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로에서 시작하는 케이팝 콘텐츠 플랫폼

⬅️ 케이팝 콘텐츠 플랫폼의 비전 ① | 시장과 문화, 무엇을 지향할 것인가?

올해는 CJ ENM의 문화사업 출범 30주년을 맞아 글로벌 케이팝 플랫폼 엠넷플러스(Mnet Plus)의 비전과 성과를 발표했다. 단순한 콘텐츠 시청을 넘어, 팬덤이 직접 참여하고 비즈니스가 연결되는 올인원 팬터랙티브(Fanteractive)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내용이다. 지난 글에 이어 이번 글에서는 김지원 사업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소개한다.

※ 엠넷플러스는 론칭 3년 만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25.10 기준)

이미지 제공 : CJ ENM

CJ ENM은 엠넷플러스를 통해 '시청'을 넘어선 '경험'의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투표, 서포트, 라이브 스트리밍, 실시간 톡 등 상호작용 기능을 고도화하여 경험을 확장하고, [숨바꼭질], [The City of Spy: NCT 127] 등 오리지널 예능 뿐 아니라 [MAMA AWARDS], [KCON] 등 CJ ENM의 메가 IP를 통합 제공한다. 또한 광고 기반 무료 시청 모델로 진입 장벽을 낮추고, 프리미엄 콘텐츠로 팬 경험을 심화시키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 인터뷰 | 제로에서 시작하는 케이팝 콘텐츠 플랫폼 

엠넷플러스 김지원 사업부장 | 사진 제공: CJ ENM

차우진: 엠넷플러스 사업부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요?

김지원: 엠넷플러스 사업부는 ‘엠넷플러스’라는 플랫폼을 직접 만들고, 성장시키는 모든 일을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업부 내에는 엔지니어링, 데이터, 프로덕트 같은 IT 테크 기반의 조직들과 팬터렉티브 콘텐츠, 광고, HIP 사업 등을 담당하는 조직들이 함께 하고 있는 데요. 플랫폼의 기획부터 개발, 운영, 마케팅 그리고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기 위해 긴밀하게 맞물려 움직이고 있습니다.

차우진: 콘텐츠 제작도 하세요?

김지원: 콘텐츠 제작은 엠넷의 제작진이 중심이 되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엠넷플러스는 그 콘텐츠가 팬들에게 더 잘 전달되고 확산시키는 일을 하고 있죠. 엠넷플러스 사업부는 쉽게 말해, ‘엠넷플러스’라는 바구니 안에서 콘텐츠 제작을 제외한 테크와 마케팅, 전략 등 다양한 조직들이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차우진: 그러면 일반적인 관점에서 엠넷플러스가 기존의 플랫폼들과 뭐가 다른지 궁금한데요.

김지원: 엠넷플러스는 '글로벌'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다른 형태의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존 방송 콘텐츠를 단순히 모바일로 옮겨 제공하는 방식이 아닌, 글로벌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케이팝형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고 운영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핵심이죠.

차우진: 일반 OTT와 비교해서, '케이팝의 OTT 버전'이라고 보면 될까요?

김지원: 그 질문이 저희 차별점을 설명하기에는 딱 맞는데요. 저희는 팬터랙티브(Fanteractive) 콘텐츠를 핵심 가치로 두고 있어요. 단순히 시청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팬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함께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보이즈 2 플래닛]의 경우, 서포트·투표·포토카드 같은 기능들이 콘텐츠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었고, 그 경험들이 다시 프로그램 기획에도 영향을 줬어요. 리니어(linear) 프로그램을 좀 더 양방향적이고 디지털스럽게 확장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엠넷플러스가 말하는 ‘펜터랙티브 콘텐츠’는 단순한 부가 요소가 아닙니다. 기획 단계부터 ‘이 인터랙션의 결과로 팬들이 좋아할만한 영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관점에서 시작되기 때문이죠. 결국 엠넷플러스가 케이팝 팬덤의 콘텐츠 소비 방식을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플랫폼이다보니 현재까지 저희와 동일한 형태의 플랫폼은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팬터랙티브(Fanteractive)는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가는 경험’입니다"

엠넷플러스의 지향점 | 사진 제공: CJ ENM

차우진: '팬터랙티브'라는 개념은 어떻게 구현될까요? 실시간 투표 이상의 뭔가가 있을 것 같은데... 엠넷플러스에서 정의하는 팬터랙티브란 어떤 건가요? 

