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레몬 창업자는 실패한 억만장자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18살에 돈을 벌기 위해 알래스카로 떠난 소년이 있습니다. 그 스스로 돈과 꿈을 위해 청년 시기를 팔아넘겼다고 생각하죠. 30살 생일에 창업을 했고, 18년 동안 브랜드를 운영했지만, 결국 모든 지분을 넘기고 해고를 당합니다. 브랜드 매각 자금을 통해 요가복 브랜드를 창업했고, 10년 만에 나스닥에 상장했죠.

그는 억만장자가 되었지만, 또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납니다. 실적 때문이 아닌 자신의 경솔한 언행 때문에 벌어진 일이죠. 그는 스스로 평가하기에 성공했다고 생각할까요? 아니면 실패했다고 생각할까요? 오늘은 요가복의 샤넬, 시가 총액 50조 원이 넘는 스포츠 브랜드 룰루레몬의 창업자 칩 윌슨의 Day 0, 1980년으로 돌아갑니다.

1. 목표를 세우고, 지킨다 : 알래스카에서 10억 넘게 번 20대

칩 윌슨은 20살이 되기 전 인생의 목표를 크게 3가지로 정했습니다. 첫째, 20대까지 내 집을 마련한다. 둘째, 30대에는 사업으로 성공해서 40살에 은퇴한다. 40대부터는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

20대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방학마다 알레스카의 정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일당이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숙식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돈을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죠.

그는 그렇게 18살 때부터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현재 가치로 60만 달러 정도가 되는 큰 돈을 벌었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그 석유 회사에 취직하여 더 많은 돈을 벌었죠.

그는 10년 이라는 20대 인생과 돈을 맞바꾸었다고 말합니다. 알래스카에는 여자친구도 없었고, 일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했죠. 그렇기에 그는 결국 20대가 끝났을 때, 자신의 고향인 캐나다 캘거리에 집을 살 수 있었고, 사업을 시작할 만한 종잣돈까지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서른 번째 생일날 회사를 퇴사합니다. 자신이 30대에 세워둔 목표였던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 였죠. 그때가 1980년이었습니다.

2. 뜻하는 대로 다 되진 않는다 : 30대에 시작해, 10년만에 실패한 첫 창업

그렇다고 아무 계획 없이 퇴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며, 부업으로 반바지를 만들어 팔았는데, 그게 대박이 났던 것이었죠. 그 당시만 해도, 캘거리에서 반바지를 입는 것은 흔한 문화가 아니었습니다. 캘거리라는 도시는 정장과 카우보이 부츠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보수적인 석유 사업 기반의 동네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1970년이 되면서 스케이트 보드가 유행했고, 10대 어린 남자아이들이 이 반바지를 입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만든 것은 남성용 배기팬츠 같은 반바지였습니다. 그 당시 캘거리의 남자들은 아주 꽉 끼는 짧은 반바지를 입고 있었어요. 그는 다리가 굉장히 두꺼웠고, 하루에 세 번씩 운동을 했기 때문에 그런 반바지들이 불편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는 항상 땀을 흘리고 있었고, 운동할 때나 평상시에 입을 수 있는 반바지를 만들면 잘 팔릴 거라 생각했습니다. 미국 서부 해안에서 입는 꽃무늬 패턴을 이용하면 더 매력적인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죠.

어린 시절 경험도 한 몫 했습니다. 어머니는 부업으로 재봉틀로 옷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그 때문에 옷을 만드는 과정을 상세하게 배울 수 있었죠. 천을 어떻게 다루는지, 패턴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그 천을 어떻게 아끼고 절약하는 지를 배울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옷을 만드는 것을 어릴 적부터 보고 자랐기에, 이 분야는 익숙한 편이었죠.

그는 어머니에게 배운 기술로 반바지 300벌 정도를 만들었습니다. 판매를 위해 백화점에 갔더니 아무 관심도 없었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캘거리 도심의 쇼핑몰 앞에, 가판대에 이 바지를 놓고 팔았습니다. 그는 하루에 천 달러를 벌었죠. 당시 다니고 있던 석유회사에서의 일당이 120 달러였기 때문에 돈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곤 본격적으로 회사를 창업하기로 결심하고 퇴사했죠. 그렇게 “웨스트 비치(West beach)”라는 서핑복 브랜드를 창업했습니다. 그는 미국 서부 해안가에서 유행하던 스케이트 보드와 서핑 시장이 거대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이 사업을 1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유지했습니다. 스케이트보드와 서핑복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스노보드까지 영역을 확장했죠. 매출은 많이 났지만, 손해는 갈수록 쌓여갔습니다. 유통 채널을 확장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었죠.

고객에게 매력적인 원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량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대량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백화점, 마트, 편집샵 같은 다양한 유통채널에 제품을 납품해야했죠. 자신의 매장에서는 매출이 잘 나왔지만, 유통점에서는 브랜드력이 약했기 때문에 판매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재고 부담을 질 수 밖에 없었죠.

