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 독서는 지도다
목적지가 뚜렷하다면 독서는 지도를 그려준다.
독휴멘터리
#1. 편안함의 습격 (원제: Comfort Crisis, Michael Easter저) - 전문 모델 섭외 · 디지털 IP 라이센싱 플랫폼 스포트라이트 최한나 대표
짧은 창업의 여정 중에서 창업가의 몸과 마음의 건강, 그리고 이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사업을 장기적인 호흡으로 이끌어가는데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습니다. 모순적인 말장난 같았던 책의 제목은, 책을 다 읽고 내려놓는 시점엔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편안함이 나의 일상과 잠재력을 얼마나 많이 망가뜨리고 있는지 깨닫게 해준 책 입니다.
마이클 이스터의 편안함의 습격은, 극단적인 편리와 효율 안에서 인간의 운동능력, 면역을 비롯해 창의성과 인내력이 얼마나 급격하게 위협받고 있는지 작가 자신의 모험 경험에 더해 뇌과학, 심리학자, 운동 전문가 등 다양한 석학들의 근거들로 풀어냅니다.
AI가 얼마나 '더 효율적으로, 더 편안하게, 그래서 더 윤택하게' 우리의 삶을 바꿀지에만 떠들어대는 책들 사이에서 편안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이 얻어낼 수 있었던 고유한 능력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참 인기가 없을 만한 잔소리가 잔뜩 적혀있습니다.
핸드폰만 집어들면 우리의 지루함을 순식간에 삭제해버리는 숏폼의 도파민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지루하지 않습니다. 지루하지 않기 때문에 창의적인 생각을 할 틈이 더욱 좁아집니다. 컴퓨터 앞에서 하루 종일 앉아 있으면서 무거운 짐 나르기, 오래 걷기 등 가벼운 운동 능력도 떨어져 가죠.
창업가로 살아가는 매일은 고단하지만, 어쩌면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요소들에 무뎌졌기 때문에 '더' 피로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해준 책입니다.
끊임없는 소음과 화면의 불빛에서 잠시 멀어지는 것. 마주하고 있는 스트레스를 있는 그대로 (과장하지 않고) 바라볼 줄 아는 것. 잠깐 불편할 수 있지만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내리는 듯 몸을 더 움직이는 것. 잠시라도 출퇴근 길에 나무를 바라보거나, 도시에서라도 가까운 자연을 만지고 느끼는 것.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나는 편안함이 제공하는 달콤한 유혹에 오늘도 서서히 중독되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고 있습니다. 간혹 일부로 감수하는 불편함이, 창업의 여정을 더욱 길게 지속해줄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 믿게 되었습니다.
#2. 마인드셋 (Carol Dweck 저)
추천이유
AI가 고도화 되면서 조직들은 갈 수록 “경량화”를 선호한다. 적은 인원이 AI와 함께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면 남은 구성원들이 계속 성장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성장 마인드셋 (Growth Mindset)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3 Sentences
성장 마인드셋은 배움과 과정을 칭찬하고 역경을 배움의 기회로 삼고 깊이 있는 이해를 목표로 삼는다. 리더들은 구성원들이 성장 마인드셋을 가질 수 있도록 먼저 보여줘야 하며 조직적으로는 적합한 제도와 문화로도 받아들여야 한다. 다행히 마인드셋은 본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3 Quotes
- 세상은 승자와 패자, 강자와 약자로 구분되지 않는다. 다만 배우려는 자와 배우지 않으려는 자로 나뉠 뿐이다.
- 실패는 단지 마주하여 처리해야 할 대상이며 그로부터 배움을 얻을 수 있는 문제다.
- 상대보다 똑똑한 것이 아니라 그저 경험이 좀더 많을 뿐이다.
3 Actions
- 진정한 자신감은 열린 자세를 갖는 것으로 근원이 어디든 기꺼이 성장하려는 마음가짐
- 충분한 노력,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며 타인에게 도움 요청
- 관계의 절반은 내가 하기 나름이다 : 나의 절반에 대해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3. The score takes care of itself (Bill Walsh 저)
추천이유
세계적인 코치들은 은퇴 이후 유수 경영대학원과 대기업에서 리더십 강의를 통해 경영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특히 미식축구는 총 53명의 선수들이 공격, 수비, 스페셜팀 등 전문화된 다양한 팀으로 나뉘어 상황에 맞게 조화롭게 협업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 미식축구 샌프란시스코 49ers 의 전설적인 감독 빌 월시(Bill Walsh)이며 트위터를 (현 엑스) 공동 창업한 잭 도시(Jack Dorsey)가 다른 창업가들에게 많이 추천하는 책이다.
3 Sentences
저자는 우리가 명확한 전략을 갖고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디테일들을 챙긴다면 결과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디테일은 경기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최대한 스크립트를 만들어서 (경기 시작 후 최소 25가지의 시나리오) 팀이 움직이는 원칙과 추구하는 가치를 아는 선수들과 준비하는 과정을 말한다. 결국 리더는 완벽한 경기를 상상한 후 그것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팀의 에너지와 몰입도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3 Quotes
- Do all the right things to precision and the score will take care of itself. Don’t try harder. It is going to happen because we prepared thoroughly. 정확하게 해야 할 모든 옳은 일들을 해라. 그러면 결과(점수)는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더 애쓰려고 하지 마라. 우리가 철저히 준비했기 때문에 결국 그렇게 될 것이다.
- Breakthrough comes from innovation and creativity applied to existing, limited asset : West Coast Offence based on QB’s weak arm and strong defence. 돌파구는 기존의 제한된 자원에 혁신과 창의성을 적용할 때 나온다. 예: QB의 약한 팔(패스 파워)과 강한 수비라는 조건을 바탕으로 한 웨스트 코스트 공격 방법.