김지원: 엠넷플러스가 정의하는 팬터랙티브는 콘텐츠를 ‘보는 것’을 넘어 ‘함께 만들어가는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투표는 가장 직관적이고 강력한 팬터랙션 툴이죠. 하지만 이를 단계적으로 확장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확장하면 ‘어떤 아티스트를 무대에 올릴지’를 팬들이 결정하게 할 수도 있고, ‘한 달 뒤 만들어질 무대에서 보고 싶은 조합’을 먼저 묻고 그 이후 기획이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런 구조라면 콘텐츠를 보다가 팬이 다음 방향성을 선택해 이어 보기도 하고, 투표를 통해 다음 콘텐츠가 연결되는 방식도 가능해지죠. 투표 뿐 아니라, 콘텐츠나 오프라인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일지 여러 각도에서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차우진: 팬들이 보다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거네요.

김지원: 네. 12월에 방송되는 [보이즈 2 플래닛]의 스핀오프 프로그램 [플래닛 C: 홈레이스]는 이미 방송 전부터 팬들에게 계속 미션을 주고 있어요. 예전에는 방송 중에 제작진/마스터가 제시하거나, 혹은 참가자들끼리 상의해서 미션곡이나 파트를 정했는데, 이번에는 팬들이 직접 경연곡이나 킬링 파트를 선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팬들 반응은 상이해요. '내가 원하는 멤버가 이 곡을 꼭 했으면 좋겠다'며 좋아하는 팬들도 있고, 이와 다른 반응을 보이는 팬들도 있고요.

[플래닛 C: 홈레이스] 예고 이미지

차우진: 그런 구조에선 제작하는 게 더 어려워질까요, 쉬워질까요? 

김지원: 저희도 이런 방식은 처음이라 제작진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어요. 음악 프로그램이나 예능 프로그램은 팬들의 반응이 절대적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요. 저희는 이미 엠넷에서 투표를 통해 인터랙티브 제작 방식을 제시한 것처럼, 디지털에서도 그 해법을 제시하고 싶어요.

차우진: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데뷔 전부터 팬을 만들어 성공 확률을 높이고 제작 리소스와 실패 확률을 줄이는 방식을 제안한 것처럼, 엠넷플러스에는 처음부터 그 경험들이 밀도 있게 녹아져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지원: 사실 팬들은 TV 프로그램 안의 모습 말고 다른 것들도 보고 싶어 한단 말이죠. 예를 들면, [엠카운트다운]가 끝나면 그 주에 최초 공개한 무대들 중에 뭐가 제일 좋았는지 투표를 해요. 그렇게 투표에서 1등을 한 아티스트만의 비하인드가 추가로 나가요. 투표하고 영향을 끼치면, 특정 팀 팬들을 위한 요소가 하나 더 생겨요. 이러한 팬들의 노력에 대한 혜택이 하나 더 생기는 점들을 정말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팬터랙티브를 '경험의 확장'이라고 생각하면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수집하게 한다든가, 나아가서는 오프라인 이벤트로 풀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결국 팬들과의 접점을 늘려나가는 형태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우진: 궁극적으로는 팬들에게 편집권까지 줄 수도 있겠네요.

김지원: 콘텐츠를 편집하는 것에는 IP의 권리에 대한 이슈가 있어서, 좀 더 후순위로 보고 있어요.

↔️ "할 수 있는 데까지 새로운 경험을 확장해보자고 생각해요"

차우진: 발표에서 '경쟁하지 않는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전체 산업 관점에서 새로운 파이를 키워 시장을 새로 만들면 협업 기회도 더 늘어날 수 있겠네요.

김지원: [숨바꼭질]에 다양한 소속사의 아티스트들이 출연했던 것처럼,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고 본인들의 아티스트들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웰메이드 콘텐츠를 제시하는 것이 목표예요.

또 다른 관점은, 마케팅 채널로서의 역할인데요. 유튜브 같은 거대 플랫폼에서 마케팅을 하려면 비용이 너무 커져서 큰 기획사가 아니라면 대응하기 어렵죠. 엠넷플러스가 중소 기획사의 아티스트나 신인들을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봐요. 케이콘이 그런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접점을 마련해 주는 역할을 했다면, 앞으로는 엠넷플러스가 디지털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글로벌해지고, 더 라이트해진 거죠. 

차우진: '참고할 만한 데가 없다'는 얘기가 이제 이해가 돼요. 그냥 OTT라고 이해하면 '방송국하고 뭐가 달라?'가 되는 거잖아요. 모바일과 글로벌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하겠네요. 

