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크리에이티브 오너십'이 필요할 겁니다

안녕, 안녕. 지난 금요일에 [이제, 새로운 독립 아티스트에 대해 얘기해봅시다]라는 행사를 진행했어. 붕가붕가레코드의 곰사장, 밴드 아도이의 오주환을 발제자로 모시고 스트리밍 시대의 대안적인 아티스트에 대해 얘기를 나눴지. (이날 주고받은 이야기는 6월 중에 별도의 레터로 공유할 예정이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이때 나는 '크리에이티브 오너십'이란 표현을 썼어. 오랫동안 생각하던 개념인데, 요즘에야 비로소 정리가 되기 시작했어. 그래서 오늘은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 거임.

1. 크리에이티브 오너십 vs 아티스트십

몇 년 전, '창의적 인재'라는 말이 유행할 때, 그 의도와는 달리 꽤 많은 친구들이 낙담했어. 자신은 창의적이지 않다는 거지. 그런 친구들에게 '아니야, 누구나 창의적이야!'라고 해맑게 얘기하다가 문득 '창의적으로 일해라!'는 말 자체가 꽤 폭력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누구나 창의적이라는 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쪽이든 저쪽이든 선택할 수 있는 게 중요한 거니까.  

한편, 우리는 흔히 '크리에이티브'를 특별한 감각과 재능으로 이해한다는 것도 깨달았어. 오케이, 창작이란 매우 특별한 능력이고 재능이야. 머릿속에 떠오른 개념을 구체화하고, 그걸 다듬고 다듬어서 그럴듯하게 만드는 일은 사실 매번 도전과 직관과 결정의 연속이니까. 특히 돈(=산업)이 개입하는 일이라면, 이건 아무나 하지 못하는 일이기도 하지. 우리는 이걸 흔히 '아티스트십'이라고 불러. 예술가적 자의식, 정체성, 방향성... 그게 뭐든.

그리고 이건 종종 성격에 대한 규정이나 선입견을 주기도 하면서 동시에 예술가에 대한 경외심을 자극하기도 해. '우진씨는 왠지 너무 아티스트 쪽일 것 같아서 회사에서 일하는 게 괜찮을지 걱정되긴 했어요.'(이거 실제로 '자주' 들었던 말)라든가... 봉준호 감독의 창의성을 탐구하면서 '봉테일'이란 말을 찾아낸 것처럼 말이지.

아무튼, 인공지능과 메타버스의 시대에 창의성은 새삼 더욱 중요해진다고 생각해. 물론 이 시대에 맞게 '창의성'을 (재)정의하는 건 좀 다른 문제겠지만, 일단 창작물의 완성도를 가르는 건 명백하게 아티스트십의 영역이라고 생각해.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건 기획과 컨셉만으로도 가능하지만, 그들을 붙잡아두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결국 완성도와 디테일의 힘이니까. 아티스트십은 그걸 가능케하는 마인드 셋이지.

하지만 지금은 완성도만 신경쓸 수는 없는 시대라고 생각해. 지난 몇 년 간 콘텐츠의 생산, 유통, 소비 환경은 급격하게 달라졌고 그로 인해 아티스트십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도 늘어났으니까. 그래서 나는 아티스트십을 '크리에이티브 오너십'이라는 개념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해. 물론 이건 법적인 정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로서의 '크리에이티브 오너십'을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란 점을 분명히 해둘 필요도 있을 것 같아. 마음가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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