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 독서는 좋은 재료다
책은 저자가 쓴 내용보다 훨씬 많은 것을 담고 있다. 독자의 무한한 상상력과 해석도 책의 일부다. 신기술의 경우도 비슷하다. 모든 신기술의 가치는 단순히 그 자체의 용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다른 능력과 관점을 가진 다른 누군가가 그 기술을 토대로 결국 무엇을 창안해내느냐도 중요하다. -모건 하우절, "불변의 법칙" 중에서
지난달 워드브릭스라는 스타트업에서 주최한 소규모 해커톤에 심사위원으로 초대를 받았습니다. 행사 오리엔테이션 과정에서 워드브릭스의 AI 툴 getGPT를 알게 되었고 지난 1년간 머리 속에서 맴돌던 독휴멘터리 추천 도서 검색 기능을 바로 현장에서 만들 수 있었습니다. 독휴멘터리의 취지가 창업가분들의 고민에 도움이 되는 책을 소개하는 것이었는데 이제 70권이 넘는 아카이브를 뒤지지 않고 검색창에 현재 창업가로서의 고민을 물어보시면 바로 책을 추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저도 아직 AI 툴들을 배우고 있는 중이라 완벽하지는 않지만 첫 버전을 공유할 수 있게 되서 기쁩니다. getGPT라는 좋은 툴을 만들어 주신 워드브릭스 팀과 옆에서 도움 주신 소피아 대표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1. 명상록 (원제: Meditation,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저) - 브랜드와 고객의 본질적 연결을 돕는 CRM 솔루션, 버클 박찬우 대표 추천

의사결정의 밀도, 그리고 본질로 돌아가게 하는 힘
나의 캘린더가 빽빽해질수록 불안해졌던 이유
최근 AI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은 우리에게 무한한 정보를 선사했지만, 역설적으로 저를 '의사결정의 함정'에 빠뜨렸습니다. 쏟아지는 데이터를 습득하고, 늘어난 팀원들과 쉴 틈 없이 미팅을 하며 수많은 결정을 내리는 것. 저는 그것이 리더로서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잘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착각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리더의 역할은 의사결정의 '빈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단 하나의 결정이라도 본질을 꿰뚫는 '밀도'를 높이는 것에 있다는 것을요. 실패 비용이 0에 수렴하고 소통의 호흡이 빨라지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더 빨리 움직이는 법이 아니라 '어디로, 왜 가야 하는가'를 깊게 성찰해야 합니다.
정답지가 아닌, 질문을 던지는 책
경영서들이 정해진 틀 안에서 가이드를 알려준다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저에게 뼈아픈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책은 저에게 기술의 속도에 매몰되지 않고, 매스어답션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우리가 연결하고자 하는 '고객 경험'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결국 남는 것은 '사람'이며, 그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정교한 시스템이 아닌 '공동체의 목적과 문화'라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버클의 컬처 키워드, "GRIT"의 탄생
특히 제 마음을 흔들었던 구절이 있습니다.
네가 좌우명으로 삼아야 할 원리들은 핵심을 담고 있는 짧은 것들이어서, 네가 그 원리들을 너의 뇌리에 떠올리자마자 그 즉시 모든 고민과 잡념이 제거되고, 네가 마땅히 돌아가야 할 것들로 너를 돌아가게 해 주어야 한다.
이 문장을 마주한 순간, 우리 팀이 가져야 할 태도를 'GRIT'이라는 단어로 정의하게 되었습니다. 창업가로서, 또 팀으로서 수많은 의사결정의 소음 속에 갇힐 때, 우리를 즉시 본질로 돌아가게 해 줄 강력하고 짧은 원리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저희에게 GRIT은 단순한 끈기가 아니라, 복잡함을 걷어내고 우리가 마땅히 집중해야 할 '고객의 본질적 가치'로 돌아가게 만드는 나침반입니다.
창업가라는 삶의 본질을 찾아서
매일 아침 쏟아지는 알림과 미팅 사이에서 방향을 잃은 느낌이 든다면, 이 고전의 문장들 사이를 거닐어 보시길 권합니다. 『명상록』은 당신에게 답을 가르쳐주지는 않지만, 팀원과 고객, 그리고 시장에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발견하게 하는 가장 단단한 거울이 되어줄 것입니다.
#2. 불변의 법칙 (원제 : Same as Ever, 모건 하우절 저)

추천이유
아마존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요소는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창업가 제프 베이조스는 초기부터 사람들이 물건을 살 때 언제나 더 낮은 가격, 더 빠른 배송, 더 많은 선택지를 원할 것이라고 확신했고, 이 세 가지를 혁신하는 데 자원을 집중했다. 창업가로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베이조스처럼 변하지 않는 본질에 무엇을 집중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이해 역시 창업가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3 Sentences
결국 책에서 말하는 변하지 않는 것들은 (스토리, 리스크 관리, 인내심, 경쟁우위의 중요성 등 23가지), 우리가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깊이 생각해 보면 대부분 상식의 범주에 속한다.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몰라서가 아니라, 생각할 시간이 부족하거나 알고 있으면서도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고 실제 일과 삶에 제대로 적용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창업이든 투자든, 혹은 삶 전반에서든 변하지 않는 것에 더 많은 고민과 집중을 기울인다면,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더 멀리, 더 높은 곳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3 Quotes
- 성장은 전략이 아니라 전술일 뿐이다. 무분별한 성장이 전략이 되었을 때 우리는 방향을 잃고 만다.
