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개팅 앱, 고정관념을 깨다. 틴더 창업자가 만든 범블 이야기

아이폰과 앱스토어가 등장한 이후, 수많은 앱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일상의 많은 부분을 앱을 통해 해결할 수 있게 되었죠. 사랑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과거에는 친구나 지인의 소개로 이루어지던 만남이 이제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확장되었습니다. 특히, 간단한 스와이프 동작만으로 호감을 표시할 수 있는 틴더는 소개팅 앱의 대명사로 자리 잡게 되었죠.

오늘 만나볼 주인공은 바로 틴더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휘트니 울프 허드(Whitney Wolfe Herd)인데요. 휘트니는 틴더 내부에서 발생한 성희롱 이슈로 회사를 떠나야 했고, 이후 많은 비난과 조롱을 견뎌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휘트니는 오히려 그녀가 겪은 고통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여성 주도의 소개팅 앱, 범블을 설립합니다. 기존의 소개팅 앱이 주로 남성이 먼저 다가가는 방식이었다면, 범블은 매칭이 되어도 여성이 먼저 대화를 시작하지 않으면 채팅이 열리지 않는 시스템을 도입했죠.

이러한 차별화된 특징 덕분에 범블은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했고, 2021년 나스닥에 상장합니다. 그리고 휘트니는 자수성가한 여성 억만장자 중 최연소 타이틀을 얻게 되죠. 오늘은 범블의 창업자 휘트니의 Day 0, 2010년대로 돌아갑니다.

1. 현장에서 얻은 배움: 중요한 것은 ‘무엇을’이 아니라 ‘왜’

휘트니는 창업 전 자신의 삶에 대해 ‘그냥 하루하루를 보내며 이것저것 탐구하는 걸 좋아했다’고 표현합니다.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교를 졸업한 후, 휘트니는 LA로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저녁 자리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소개받게 되는데요. 그중 한 명이 바로 훗날 틴더의 CEO가 되는 숀 라드(Sean Rad)였습니다.

당시 숀은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앱 인큐베이터*를 운영하며 ‘카디파이(Cardify)’라는 앱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카디파이는 카페나 식당에서 사용하는 종이 쿠폰을 디지털화해 여러 매장의 쿠폰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였죠.

*인큐베이터(Incubator): 초기 단계의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고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 또는 조직

앱 이야기가 끝난 후, 숀은 휘트니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휘트니는 “지금 일을 찾고 있는데, 카디파이 앱의 마케팅을 도울 수 있어요”라고 답했죠. 마케팅을 전공한 적도 없었지만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숀은 그녀에게 “그럼 내일 나한테 전화하고 인터뷰 보러 와요”라고 이야기했는데요.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가는 말로 여겼겠지만, 휘트니는 달랐습니다. 다음 날 아침 8시, 그녀는 숀에게 전화를 걸었죠. 숀은 휘트니가 정말로 전화를 걸어서 놀란 눈치였지만, 결국 그녀와 인터뷰를 진행했고 함께 일하게 되었습니다.

휘트니는 숀의 팀에서 일하기 위해 LA로 이사한 뒤, 카디파이의 파트너가 될 매장들을 직접 찾아다녔습니다. 하지만 가게 주인들을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이후 손님들이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큰 과제였죠. 처음에는 대부분의 가게 주인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휘트니는 이에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시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휘트니는 어떤 방식으로 말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녀가 깨달은 마케팅과 세일즈의 핵심은 ‘무엇을’보다 ‘어떻게’나 ‘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죠. 단순히 어떤 서비스인지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서비스가 필요한지’를 강조하는 것. 이것이 그녀가 직접 현장에서 부딪히며 얻은 배움이었습니다.

당시는 인스타그램이 10억 달러에 매각되며 스타트업 업계가 들뜬 분위기였습니다. 휘트니가 속한 팀도 매일 희망과 기대에 차 있었고, 모두가 “넥스트 인스타그램은 우리다”라는 꿈을 꾸었죠.

그러나 카디파이는 큰 반응을 얻지 못했고, 점점 ‘우리 방향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이 시작됩니다. 그러던 중 휘트니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진행되던 ‘매치박스(Matchbox)’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요. 바로 이 프로젝트가 훗날 ‘틴더’가 됩니다.

초기 매치박스는 단순한 플러팅(가벼운 호감 표시) 앱이었습니다. 하지만 휘트니는 직관적으로 “이건 잘될 거야”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합니다. 카디파이는 자신이 직접 사용할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매치박스는 자신과 친구들이 실제 유저가 될 것 같은 서비스라고 느꼈기 때문이죠.

그렇게 매치박스는 ‘틴더’라는 이름으로 출시되는데요. 사실 틴더의 개념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수많은 데이팅 앱과 플러팅 앱이 존재했거든요. 하지만 틴더는 기존과 다른 접근 방식을 택했습니다. 바로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었죠. 당시만 해도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한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는 차별화된 전략이었습니다.

초기 틴더의 마케팅 자료라고 할 만한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팀원들이 가진 건 ‘틴더’ 로고가 박힌 티셔츠 서너 장이 전부였죠. 그래서 더욱 창의적인 마케팅이 필요했는데, 휘트니는 그 방법 중 하나로 ‘소로리티(sorority)와 프래터니티(fraternity)* 전략’을 제안했습니다.