- It’s about how to increase the probability of success. 중요한 것은 성공할 확률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이다.
3 Actions
- 스크립팅의 힘 = 무작위성 감소 및 결정 스트레스 감소 :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내용과 생각을 글로 정리하고 관련해서 토론할 것
- 훌륭한 인물은 주변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때로는 깊이 있게 변화시킨다 :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잘한 채용과 잘못한 채용은 한사람에 대한 일이 아니다. 조직 전체에 영향을 주는 일이다.
- 조직에서 실수를 싫어하는, 개선을 추구하는, 학습력과 실행력을 갖춘 인재들을 길러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 계속 해서 고민하고 주위에 물어봐서 새로운 시도를 할 것
휴 | Less is More - Deprioritization
Q: 독휴멘터리를 초기부터 구독하던 독자입니다. 매달 좋은 책 추천과 휴식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하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너무 바빠서 책 한 줄 읽기도 어렵고 휴식은 언감생심이에요. 좋은 컨텐츠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것 같아 괴롭기도 하고, 독휴멘터리가 우리 창업가 현실에는 좀 비현실적인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스타트업 프로덕트 리더 K님)
A: 최근 뵌 한 로보틱스 스타트업 창업자 분이 조심스럽게 공유해 주신 말씀입니다. 왠지 이런 의견에 동의하는 분이 꽤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동의하시는 분 손들어 보세요!🙌🏻) 이에 대해 조금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독휴멘터리를 시작한 지 벌써 거의 2년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2023년 1월 디오님과 의기투합해 저희 두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독서와 휴식를 통해 스타트업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께 도움이 되고자 2023년 2월 첫 뉴스레터를 보내며 시작했죠.
이런 의도로 시작했지만 스타트업 관계자분들이 너무나 바쁜 삶을 살고 있다는 걸 잘 알기에, 이런 책도 읽어야 하고 휴식도 해야 된다는 식으로 안 그래도 바쁜 삶의 to-do list에 해야할 일들을 더 추가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도 하긴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의도치 않게 마음의 부채를 더 느끼게 만들어 드리는 건 아닐까 싶었던 거죠.
Deprioritization is the Ultimate Prioritization
예전에 코칭했던 한 스타트업 임원 분이 기억납니다. 그 분은 너무 바빠서 정신적으로 극단적으로 피폐해진 상황이었습니다. 그 분과 함께 일과 삶에서 우선순위를 정해보는 연습을 해 보았는데, 모든 게 중요하기 때문에 1, 2, 3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어렵고, 1, 2, 3의 우선순위를 어렵사리 정해도 4, 5, 6, 7, 8, 9, 10의 처리하지 못한 일들에 자꾸 신경이 쓰여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분께 다음과 같이 질문드렸습니다.
"우선순위 4에 있는 일이 어떤 의미에서 중요한가요?" 그 분은 답하셨습니다. "아 그야 ____ 한 이유에서 중요하죠." 다시 물었습니다.
"그 이유가 왜 중요한가요?" 당연한거 아니냐는 표정으로 그 분은 또 답했습니다. "그 이유는 ____ 하니까 중요한거죠." 다시 물었습니다.
"____ 한 게 왜 중요한가요?" 도대체 무슨 질문을 하는가 하는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시며 그 분은 답을 하려 했지만 그 이유의 중요성의 의미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우선 순위를 정하는 건 1부터 10까지 일의 중요도에 따라 순위를 매기고자 하는게 아닙니다. Top 3의 순위도 밖의 일은 그냥 중요하지 않다는 걸 인지하고자 하는 목적이죠. 극단적으로 말하면, 우선 순위 1의 일 외에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도 됩니다. 결국 덜어내기를 하고자 함입니다.
덜어내기를 위한 5 Whys
어쩌면 스타트업 관계자분들께 가장 중요한 Rest Hack은 바로 이 덜어내기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하지 않아도 될 일들, 하면 좋지만 안 해도 대세에 큰 지장 없는 일들, 그리고 남들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내겐 중요하지 않은 일들은 덜어내고 하지 않는 겁니다.
만약 지금까지 독휴멘터리를 읽으면서 "아 저 책도 읽어봐야겠고 쉬기도 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며 일종의 마음의 부채를 갖고 계셨다면, 지금 당장 탕감해 드리겠습니다. 저희가 추천해 드리는 책은 "아 저런 책이 있구나" 하고 기억의 서재에 꽂아두셨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꺼내보시면 됩니다. 저희가 추천하는 휴식 방법 역시 너무 피곤하고 힘든 어느 날 한 번 쓱 찾아 보시고 적절하게 쓰시면 됩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이미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뭘 더 하려고 하지 마시고 덜어낼 수 있는게 뭔지 한 번 살펴보길 바랍니다.
💡인사이트: 5 Whys? 여러분의 일과 삶에서 덜어내기를 실천하고 싶다면, 일단 우선 순위 top 5 리스트를 한 번 작성해 보세요. 그리고 리스트에 있는 1위부터 5위까지의 일이 각각 왜 ("Why?") 중요한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5번씩 물어보세요. 만약 3-4번째 "Why"를 물었을 때 특별히 중요하다고 할 만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 일은 중요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럼 과감하게 그 일을 목록에서 지워버리기 바랍니다.
매달 보내주신 질문 중 하나를 선별, 정성껏 답변 해 여러분이 진정으로 쉴 수 있도록 도와 드리겠습니다. 지금, 휴식에 대한 질문과 생각을 trytimeoff@gmail.com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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