- 당신과 다른 경험을 한 사람은 당신과 다른 사고방식과 관점을 지니기 마련이다. 사실 대부분의 논쟁은 의견이 아니라 경험이 충돌하는 상황이다.
- 많은 이들이 “생각이 필요한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작 생각할 시간은 별로 없다. 내 머리 속에 일어나는 일에 귀 기울여라.
3 Actions
-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때 제일 먼저 인센티브 구조를 파악할 것
- 원하는 것을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것을 누릴 자격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것이다 : 어떤 습관이 필요하고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 사람들이 충격과 불안에 휩싸였을 때, 신속하게 행동하지 않을 경우 너무 고통스러운 결과가 예상될 때, 그 때 혁신이 등장한다. 역경에 반응할 때 분출되는 엄청난 에너지가 혁신을 만들어 낸다 : 역경을 대할 때 “혁신의 기회”의 관점을 잊지 말자.
3 Questions
- 사실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너무나 간절해서, 분명 사실이 아님에도 내가 사실이라고 믿는 것은 무엇인가?
- 내가 직접 경험하지 못해서 무지할 수 밖에 없는 대상이나 문제는 무엇인가?
- 현재 우리가 간과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너무나 명백하거나 당연해질 현상이나 문제는 무엇인가?
#3. 이토록 멋진 휴식 (원제: Time-Off, 존 피치 & 맥스 프렌젤 저) - 김미루 대표 추천

추천이유
이 책의 공동 저자 모두 스타트업에서 일한 경험에 근거해 이 책을 썼기에, 스타트업 창업가와 팀이 공감할 수 있는 휴식에 대한 지혜와 방법들로 가득하다. 자신과 팀의 번아웃이 걱정되는 스타트업 창업자와 리더라면 이 책을 다가오는 구정 연휴 중에 읽어 보고 적용해 보면 어떨까?
3 Sentences
휴식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한국과 미국에 시중에 나와있는 많은 휴식에 관한 책들을 섭렵해 본 결과 이만한 책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단순히 정신과 전문의나 일반인의 입장이 아니라 치열하고 정신없는 스타트업 현장에서 매일 고군분투하며 이 두 저자는 스타트업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자신들에게 휴식이 단순히 쉬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을 읽으며 창의성, 쉼, 수면, 운동, 혼자있는 시간, 성찰, 놀이, 여행, 기술 등 다양한 관점과 32인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좀더 넓은 관점에서 휴식을 바라보다 보면 나만의 휴식 방법과 루틴을 실행해 보고 싶은 욕구가 치솟을 것이다.
3 Quotes
-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이들에게는 일과 휴식의 전환이 잘 이루어진다.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잘 쉬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칼같이 퇴근해 휴식 시간을 잘 지킨다는 의무가 아니라 고된 일을 잊을 만큼 휴식을 즐긴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보면 워라밸의 본질은 ‘시간’의 균형이 아니라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사이의 균형이라고 볼 수 있다.
- 타임오프는 “당신의 내면을 좋은 에너지로 가득 채우기 위해 의식적으로 떼어놓은 시간”이며, 막힌 인생에 돌파구를 열어주는 인사이트 모먼트이다. 당신이 수고하고 몰입한 일들을 부화시켜 발현할 수 있도록 무의식의 영역에 두는 시간이기도 하다.
- 창의성은 타임온과 타임오프의 부단한 협연이다. 관건은 두 상태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으며 힘을 빼고 자연스레 타임온과 타임오프를 오가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부화가 일어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는 시간을 잘 내지 않는다. 우리는 부화를 위해 시간을 내야 한다.
3 Action
- 휴식을 위한 나만의 가장 기본적인 행동("Rest Non-Negotiables")을 정해보자 : 최소 하루 30분 혼자 있는 시간, 운동, 7시간 수면 등 내 몸과 마음, 감정이 휴식하는데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하되, 실행하기 쉬운 행동들을 정해본다 (최소 1가지 ~ 최대 5가지).
- 슬로우모션 멀티태스킹으로 일해보자: 멀티태스킹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걸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여러가지 일을 해야하는 멀티태스킹의 시대이다. 그렇다면, 슬로우 멀티태스킹을 해보면 어떨까? 연구에 의하면 '슬로우' 멀티 태스킹은 우리의 창의력을 증진한다고 한다. 일을 할 때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일은 짧고 굵게 바짝 처리할 수 있도록 Deep Work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해두고 나머지 시간은 고도의 집중을 요하지 않는 다양한 일들 (예: 이메일)을 이완된 상태로 한다.
