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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용 대표의 메시지 | 관점을 파는 일

[관점을 파는 일]의 일부를 공유합니다 ⑤

2025.11.22 | 조회 2.74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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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을 파는 일]은 5년 간 뉴스레터를 운영하며 고민하고 실험한 과정을 정리한 책입니다. 11월 한 달, 토요일마다 책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오늘은 2021년에 처음 유료 레터를 보낸 때의 경험과 조수용 JOH 대표님과의 인연(?)에 대한 에피소드를 공유합니다. 일면식도 없던 조수용 대표님이 보낸 메시지 덕분에 저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관점을파는일


조수용 대표님께 책을 전한 날
조수용 대표님께 책을 전한 날

2021년: 뉴스레터만으로 유료화가 가능할까?

2021년 1월, 나는 월 구독료 만 원을 받고 뉴스레터를 유료화했다. 오랫동안 고민한 유료화를 비로소 시작했으니 이제 열심히 쓰기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유료화는 단지 시작일 뿐 2021년부터 2025년 현재까지 뉴스레터 유료화는 내게 끝없이 이어지는 실험의 연속이(었)다.

2021년은 뉴스레터처럼 1인 창작자를 위한 서비스가 대거 등장한 해이기도 했다. 1월부터 ‘클럽하우스’가 유행했다. 같은 시기에 ‘비스테이지’라는 SaaS(Software as a Service)도 등장했다. 위버스를 개발한 핵심 인물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비마이프렌즈가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2021년 5월에는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의 ‘클로즈’ 베타 서비스가 시작되었다(정식 서비스는 2022년 2월 18일). 여름에는 ‘블루닷’이라는 뉴스레터 기반 1인 미디어 서비스도 생겼다. ‘미디어스피어’라는 스타트업이 만든 서비스였는데, ‘닷페이스’ ‘디에디트’ ‘뉴닉’ 등에 초기 투자한 메디아티의 주요 멤버들이 설립한 곳이었다. 유명 번역가인 박상현 칼럼니스트의 뉴스레터 ‘오터레터’가 블루닷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공교롭게도 나는 이 모든 서비스와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었다. 적어도 2021년엔 한국에서 유료 뉴스레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비스테이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블루닷, 스티비 같은 여러 구독형 뉴스레터 전문 서비스로부터 제휴, 이전, 협업 등에 대한 연락을 받고 적어도 한 번 이상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2021년에 내가 선택한 유료화 방식은 시간차를 두고 무료와 유료 콘텐츠를 구분하는 것이었다. ‘기다리면 무료(2주 뒤 무료로 전환되는 콘텐츠)’와 ‘기다려도 유료(무료로 전환되지 않는 콘텐츠)’로 구분했는데, 이는 웹툰의 방식을 참고한 것이다. 그런데 얼마 안 가 이런 방식은 유료 전환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웹툰처럼 욕망을 자극하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는 기다림을 못 견디게 만들지만, 뉴스레터 같은 정보성 콘텐츠는 기다림과 아무 상관이 없었다. 본질적으로 정보성 콘텐츠가 과연 유료화에 적합한지 의문마저 들었다.

특히 나는 2000년 초반에 포털의 뉴스 서비스 기획팀에 있었고, 급변하는 업계 한복판에서 전문 기자로도 활동했고, 인터넷 웹진을 기반으로 한 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로서 미디어 산업의 구조 변화를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그런 입장인 만큼 지금의 미디어 환경이 독점적인 정보, 다시 말해 돈 받을 만큼의 가치가 있는 정보를 배포하는 데 적절하지 않음을 너무 잘 알았다.

블로그와 게시판과 소셜미디어가 기존 미디어를 대신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사례를 고민했던 경험이 내 생각을 바꿨다.

이전엔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했었다.

내 콘텐츠가 과연 매달 돈을 내고 받아 볼 만한 내용일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질문은 이렇게 바뀌었다.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낼 콘텐츠는 무엇일까?

두 질문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르다.

전자의 주인공은 '나'다. 내가 팔고 싶은 것을 고민한다는 얘기다. 후자의 주인공은 '너'다. 네가 사고 싶은 것을 팔겠다는 얘기다. 질문이 바뀌자 내가 쓰는 것, 애초에 내가 하고 싶었던 것, 나아가 내 정체성과 커리어와 비전 전부를 원점부터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내가 제공하고 싶은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 차이는 어디서부터 오는가.