김지원: 코어 팬덤이 많은 플랫폼인데다가 디지털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로도 만족도를 높일 수 있잖아요. 디지털 영상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직캠'과 같은 형태로 콘텐츠를 보는 각도가 달라졌는데요, 이와 유사한 것을 콘텐츠로 제시하는 것은 기타 OTT가 하는 방식과는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차우진: 그렇다면 VR, AR, AI 같은 몰입형 기술들이 들어갈 여지도 있겠네요.

김지원: 네, 미래의 일이지만, 그런 영역까지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내부적으로 가능성을 확인한 단계이고, 향후 2년은 그 내용을 기반으로 고객을 확 늘려보는 단계고요. 그 후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데까지 확장해보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차우진: 그럼에도 CJ ENM은 음악 사업도 하고 아티스트 IP도 있잖아요. 그런 요소가 협업이나 시장 확장에서 충돌하지 않을까 궁금한데요. 

김지원: (웃음) 그 정도로 저희 영향력이 커졌으면 좋겠네요. 오히려 그때가 되면 저희는 인터랙티브 서비스답게 '메인 광고 자리는 누가 차지하면 좋을지 투표하자'고 하겠죠. 실제로 그와 비슷한 걸 하고 있어요. 좋은 노출 영역을 두고 팬들의 투표로 결정, 해당 아티스트의 영상을 노출해주는 경우도 있어요. 광고 구좌를 팬터랙티브하게 운영하는 거죠. 게다가 이렇게 선정된 아티스트의 광고를 엠넷의 TV 광고 지면에 노출하기도 해요.

♾️ "하나의 원천 콘텐츠를 무한정 확장하는 모델"

차우진: 엠넷플러스를 보면서 애니메이션 버티컬 OTT의 하나인 크런치롤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그런 역할도 기대하시나요? 

김지원: 버티컬 OTT라는 특성, 그리고 이 장르에는 코어 팬덤 즉 '덕후'들이 많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들이 있을 것 같아요. 콘텐츠의 유통/배급을 중심에 두고 코어 팬덤이 좋아할 기능들을 함께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비슷하게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요?

차우진: 그런데 크런치롤에선 [원펀맨]이나 [체인소맨]이 여전히 상위권에 있잖아요. 덕후 시장에서는 콘텐츠의 롱테일 법칙이 작동한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엠넷플러스의 주력 콘텐츠인 예능이나 오디션은 동시성이 중요해서 새로운 걸 끊임없이 공급해야 하는 이슈가 있지 않을까요? 

김지원: 약간 결이 다를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이 하나의 콘텐츠를 오랫동안 계속 즐긴다면, 하나의 콘텐츠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다양하게 만들어서 360도로 즐기는 게 케이팝 콘텐츠의 다른 면인 것 같아요. 고객 생애 가치(LTV) 관점에서 하나의 원천 콘텐츠에서 다양한 각도로 풀어낼 수 있거든요. [보이즈 2 플래닛]의 비하인드가 다양하게 릴리즈 되는 것 처럼요. 실제로, [보이즈 2 플래닛] 끝나고 10월 10일부터 미공개 비하인드 콘텐츠를 8편을 엠넷플러스 독점으로 제공했는데, 마지막 편 댓글이 거의 '이제 진짜 끝인가요? 더 주세요. 1년 내내 볼 수 있어요. 편집 안 해도 되니 그냥 주세요!' 와 같은 아쉬움을 격하게 토로하고 계시더라고요. (웃음)

[보이즈 2 플래닛] 비하인드

차우진: 팬의 관점으로 보면 완전히 새로운 제작 방식이나 개념이 되는 것 같아요. 인터랙션, 디지털 등등의 환경에선 전통적인 'A컷'과 'B컷'이라는 표현이, 즉 오리지널 외에는 부가 콘텐츠라는 관점 자체가 바뀔 수 있겠네요.

김지원: 완전히 다른 거죠. [2024 MAMA AWARDS]를 봐도, 멋진 무대라는 메인 이벤트가 있지만, 디지털로 풀어낸 콘텐츠는 아티스트 석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리액션 캠도 있고, 무대 뒤에서 진행된 추가 인터뷰도 있고, [마마미누]처럼 미미미누가 코멘터리를 하는 것도 있었어요. 하나의 메인 이벤트가 무한정 확장되는 거죠. 

차우진: 설명을 들으면 오히려 게임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제작이나 기획의 방향성이 아예 게임과 유사하네요. 

김지원: 네, 툴도 거의 비슷해요.

차우진: 이런 식으로 구현이 되면 기존의 콘텐츠 플랫폼 환경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해를 못할 수도 있겠어요. 

