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계약서는 돈을 받는 문서가 아니라 앞으로 몇 년간의 경영 규칙을 정하는 문서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창업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5가지 조항을 실무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DKL법률사무소 권단 변호사입니다.
이번 호 주제는 VC 투자계약서에서 창업자가 반드시 협상해야 할 5가지 조항입니다.
투자 유치에 성공했을 때의 기쁨은 잠깐입니다. 그 직후에 받아 드는 계약서가 앞으로 수년간 회사 경영을 구속하는 규칙이 됩니다. 실무에서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조항들을 하나씩 짚겠습니다.
① 적격양수인 제한 조항 — 투자자가 바뀌어도 '정상적인 투자자'여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 조항을 창업자의 지분 처분 제한으로 알고 있는데, 실무에서 더 중요한 맥락은 반대입니다. 투자자가 지분을 누구에게 넘길 수 있는지를 제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벤처캐피털 펀드의 운용 기간은 통상 7~10년입니다. 만기가 촉박하거나 GP가 해산 절차에 들어가면, 지분을 빠르게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때 계약서에 적절한 제한이 없으면 대부업체나 추심업체가 기존 투자자 지위를 그대로 인수할 수 있습니다.
결과는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이사 지명권, 주요 경영 사항 동의권(Veto권), 주식매수청구권(Put Option)까지 추심업체가 그대로 행사하게 됩니다.
잘 설계된 계약서는 투자자가 지분을 양도할 수 있는 상대방을 다음과 같이 명시적으로 열거합니다.
- 중소기업창업지원법상 창업투자조합 및 운용기관
- 벤처기업육성 특별조치법상 투자조합 및 운용기관
-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자 및 이에 준하는 금융기관
- 투자자 해산·청산 시 법률상 특수관계인
실무 체크: 계약서에 양수인 범위가 열거되어 있지 않고 "투자자가 합리적으로 정하는 제3자"처럼 포괄적으로만 기재되어 있다면, 협상을 요청해야 합니다. 아울러 투자자 펀드의 만기가 계약 체결 시점으로부터 3년 이내라면, 이 조항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집니다.
② 지분율 연동 일몰 조항 — 3%짜리 주주가 거부권을 갖는 상황을 막아야 합니다
시드 단계에서 지분 15%로 이사 지명권을 가졌던 투자자가 시리즈B·C를 거쳐 지분이 3%로 희석됐는데도 이사 지명권과 주요 경영 사항 거부권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면, 실질적으로 3%짜리 주주가 회사 의사결정 전체를 막을 수 있게 됩니다.
지분율 연동 일몰 조항(Sunset Clause)은 이 문제의 해결책입니다. 예를 들어 "지분율이 5% 미만으로 희석될 경우 이사 지명권은 자동 소멸한다"는 방식으로 설계합니다.
협상 포인트: 이사 지명권, 사전동의권(Veto권), 우선매수권을 각각 다른 지분율 기준으로 차등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이사 지명권은 5% 미만 소멸, Veto권은 3% 미만 소멸처럼 권리의 성격에 따라 기준을 달리 협상하세요. 후속 투자자 입장에서도 기존 투자자 권리가 과도하게 유지되면 신규 투자를 꺼리는 경우가 있어, 일몰 조항 삽입을 요청할 합리적인 근거가 충분합니다.
③ 투자금 용도 제한 — '일반 사업 목적'으로 넓게, 위약벌과 분리해서
투자금 용도를 지나치게 좁게 명시하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AI 모델 개발 및 R&D 비용에만 사용"이라고 명시했는데 영업·마케팅에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 오면, 용도 변경 자체가 계약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조항이 위약벌 발동 사유와 직결되도록 설계된 경우, 경영 판단에 따른 자금 운용이 위약벌 청구의 빌미가 되는 최악의 상황이 생깁니다.