- 휴식에서 알고리즘을 배재하자: 잠깐 쉴 때 인스타그램을 보거나,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릴 때 SNS 및 유튜브를 보는 것이, 별 생각없이 보고 있으므로 휴식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집중의 대상을 전환할 때 뇌가 쓰는 에너지는 상당하다. 그 과정에서 뇌는 우리가 나중에 정말 집중해서 할 일에 필요한 에너지를 쓰고 있다. 따라서 휴식을 하고자 한다면 알고리즘으로 끊임없이 컨텐츠로 우리의 주의를 끄는 것을 의도적으로 배재해야 한다.
휴 | 2025년의 휴식을 회고하며...
한 해가 끝날 무렵 매년 지난 한 해를 뒤돌아 보는 일종의 "회고 (retrospective)"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7년 간 제가 써온 회고 툴은 YearCompass입니다. 개인적인 일들, 회사 업무, 사교, 휴식, 운동, 정신 건강, 스스로에 대해 배운 것, 습관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2025년을 뒤돌아 보며 2024년 말에 2025년을 위해 제가 상상해본 비전과 비교해 보는 것이 참 재미있습니다. 당시 2025년을 위해 세운 비전 그대로 이루어진 일들도 있고, 또 전혀 반대로 일어났지만 상상했던 것보다 더 좋았던 일들도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매년 어떤 일을 시도하고 성취했는지 회고해 보는건 익숙하지만 어떻게 휴식을 취했고 어떤 휴식이 좋았는지 회고해 보는건 익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매년 하다 보면, 매년 다양한 휴식 방법을 취해보면서 어떤 휴식을 통해 기쁨을 얻고 어떤 휴식 방법이 내게 가장 효과적인지 더욱 잘 알게 됩니다.
2025년 제게 가장 큰 만족감과 효용을 제공한 휴식 방법을 뒤돌아 보니, 사실 휴식 그 자체라기 보다 휴식하기 위해 제가 만든 시스템이 더 의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 매일 오전 4시간 Deep Work: 일주일에 4일은 오전에는 미팅을 제한하고 집중력을 요하는 일에 약 3-4시간 정도 집중하고, 오후에는 주로 이메일/미팅/코칭을 하고 늦어도 4-5시에는 일을 마친 후 운동을 하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녁 시간에 코칭을 해야 할 경우엔 낮에 좀더 일을 빨리 마치고 쉬었습니다.
- 하루의 시작과 끝: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명상하고 자기 전에는 꼭 기록을 하거나 책을 읽었습니다. 이를 통해 하루를 긍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고, 하루 종일 피곤했던 마음을 잘 다스리고 푹 잘 수 있었습니다.
- 친구들과 정기적인 만남: 비대면으로 일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정서적인 휴식은 절친한 친구들과 직접 만날때 얻게 되기에 친한 친구들과 직접 만나 식사를 하고 대화를 정기적으로 했습니다.
2025년 휴식 방법 중 예상치 못한 만족감과 효용을 가져 온 곳은 10월 한국에서 추석 중 미국으로 휴가 온 절친한 친구와 함께 했던 일주일 간의 여행이었습니다. 그저 함께 가고 싶어서 정한 저희의 행선지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과 캐나다 앨버타 주의 밴프였습니다. 요세미티에서도, 밴프에서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 대자연 속을 한참 걸었고 저녁에는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멋진 자연 속에서 인생의 반 이상을 알아 온 절친과 함께 보낸 이 시간은, 떠올리기만 해도 웃음이 배시시 나고 마음을 여유있게 만들어 주는 휴식 방법이었습니다.


2026년 나의 휴식 비전
2026년에도 저는 2025년의 휴식을 위한 일상의 시스템을 따라 살아볼 생각입니다. 하루에 deep work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꼭 지키고,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글을 쓰거나 읽는 것으로 끝을 맺고 싶습니다. 또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얻는 마음의 휴식을 위해 절친한 친구들과 대면으로 계속 만날 예정입니다. 2026년에 제가 좀더 잘 해보고 싶은 휴식 방법은 몸을 좀더 움직이는 것입니다. 집 근처 공원에 좀더 자주 산책을 나가고 달리며 자연 속에서 활동적으로 움직이며 좀더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습니다. 2026년 저의 휴식 비전입니다.
💡인사이트: 지난 2025년 여러분에게 가장 좋았던 휴식 방법은 무엇인가요? 2026년에 여러분이 꼭 시도해 보고 싶은 휴식 방법은 무엇인가요?
매달 보내주신 질문 중 하나를 선별, 정성껏 답변 해 여러분이 진정으로 쉴 수 있도록 도와 드리겠습니다. 지금, 휴식에 대한 질문과 생각을 trytimeoff@gmail.com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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