*소로리티(sorority)와 프래터니티(fraternity): 미국 대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학생/남학생 사교 클럽을 의미한다. 소로리티는 여학생들로 구성된 사교 클럽이며, 프래터니티는 남학생들로 구성된 사교 클럽이다.

우선 그녀는 모교인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교에서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여학생 사교 클럽을 찾아가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이렇게 말했죠. “여러분, 늘 같은 사람들만 만나고 있지 않나요? 대학 생활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건 중요한데, 기회가 정말 제한적이잖아요. 이 앱을 통해 캠퍼스 내 멋진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어요.”

그런 다음, 바로 남학생 클럽으로 가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여러분이 수백 명의 여학생과 연결될 방법이 없잖아요? 이 앱을 다운받아 보세요. 수백 명의 여학생이 여러분의 ‘좋아요’를 기다리고 있거든요.”

그 결과, 단 하루 만에 수백 명이 앱을 다운로드했습니다. 몇 달 동안 카디파이가 기록한 다운로드 수를 단숨에 뛰어넘었죠. 기쁜 마음에 휘트니는 “우리는 페이스북이나 다름없어!”라며 환호했다고 하는데요. 카디파이를 직접 세일즈하며 설득의 핵심은 ‘왜’에 있다는 것을 배웠던 휘트니는, 그 경험을 살려 틴더 역시 ‘왜 필요한지’를 설득하며 학생들의 관심을 사로잡았습니다.

한편 휘트니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유타의 브리검 영 대학교로 향했죠. 유타는 몰몬교(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가 중심인 지역으로, 보수적인 가치관이 강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소개팅 앱이 이곳에서 통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죠.

그러나 휘트니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그녀는 팀원들에게 늘 이렇게 말하곤 했어요. “BYU(브리검 영 대학교)는 우리의 가장 큰 시장 중 한 곳이 될 거예요.”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진 학생들에게는 졸업할 무렵 결혼하는 것이 일반적인 기대였고, 그렇기에 오히려 틴더가 잘 통할 거라고 본 것이죠. 휘트니는 “유타의 절반은 틴더를 통해 결혼하게 될 거예요”라고 야심차게 말했는데요. 실제로 틴더는 BYU 캠퍼스에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며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틴더와 함께 휘트니의 삶도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친구와 통화를 할 때도 틴더 이야기만 늘어놓을 정도로 일에 몰두했죠. 그녀는 당시를 “꿈에서도, 생각에서도, 모든 게 틴더였다”라고 회상하는데요. 이때가 2013년 무렵이었습니다.

2. 인생의 바닥을 찍었을 때 시작된 비전

2014년, 휘트니는 사내 성희롱 문제를 겪으며 열정을 바쳤던 틴더를 떠나게 됩니다. 피해자는 휘트니였지만, 언론과 대중은 오히려 그녀를 더 집중적으로 조명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휘트니를 둘러싼 온갖 이야기들이 떠돌았고, 그녀의 사생활은 미디어와 SNS를 통해 희화화되었죠. 심지어 기자들은 그녀의 친척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집까지 찾아와 창문을 두드렸습니다.

이 모든 상황은 휘트니에게 큰 충격이었고, 깊은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늘 자신감 넘쳤던 그녀였지만 이때는 ‘인생의 가장 바닥을 찍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사건을 겪을 당시 2년 가까이 사회생활을 멀리하고 은둔하듯 지냈지만, 휘트니는 그 과정에서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자신감은 죽일 수 있어도, 열정은 죽일 수 없다는 것을요. 이 모든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으면서도, 휘트니는 항상 무언가를 만들고 성장시키는 그 느낌이 너무 그리웠다고 합니다.

휘트니는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지금 당장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고, 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내가 싫어하는 것들을 바꿀 수도 있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됩니다. 처음 만들고자 했던 것은 ‘메르시(Merci)’라는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이었죠.

메르시는 여성들만 사용할 수 있는 SNS로, 오직 칭찬만 가능한 공간이었습니다. 외모를 평가하거나, 다른 사람을 불쾌하게 하거나, 괴롭히는 일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죠. 휘트니는 사이버 불링을 직접 겪으며 ‘인터넷에서의 책임감 부족’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메르시는 단순한 SNS가 아니라, 그녀가 겪은 부정적인 경험을 해독하는 하나의 도구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메르시를 기획하고 마케팅을 준비하던 2014년 7월, 휘트니에게 한 통의 연락이 옵니다. 발신자는 바로 안드레이 안드레예프(Andrey Andreev). 그는 여러 성공적인 회사를 창업한 기업가이자, 세계 최대 데이팅 플랫폼 중 하나인 ‘바두(Badoo)’의 창업자였죠.

안드레이는 원래 휘트니를 바두의 CMO(최고 마케팅 책임자)로 영입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휘트니에게 연락해 온 그는 “앞으로 무엇을 할 계획인지 꼭 듣고 싶다”고 말했죠. 이에 휘트니는 단호하게 답했습니다. “회사에 들어갈 생각은 없어요. 저는 제 사업을 할 거고, 가치를 추구하는(mission-driven) 사업을 할 겁니다. 그리고 그건 데이팅 분야가 아닐 거예요.”