김지원: 사용자들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이해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익숙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낯선 영역이 많아서 저희가 어떤 서비스인지 알리기 위해서는 긴 설명이 필요한 어려움도 있어요 (웃음) 그래서 완벽하진 않지만, '팬 인터랙티브를 기반으로 한 케이팝 콘텐츠 플랫폼' 이라고 엠넷플러스를 설명하고 있어요.

💞 "기본적으로 '무언가의 덕후'인 사람들을 찾아요"

차우진: 이 사업부 전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다른 도전일 것 같아요. 

김지원: 사실 라이브 스트리밍을 잘했다거나 투표 플랫폼을 만들어 본 인력은 있지만 이 모든 걸 하나로 모은 사업을 해본 경우는 어디에도 없어요. 새로운 도전이죠. 그래서 내부에서는 정해진 것을 옮기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이 팬덤을 얼마나 잘 관찰하고, 여기서 뭘 주력해서 더 즐거운 경험을 제안해야할까'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이야기해야 되는 것 같아요.

차우진: 그렇다면 조직장의 입장에서 엠넷플러스에 함께 할 인재들에 대한 고민도 클 것 같아요. 앞으로의 미디어 환경이 원하는 인력에 대한 고민이기도 할 것 같고요. 

김지원: 직무에 따라 다르지만, 일단 케이팝에 대한 관심을 중요하게 보는데, 기본적으로 '무언가의 덕후였나'를 살펴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케이팝 덕후라기보단 '엠넷 덕후', ‘서바이벌 프로그램 덕후’였거든요. 그리고 새로운 틀을 상상해서 제시하고 논의해서 만들어 나갈 수 있는지, 실패하면 거기서 무엇을 배워서 다음 단계에 도전할 수 있는 지를 많이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차우진: 저는 종종 외국의 젊은이들에게 '한국의 케이팝 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받아요. 

김지원: 그런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직원들도 있어요. 케이팝을 좋아해서 한국에 왔고, 일을 하다 보니 저희 회사까지 오게 된 케이스들이죠. 게임 업계에서는 오직 그 게임을 좋아해서 모든 걸 아는 사람들이 게임 운영자(GM)가 되기도 하잖아요. 케이팝에도 그런 운영자들이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요. 

차우진: 엠넷플러스 입장에서 케이팝 시장의 포텐셜을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계세요? 

김지원: 사견입니다만 훨씬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봐요. 최근 들어 10대들이 케이팝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이전 세대와는 너무나 다른 게 보여요. 최근 몇 년 사이에 너무 많이, 너무 빨리 달라졌어요. 

차우진: 가장 큰 차이가 뭔가요?

김지원: 디지털 네이티브들이라서 그런지 케이팝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로 케이팝을 보니까 그들에게 대중음악은 '컨트리, 록, 댄스, 그리고 케이팝' 이런 식이더라고요. 

차우진: 이런 상황에서 저는 케이팝의 정의가 무의미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김지원: 한국이 원류가 되어 글로벌로 퍼져나가면 그게 케이팝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들의 성장 공식이나 성공 공식에서 케이팝의 영역이나 시스템을 이용했다든가 하는 것들이 케이팝을 정의하는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차우진: 마지막 질문입니다. AI 같은 새로운 기술들은 제작의 입장에선 굉장히 유용하지만 팬들의 거부감이 높기도 한데요. 엠넷플러스 입장에서 AI에 대한 정책이나 고민의 단계는 어느 정도인가요?

김지원: 저희처럼 새로운 걸 만드는 사람들이 AI 툴을 안 볼 리 없죠. 기본적으로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에 AI를 어떻게 녹여낼까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일단 현지화 작업에는 AI가 정말 유용해요. 그런데 케이팝에는 ‘자컨’도 많고 ‘슬랭’도 많아서, 스크립티드 콘텐츠에 비해 AI 번역이나 STT(Speech-to-Text) 같은 것들이 되게 어려워요. 트레이닝을 많이 시킬 수밖에 없죠. 

그리고 지금 10대들은 궁금한 게 있을 때 웹 검색을 하지 않고 AI에게 물어보잖아요. 그래서 저희 프로그램 정보가 '웹에 게시되어야만 할까'라는 고민도 있어요. 콘텐츠 영역에 AI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에 대해 적극적으로 살펴보지만, 일단은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차우진: 알겠습니다. 인터뷰는 여기까지 정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지원: 수고하셨습니다.

⬅️ 케이팝 콘텐츠 플랫폼의 비전 ① | 시장과 문화, 무엇을 지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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