보통 사업이란 남이 사고 싶어 하는 것을 팔 때 성립된다고 한다. 하지만 내게 그것은 제품이나 생필품에 국한되는 이야기였다. 내가 제공하는 것은 정보와 지식을 기반으로 한 관점이었다. 그리고 이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었다. 내 딜레마는 바로 거기에 있었고, '나'와 '너'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정말 치열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2021년 3월, 뉴스레터 유료 구독자가 100명을 넘었다. 뉴스레터만 써서 월 100만 원의 매출을 만들었다. 이 100만 원을 위해 나는 일주일에 2 ~3회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거의 매일 밤을 새웠다. 말도 안 되게 적은 수익이었다. 생계를 위해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 온라인 미디어에 글을 쓰거나 강의를 하거나 방송에 출연하는 등 다른 일을 해야만 했다. 덕분에 시간이 늘 모자랐다.

프리랜서로 열심히 일했던 30대 중반에도 시간과 수입이 부족했지만 신나고 즐거웠다. 그때는 내가 성장하고 있음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40대 후반에는 그렇지 않았다. 막연하고 불확실한 내일을 위해 현재를 몰빵하는 기분이었다. 불규칙한 생활로 건강을 망칠까 두려웠다. 어느 날 내가 지금 대체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여름이 되기 전에 ‘밤레터’를 종료했다. 정보성 콘텐츠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매주 음악 업계 뉴스 헤드라인을 정리하고, 거기서 특정한 주제를 골라 더 깊이 파고들었다. 음악 뿐 아니라 테크와 미디어 업계의 변화도 체크했다. 매일 구글 뉴스의 영어 키워드를 검색하고 국내외 논문도 뒤졌다. 여전히 시간은 부족하고 너무 피곤했지만, 전에 비해 어디로 갈 지 조금은 명확해졌다.

다만 내 콘텐츠의 구독자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손에 잡히지 않았다. 내가 발행하는 뉴스레터를 어떤 사람이 구독하는지 알아야 그들이 원하는 키워드를 더 정확하게 맞추고 주제나 방향도 잘 정리할 수 있을 텐데, 그게 어려웠다. 구독자의 이메일 도메인은 대부분 G메일이나 네이버 메일이었다. 

나는 키워드를 바꿔 가며 트위터, 인스타그램, 블로그, 게시판을 훑어보고 내 뉴스레터가 어떻게 공유되는지 찾았다. 취준생이나 저연차 직장인이 스터디하면서 정리한 내용이 보였다. 혹은 케이팝 팬들이 덕질하는 게시판에 공유한 글도 보였다. 다시 말해 내 뉴스레터 구독자는 팬덤, 대학생, 직장인까지 매우 폭넓게 분포되어 있었다. 다시 원점으로. 나의 독자는 누구일까.


그러던 어느 여름날, 뉴스레터를 쓰느라 거의 밤을 새운 아침에 갑자기 페이스북 메시지 알림이 울렸다.

“TMI.FM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라는 짧은 메시지였다. 그런데 중요한 건 내용이 아니라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었다. 『매거진B』의 발행인이자 당시 막 카카오의 공동대표 임기를 마친 조수용 JOH 대표였다. 조수용 대표와 나는 일면식도 없었기 때문에 이 갑작스러운 연락에 나는 당황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해서 바로 답장을 보내지 못했다. 너무 짧게 쓰면 무례해 보일 것 같고, 너무 길게 쓰면 가벼워 보일 것 같았다.

“고맙습니다. 저도 대표님에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간신히 이런 무난한 내용의 답장을 보냈다. 그 뒤로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고 조수용 대표를 바로 만나지도 못했지만(그를 만난 건 이 일이 있고서 몇 년이나 지난 뒤였다) 내게 이 순간은 매우 중요했다. 내 고민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고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내 뉴스레터의 진짜 독자는 누구일까?

나는 내 뉴스레터의 구독자를 2030 직장인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더 짧고 쉽게 레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래서 “뉴스레터가 좋은데 내용이 너무 어렵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난감했다. 특히 당시 뉴스레터를 비롯해 거의 모든 미디어가 MZ세대가 선호하는 문법과 표현을 강조했는데, 내 글과 생각이 이런 시대와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생각에 조금 우울하기도 했다. 그런데 조수용 대표의 메시지가 바로 이 고민에 대한 힌트를 주었다.

애초에 나는 그렇게 대중적인 칼럼니스트가 아니었다. 베스트셀러도 없고, 인기 있는 비평가도 아니었다. 특히 엔터 문화 산업에 대한 내 관점은 일간지나 월간지에 실리기에는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독특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런데 조수용 대표 같은 사람이 내 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니!

그렇다면 내 독자는 조수용 대표처럼 남다른 방식으로 큰 성과를 낸 사람들이 아닐까? 독창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키운 경영자들이 내 뉴스레터를 참고삼아 읽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내 얘기가 그들에게 도움이 될지 아닐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들에게 닿을 수 있다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내 속에서 어떤 변화와 확신이 생겼다.

오케이, 뉴스레터가 어렵다는 얘기는 신경 쓰지 말자. 그저 내 방식에 집중하자. 내 관점을 더 깊이 다듬어 보자.