그러자 안드레이는 그녀에게 메르시의 비전과 아이디어에 대해 물었습니다. 휘트니의 설명을 들은 그는 “이 미션을 데이팅 시장에서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죠. 하지만 휘트니는 다시 데이팅 분야로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다며 딱 잘라 거절했는데요.

그럼에도 안드레이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하려는 일은 데이팅 시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에요.” 휘트니는 계속해서 고개를 저었지만, 그의 말은 점점 그녀의 생각을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3. 고정관념 뒤집기: 여성이 주도하는 소개팅 앱 ‘범블’

휘트니는 결국 안드레이와 함께하기로 결정하고, 그의 지원을 바탕으로 팀을 꾸렸습니다. 이전에 틴더에서 함께 일했던 유능한 직원들도 몇 명 합류했죠.

10여 명의 팀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안드레이가 질문했습니다. “이 제품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까요?” 그러자 휘트니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했죠. “저는 항상 원하는 걸 쟁취하고 싶었지만, 사회적 분위기나 친구들의 말 때문에 그러지 못한 적이 많았어요. 예를 들면, 수업에서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먼저 다가가고 싶었지만, 주변 환경이 저를 막았거든요.”

휘트니는 어릴 때부터 남성과 여성이 연애 관계에서 맡아야 하는 역할이 다르게 교육된다고 느꼈습니다. 남성들은 “그녀에게 먼저 다가가 봐”라는 말을 들으며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배우고, 사회 분위기도 이를 뒷받침하죠. 반면, 여성들은 “남자가 다가오기 전까진 마음을 주지 마”, “살짝 튕겨야 해” 같은 말을 들으며 소극적인 태도를 갖도록 요구받습니다.

하지만 휘트니는 이처럼 남성은 적극적으로, 여성은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방식이 계속되면 오히려 실패하기 쉽다고 생각했습니다. 거절과 거절당하는 경험이 쌓이고, 여기에 온라인 프로필이라는 방패까지 더해지면, 결국 인터넷에서 남을 쉽게 판단하고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무책임한 문화로 이어진다고 보았죠.

“저는 이걸 뒤집어 보고 싶어요.” 휘트니는 기존과는 다른 연결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서로 관심이 있어야 매칭되는 것은 다른 앱과 같았지만, 여성들이 24시간 내에 첫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면 매칭이 사라지는 방식이었죠. 행동의 주도권을 여성에게 넘기는 구조였습니다.

휘트니는 이 규칙이 여성들에게는 관심있는 대상에게 먼저 다가가는 자신감을, 남성들에게는 거절당하는 부담 없이 관심을 받는다는 느낌을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이를 통해 관계의 작동 방식을 변화시키고, 남성과 여성 사이의 행동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2014년 말, 이 앱은 ‘범블’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휘트니가 말했던 ‘행동의 균형’이 실제로 작용한 덕분일까요? 기존의 데이팅 앱들이 남성 이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과 달리, 범블은 성비가 거의 반반이었죠.

범블은 빠르게 성장했고, 2019년쯤에는 2천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습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비대면 만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20년에는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기록하게 됩니다. 그리고 2021년 2월 나스닥 상장 첫날, 범블의 기업 가치는 130억 달러를 기록했고, 휘트니는 자수성가한 여성 기업가 중 최연소 억만장자로 등극했죠.

하지만 팬데믹이 끝나고 데이팅 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점차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면 만남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데이팅 앱 경험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도 늘어났죠. 2023년 10월,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과 Z세대의 79%가 데이팅 앱 사용을 포기하고, 직접 사람을 만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범블 역시 매출 부진이 예상되면서 주가는 최고치 대비 10% 수준까지 급락했는데요.

그렇다면 앞으로 범블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한동안 CEO 자리에서 물러나 있던 휘트니는, 2025년 3월 중순 다시 CEO로 복귀한다고 발표했는데요.

2017년 인터뷰에서 휘트니는 ‘경쟁사나 새로운 기업이 나타나 범블을 대체할 가능성에 대해 걱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누구나 기술적으로는 제품을 복사할 수 있지만, 진정성과 그러한 목적이 담긴 브랜드를 대체할 순 없어요.” 그녀는 범블이 가진 이야기, 사명, 그리고 팀의 동기가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말했죠.

한편, 휘트니 울프 허드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전기 영화 ‘Swiped’가 2025년 개봉될 예정입니다. 주연은 릴리 제임스가 맡았다고 하는데요. 한 편의 영화같은 삶을 살아온 휘트니가 다시 CEO로 돌아와 범블의 브랜드를 어떻게 유지해 나갈지, 그리고 기업 가치 회복을 위해 어떤 새로운 전략을 펼칠지 궁금해집니다.

💬 “솔직히 말해서, 제 인생에서 가장 바닥을 찍었다고 생각했어요.” - 휘트니 울프 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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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김미진

글  천수승

편집  주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