생물학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인간행동이 충동적인 동물의 행동을 기반으로 한다는 이론이 마음에 들기도 하고 현실 적용에도 용이한 것 같습니다. 특히 투자분야에 적용할 때 ^^ 읽는 리듬이라... 그런 리듬을 생각해 본적은 없는데요. 약간 충동적으로 책을 선택하고 읽습니다. 호감이 가는 책은 경험적으로 도파민이 나올것 같은 책을 고르는 게 아닐까요. 책숲 모임에 참여 여부도 충동에 기반합니다. 저는 동물입니다.
4. 투자나 일상 속에서 책이 주는 위로나 통찰이 있었다면 들려주세요.
투자의 90%는 멘탈, 마인드 이런 정신적인 것에 달려있고, 최신 정보나 차트 모양 따위에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투자책을 봤지만, 투자자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인간의 인지 오류에 대한 것을 알려주는 책이 좋았습니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인간이 원래 이상한 것이다, 라는 내용이 이상하게 마음이 편했습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떨어져서 공포를, 오르면 오르는 데로 팔까 말까 고민하고, 다른 사람이 어째 어째 벌었다고 하면 질투심에 온갖 번뇌가 머리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인간이 원래 그러니 좀 내려놔라 하는 투자심리학 종류의 책들이 위로가 많이 됐습니다. 제가 통찰까지 느낄 정도는 아닌 거 같고, 버핏이나 멍거가 쓴 책을 여러 번 보면서 이 사람들이 하는 말은 통찰에 가깝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내가 직접 뭔가를 공부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이런 것보다 그저 마음에 평정심을 찾는 것이 투자 성과의 90%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차트나 호가창을 잘 보는 것을 거의 안 하고 있습니다. 관리 안 하냐라고 하겠지만 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차트나 호가창을 보고 다른 사람의 투자성과를 찾아보는 것은 내 마음에 파문만 크게 만들 뿐입니다. 그냥 투자 때문에 마음이 심란하면 영화, 드라마 보고 웹툰 보고 게임하고 음악 듣고 등산도 하고 러닝도 하면서 마음 안에 투자에 대한 기억을 없애는 게 투자 성과에도 좋은 결과가 연결된 듯합니다.
5. 바쁜 일정 속에서도 독서를 꾸준히 이어가시는 비결이 있을 것 같아요.
개미박사 최재천 박사님도 책은 공부하듯이 억지로 읽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해야 하니까 하고, 읽어야 하니까 읽는 것 아닐까요, 라고 하기엔 요즘 책을 잘 안 읽는데요? ㅎ
6. 책숲에서의 대화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나요? 누군가의 한 문장이나, 함께 웃으며 나눈 책 이야기가 오래 남은 적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남 얘기 잘 안 듣습니다. ㅎㅎㅎ 제가 한 말도 기억이 안 나는데 다른 사람이 한 말은 ...
7. 경제 외에도 과학이나 인문학 책을 함께 읽을 때, 특별한 즐거움이 있나요? 서로 다른 지식이 만나면서 생겨나는 연결의 순간이 있었다면요?

과학이든 인문학 책이든, 나에게 직접적으로 연결되거나 도움이 되는 책을 볼 때 즐겁습니다. 투자에 도움이 되면 더 좋고요. 며칠 전에 『인간실격』이라는 소설을 봤는데 도무지 이해도 안 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인가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예전에 투자가 잘 안 되서 투자심리학 관련 책을 봤는데, 심리학이 진화심리학, 진화생물학으로 꽤나 연결되는 것 같은 느낌? (잘 모르는 분야지만) 이었습니다. 제 인생 책이 『이기적 유전자』 인데, 이 책과 미약하지만 연결이 된 것 같습니다. 『이기적 유전자』가 내가 무엇인지 말해준 책이었거든요. 투자도 인생도 '너 자신을 알라'가 아닐까요.
8. 요즘 가장 관심 있는 주제나 키워드가 있다면요? 최근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분야나, 앞으로 깊게 읽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관심 있는 주제는 인공지능, 로보틱스 이런 종류입니다. 유기생명과 무기생명이 차이가 있는가 이런 거 생각 많이 합니다. 하다 보니 인공지능에게 상속해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궁금하고, 인간이 연구하는 생물학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연구하는 생물학은 인간 수명에 어떤 영향을 줄까 이런 것도 궁금하고요. 호기심이 많네요. 뇌와 관련된 내용을 깊게 읽고 싶은데, 어려울 거 같습니다. 그래도 읽어야죠.
9. 마지막으로, 다음 인터뷰를 이어받았으면 하는 책숲 회원을 한 분 추천해 주세요. 그분께 던지고 싶은 ‘질문 한 가지’도 함께 남겨주세요.
김주영 님이요. 내가 읽는 책과 현실이 어떤 연결점이 있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명절을 지나 일상으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조금은 지쳐 있는 마음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독서는 언제나 기다려주니까 괜찮은 것 같아요. 우리가 함께 읽는다는 건, 누가 더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서로의 속도에 맞춰 걸어간다는 뜻이겠죠. 책숲이 여러분의 그늘이자 쉼표가 되어 드릴게요. 따뜻한 차 한 잔 곁에, 오늘도 책 한 페이지를 펼쳐보세요. 그 안에서 또다시 ‘우리’가 만나게 될 거예요.
책숲 운영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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