독자에게 친절한 것과 중요한 맥락을 생략하는 것은 다르다. 쉽게 쓰는 것과 짧게 쓰는 것도 다르다. 특히 나는 대중적 이슈를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내 관점을 드러내고 강조하고 설득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 그게 더 재미있고 내게 의미 있기 때문에 25년이 넘게 계속 쓸 수 있었다. 관점을 더 밀어붙이기 위해 공부하고 조사하고 생각하는 게 나의 일이다. 뉴스레터는 그걸 위한 수단이지 핵심이 아니었다.

깨달은 게 또 하나 있었다. 막연히 독자의 규모만 키우는 건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숫자는 중요한 지표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떤 독자가 나와 진정한 관계를 맺고 있느냐였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좇기보다 조수용 대표처럼 남다른 방식으로 큰 성과를 내거나 그런 사람처럼 되고 싶은 사람이 내 글을 읽는 게 나에게는 더 중요했다. 요컨대 내 뉴스레터는 틈새시장에 있었다.

매스 미디어가 지배하던 시절에 틈새시장은 시장성과 확장성이 없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스마트폰이 매스 미디어를 대체하는 지금 사실상 거의 모든 시장이 틈새시장이 되었다. 틈새시장은 규모가 아니라 밀도가 중요한 시장이다. 그래서 밀도를 높이면 강력한 브랜드와 지속 가능한 구조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자 많은 것이 선명해졌다.

굳이 뉴스레터를 하는 건 그게 즐겁기 때문이다. 그걸 통해 얻는 것은 수익이 아닌 완전히 다른 것이다. 내 경우엔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는 것이었다. 내가 정말로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었다. 처음 유료 구독자가 100명을 넘었을 때, 내가 얻은 것은 월 100만 원의 매출이 아니라 자신감이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내가 직접 내 콘텐츠를 팔아 본 경험에서 오는 자신감.

연말이 되자 뉴스레터 전체 구독자는 1000명을 넘었다. 2021년은 이전엔 생각지도 않았던 일을 시작한 해였다. 뉴스레터를 유료화하면서 내 시간과 역량을 거의 한계치까지 밀어붙이기도 했다. 접점이 없던 기업에서 강연을 하고, 스타트업의 컨설팅도 맡게 되었다. 아티스트, 팬덤, 미디어의 관점에서 케이팝을 분석한 8부작 다큐멘터리 『케이팝 제너레이션』을 직접 제작하고, ‘아기 상어 신드롬’을 일으킨 더핑크퐁컴퍼니의 실무 이야기를 다룬 『마음의 비즈니스』라는 경제경영서도 썼다.

내 삶의 어떤 것이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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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추천하는 말
들어가는 말: 돈돈거리는 이야기 혹은 좋아하는 일로 먹고사는 이야기

1. 왜 뉴스레터인가?
    2013년: 세상이 바뀌고 있네?
    2014년: 변화와 위협
    2015년: 스타트업에 들어갔다(1)
    2017년: 평론가 타이틀을 떼고 싶어요
    2018년: 스타트업에 들어갔다(2)
    2020년: 세상이 계속 바뀌고 있네?

2. 뉴스레터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필요했던 것
    브랜딩: ‘왜’를 정의하기
    커뮤니티: ‘누구’를 정의하기
    콘텐츠: ‘무엇’을 정의하기
    수익화: ‘어떻게’를 정의하기

3. 뉴스레터 연대기: 읽고 쓰고 생각하라
    2020년: 밤에도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뮤직레터
    2021년: 뉴스레터만으로 유료화가 가능할까?
    2022년: 월 구독료 10만 원의 실험
    2023년: 콘텐츠 비즈니스의 3C(콘텐츠,커뮤니티, 커머스) 구조를 고민하다
    2024년: ‘음악산업의 내일’을 궁리하는 뉴스레터
    2025년: 엔터문화연구소, 그리고 오래 하는 일의 가치

4. AI 시대에 창작자로 살아남기
    AI가 왜 중요할까?
    ‘AI 서비스로 월 천만 원 벌기’ 같은 말에 휘둘리지 않기
    어? 세상이 ‘계속’ 바뀌고 있네?! : AI를 대하는 네 가지 자세
    크리에이티브는 모험의 영역 : 급변하는 세계에서 변하지 않는 것

5. 이 시대 창작자에게 제일 필요한 것
    창작자는 3단계를 거치며 성장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 ‘리더십’
    우리는 어떻게 좌절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을까

부록: 뉴스레터에 관해 많이 받는 질문들
나오는 말: 우리 계속 연락하자! Let’s keep in touch!

첨부 이미지

※ 조수용 대표의 새 책 [비범한 평범]

조수용 대표가 직접 뽑은 51개 브랜드의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교보문고에서 예약 판매 중.

클릭하면 예약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 비범한 평범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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