협상 포인트: 용도 조항은 "회사의 일반 사업 운영 목적"으로 넓게 정의하고, 세부 사용 계획은 계약서 본문이 아닌 별도 첨부 자료에 참고용으로만 기재하는 방식을 제안하세요. 용도 변경 시에는 "투자자에게 사전 통지" 수준의 절차적 의무만 남기고, 위약벌 발동 사유와는 분리해서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④ 위약벌 vs 위약금 — 법원이 줄여줄 수 없는 조항이 있습니다
투자계약서에서 가장 간과하기 쉬운 조항입니다.
위약금과 위약벌은 이름이 비슷하지만 법적 효과가 전혀 다릅니다.
위약금(손해배상액의 예정): 민법은 이것을 기본 추정 형태로 봅니다(제398조 제4항). 금액이 과다하면 법원이 직권으로 줄여줄 수 있습니다(제398조 제2항).
위약벌: 채무 이행을 강제하는 제재벌입니다. 위약금과 별도로 실제 손해 배상까지 동시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법원은 위약벌을 감액해줄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2022. 7. 21. 전원합의체 판결(2018다248855)에서 이 법리를 명확히 확인했습니다.
투자계약서에서 위약벌은 통상 투자금의 15% 수준으로 설정됩니다. 10억 원 투자 계약이라면, 계약 위반 시 위약벌 1억5천만 원에 더해 실제 손해 배상까지 동시에 청구당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계약서에 '위약금'이라고 명시해도 실질이 위약벌로 해석될 수 있고, 반대로 '위약벌'이라고 써도 법원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명칭이 아니라 계약의 구조, 손해배상과의 관계, 약정의 주된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협상 포인트 3가지: 하나, 가급적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설계되도록 문안을 조정하세요. 둘, 위반 행위별로 금액을 차등 설계하세요. 중대한 계약 위반과 경미한 절차 위반을 동일한 금액으로 묶으면 안 됩니다. 셋, 창업자의 귀책사유 없는 경우(예: 법령 변경, 불가항력)에 대한 면책 조항을 명문화하세요.
⑤ Drag-along과 Tag-along — 한 글자 차이, 방향은 정반대
두 조항 모두 지분 매각 상황을 다루지만, 누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릅니다.
Tag-along(공동매도참여권): 창업자가 지분을 팔 때 투자자도 같은 조건으로 함께 팔 수 있는 권리. "나도 같이 팔겠다"는 투자자 보호 장치입니다. 거의 모든 투자계약서에 포함되며, 창업자 입장에서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발동 기준 지분율(창업자 보유분의 몇 % 이상 처분 시 발동인지)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협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Drag-along(동반매도요구권): 투자자가 지분을 팔 때 창업자도 강제로 함께 팔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당신도 같이 팔아라"는 구조입니다. 시드·시리즈A 계약서에는 드물지만, 시리즈C 이후로는 상당히 자주 등장합니다. 잘못 설계되면 창업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M&A 또는 청산이 강제될 수 있습니다.
협상 포인트: Drag-along 발동 조건으로 전체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 또는 창업자 본인 동의를 전제 조건으로 명시하세요. 그리고 발동 시 창업자가 수령할 최저 매각가(Floor Price)를 사전에 약정해야 합니다. 이 장치가 없으면 투자자의 이익 실현을 위해 창업자가 현저히 낮은 가격에 지분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 첫 번째 계약이 두 번째 라운드의 기준이 됩니다
후속 투자자들은 종종 "이전 계약에 적용된 조건이니 우리도 동일하게"를 요구합니다. 처음 설계가 나쁘면 그것이 계속 기준이 됩니다.
텀시트(Term Sheet)를 받는 순간, 그것이 협상의 시작입니다. 정식 계약서 단계에서는 협상 여지가 훨씬 줄어듭니다.
전체 분석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칼럼 전문 읽기: https://danipent.com/insights/vc-investment-contract-5-clau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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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 Kwon, Attorney | DKL Law Firm | Specialist in IP, AI Law & Entertainment | 2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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