결국 그는 파산 위기에 처했고, 10년 동안 만들어온 브랜드를 매각합니다. 10년의 긴 여정을 보상 받기에는 충분한 금액이 아니었죠. 그는 결국 40대에 은퇴하겠다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3. 모든 경험은 값진 자산이 된다 : 40대에 시작한 룰루레몬의 성공

그는 다시 창업에 나섰습니다. 몇 가지 우연이 겹쳤고, 그 우연을 빠르게 실행했습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창업가가 그랬듯 이것 저것 재지 않고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평소 운동 매니아였던 그는 우연히 요가 수업 광고를 본 후 요가에 대한 흥미가 생깁니다. 그러다 커피숍에서 또 우연히 사람들이 요가 수업에 대해 대화하는 것을 듣게 됩니다. 그는 그렇게 요가 수업에 참석했고, 한 달 만에 수강생이 6명에서 30명으로 느는 장면을 목격했죠. 물론 수강생 중 남성은 그 뿐이었습니다.

또 신문에서 1998년 한 대학 졸업생의 60%가 여성이라는 기사를 읽고 정말 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22세에서 35세의 여행 경험이 풍부한 독신 전문직 여성들이라는 전에는 없던 시장이 생겨날 거라고요. 자신의 콘도를 소유하고 있는 스타일리시한 운동선수 여성 등.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보면 이 타겟이 운동 분야에서 큰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는 서핑, 스케이트보드, 스노보드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목격한 사람이었습니다. 요가도 5년이 지나면 빠르게 커질 시장이라고 판단했죠. 물론 그 당시에는 요가 시장이 스노보드 만큼은 커질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고 회고합니다.

4. 무엇이 성공이고, 실패일까 : 50대에 달성한 억만장자, 그리고 회사에서의 축출

칩 윌슨이 룰루레몬을 시작한 지 10여년 만인 2007년 상장에 성공합니다. 룰루레몬은 그 뒤로 요가 시장, 여성 운동복 브랜드 시장의 성장과 함께 빠른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일본,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요가 시장이 성장하면서 더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룰루레몬은 고급스러우면서도 기능성을 잘 살린 요가 브랜드로서 많은 전세계에서 사랑을 받고 있죠.

2024년 현재, 룰루레몬의 1년 매출은 10조 원이 넘습니다. 영업 이익율도 20%를 웃돌죠. 기업의 시가총액은 무려 50조 원이 넘습니다. 이것은 아디다스의 시가총액인 40조 원 보다도 훨씬 큰 수치입니다. 칩 윌슨은 투자와 상장과정에서 지분이 많이 희석되었지만, 억만장자라는 목표를 달성했죠. 40대는 아니지만 50대를 넘어서며,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며 은퇴를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2011년 CEO에서 물러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쇼핑백에 자신이 좋아하는 책 ‘Atlas Shrugged’의 첫 문장(‘Who is John Galt’)을 넣었는데요. 이게 엄청난 논란을 일으킵니다. 이타주의를 배척하고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것을 장려하는, 자유시장주의의 상징적인 책이었기 때문이죠. 이 소란으로 윌슨은 최고 혁신·브랜딩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습니다.

이후 윌슨은 비상임 회장직만 유지했지만, 그마저도 잃게 만드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2013년 룰루레몬 검정색 요가 팬츠가 너무 속이 훤히 비쳐 보인다는 이유로 반품이 이어집니다. 이때 윌슨이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망발했습니다. “솔직히 일부 여성의 신체는 (요가)바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요. 여성들이 분노했고, 룰루레몬 주가까지 급락합니다. 이사회와 긴장관계에 있던 윌슨은 회장직 사임을 발표합니다.

그는 많은 주식을 처분했지만, 여전히 룰루레몬의 최대 개인 주주 중 한 명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이 만든 회사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다양한 책을 쓰고, SNS도 열심히 해가면서요. 그는 자신이 10대에 세운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20대에 집을 샀고, 10년 정도 늦었지만 50대에는 경제적 자유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행복하다 생각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칩 윌슨의 인생은 무엇이 성공이고, 실패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 “이사회는 저를 해임했어요.” - 칩 윌슨

뉴스레터에 소개되지 않은 더 많은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본 인터뷰는 해임 이후 진행한 인터뷰이기 때문에, 그 시기의 심정도 같이 들을 수 있습니다. 전문을 읽고 난 후, 아래 질문에 고민해보시면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거예요.

❓ 우리는 10대,20대,30대,40대에 어떤 목표를 세웠나요? 그 목표를 향해 잘 달리고 있나요?

❓ 그는 “22세 ~ 35세의 여행 경험 풍부한 독신 전문직 여성들” 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예측했습니다. 앞으로는 또 어떤 시장이 생길까요?

❓ 칩 윌슨은 성공했다고 생각하나요, 실패했다고 생각하나요? 그 이유는 무엇이고 나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가만히 있어도 유니콘 창업자들의 인사이트가 내 메일함으로 들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