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I.FM의 DJ 조이스 첸(Joyce Chen) | 대만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10대를 보낸 조이스 첸은 현재 미국 Syracuse University에서 뮤직 비즈니스 과정을 밟으며 워너 뮤직 인턴십을 진행하고 있다. 슈퍼주니어로 K-pop에 입문(?)해 한국어를 배운 그는 미국 음악산업에 대한 단상을 비롯해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과 경험을 공유한다. (☕이 아티클은 조이스가 직접 한글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몇 주 전, “SXSW는 어떻게 37년 간 '쿨' 할 수 있을까?”란 글을 올라왔던 날, 마침 저는 바로 그 SXSW에 있었습니다. 2019년 당시 저는 대학 신입생으로 처음 SXSW에 갔는데요, 4년 만에 다시 오스틴에 가니 예전과는 또 다른 새로운 감정을 느꼈습니다.
2019년 3월은 아예 SXSW를 몰랐던 시절이었습니다. 뮤직 비즈니스를 전공하기 위해 미국에 왔지만, 그때 저는 사실 미국 음악 시장을 잘 몰랐어요. 그래서 교수님들이 SXSW를 언급했을 때도 그저 '음악 컨퍼런스' 중 하나로만 이해했습니다.
저의 전공 특성상 이런 컨퍼런스에 참석할 때면 학교가 badge(표?)를 커버해줍니다. 학생은 비행기 표와 숙박, 이동수단만 계획하면 됩니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우리는 항상 3월 중 1주를 쉬는데요, 봄방학(Spring Break)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학교의 봄방학은 늘 SXSW의 스케줄과 맞아서 다행이에요.
SXSW에 가는 사람들의 목표는 크게 3가지입니다. 제가 전에도 언급했던 네트워킹(커피 챗), 새로운 뮤지션 발견하기, 그리고 그냥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저는 첫번째 이유가 큰데요, 음악 산업에 종사하는 업계 사람들과 가볍게 어울리면서 그들의 요즘 관심사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컨퍼런스에 들어가기 전에는 줄을 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는 어디에서 용기가 났는지, 줄 서서 미팅을 기다리는 동안 옆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걸고 이야기를 나눈 적도 많아요. 그 덕분에 꽤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독자님도 아시겠지만, 미국의 음주 나이는 18살이 아니라 21살입니다. 외국인으로서 저는 다른 동료/친구들보다 항상 더 보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데요, SXSW에서는 21살 이상만 들어 갈 수 있는 컨퍼런스, 클럽, 라이브 공연이 생각보다 많아서 2019년의 저는 사실 많은 공연을 보지는 못했어요.
보통 이런 장소에서는 술을 무료로 주는 경우도 많으니 음주가 가능한 나이든 아니든 스스로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때의 저는 함께 간 동료나 선배들과 달리 (술을 마실 수는 없으니) 하루 종일 제 관심을 끄는 SXSW의 컨퍼런스를 들었던 것 같아요.
4년이 지난 지금, 저는 대학교 4학년이 되었어요. 올해는 졸업 전 마지막 대학생 신분으로서 SXSW에 갔습니다. 2023년 3월, 저는 21살도 아닌 22살이었으니 ID를 가지고 당당하게 가고 싶은 장소에 갈 수 있었어요. 전과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자 가장 큰 장점이었어요. ^^
낮에는 꾸준히 컨퍼런스를 들었지만, 밤에는 색다른 장소에서 음악을 즐기고 사람을 생각보다 많이 만났습니다. 올해 저는 클럽부터 큰 공연장까지 여러 장소에서 열리는 행사를 오갔습니다.
음악 쪽에는 몇 달 전에 추천했던 대만 인디 밴드 deca joins, 필리핀에서 온 ena mori, 비욘세가 발굴한 Chloe Bailey 등의 공연을 봤고, 스폰서들이 마련한 여러 부스(brand experience)에도 들러 봤습니다. 의외로 사진이 많이 없네요.
제가 기억하기론 2019년에 열렸던 컨퍼런스의 대부분은 블록체인 기술에 관한 이야기였는데요, 올해는 당연하게도(?) 메타버스, VR, AR등에 관한 토크가 많았답니다.
컨퍼런스 외에도 수많은 스타트업도 SXSW에 와서 전시에 참여합니다. 전시에서 저는 저와 같은 외국인을 매우 많이 만났습니다. 캐나다, 영국, 독일,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면 다른 문화적 기반도 느껴져서 재미있습니다.
이건 TMI일 것 같지만, 저는 ISFJ로서 네트워킹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해에는 네트워킹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사람을 찾고 얘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2019년에 비해 성공적이지 않은 것 같네요. ㅜㅜ
반면에 클럽에서 혼자 자리를 찾을 때나 식당에 갔을 때 우연히 옆에 앉은 사람들과 더 재미있는 네트워킹을 한 것 같습니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항상 클럽이나 애프터 파티에서 진짜 중요한 사람을 만나거나 의미 있는 네트워킹을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번에야 드디어 그와 비슷한 걸 느낄 수 있어서 신기하고 좋았어요.
졸업을 앞둬서 그런지 몰라도, 2019년에 비해 이번엔 마음이 더 무거운 것 같습니다. SXSW에서 들은 얘기를 완전히 흡수하고 싶고, 또한 많은 사람도 만나야 한다는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동시에 긴장은 쉽게 풀리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SXSW에서 온전히 1주일을 다 보냈지만 쉬는 느낌은 정말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ㅎㅎ 그런데 후회도 없습니다! 열심히 들었으니까요. 가끔 이런 생각도 듭니다… 나중에 SXSW를 다시 가게 된다면, 내겐 또 어떤 변화가 있을까? 용기를 더 내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까, 아니면 정말 밤새 쇼를 보러 갈까?
구독자님이 SXSW에 가게 되면 무엇을 가장 바랄 것 같나요? 봐야 할 공연도 많고, 참석하고 싶은 컨퍼런스도 엄청 많은데 그 시간을 어떻게 분배할 수 있을까요? 언젠가 SXSW에서 만나 얘기하면 너무 좋겠네요. ☕DJ 조이스 첸 | LinkedIn
SXSW 2023 Keynotes and Featured Speakers
📻 Riela – poco a poco (2021)
이번 SXSW 기간 중 어느 클럽 쇼에서 만난 가수입니다. 성격도 너무 좋았고 실제로도 되게 매력 있는 친구였어요. 저와 제 친구는 리허설 때 그의 목소리를 듣고 너무 좋아서 찾아가 인사를 나눴어요. 출연 시간을 확인 후 다른 바에서 음악을 듣다가 다시 와 Riela의 쇼를 봤습니다. 제가 Riela씨의 인스타를 봤는데, 얼마 전까지 제주도에 있다가 서울로 온 것 같은데요. 제 추측으로 아마 한국 음악에 관심 있는 것 같습니다. ☺ 그래서 오늘은 Riela의 노래를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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