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장]
매 주 3회까지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인스타에 각 에피소드 타이틀과 링크를 20여회까지 업로드 하면서 구독자를 모으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1달 넘게 구독자가 단 한명도 늘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다.
안 되는건 그냥 빨리 접고, 매출을 낼 수 있는 다른 일을 하는게 어떻겠냐고 남사장을 닥달했다.
대화가 아니라 통보였다. 그냥 그만 두고 싶었다.
남사장은 침묵했다.
스스로 끈기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내가 어떤 일을 했을 때 잘 되지 않았다는 결과값을 받아들이는게 어려웠다. 입시와 수능으로 물든 한국의 교육 환경에서 평균점을 유지하며 살았기에, 점수로 결과를 받는 실시간 피드백에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받는 이 점수가 마치 영원할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무언가를 지속하는데 필요한 것에 끈기와 인내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엄청난 보상으로 돌려받을 거라고 믿는 자기자신에 대한 기대감이 필요하다.
그런 기대값이 없이는 사업을 시작하기도, 유지하기도 매우 매우 어렵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교육은 지속가능성을 교육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 대한민국의 교육제도 속에서 유년기, 청소년기, 청년기를 모두 보낸 나는 교과서에 적힌 대로 착하게 따라하는 것에는 그래도 연습이 되어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책 <부의 추월차선>을 읽고 부에 대한 생각이 나와 다른 사람들로 부터 거리를 두라는 조언을 그대로 실행했다.
삶은 예전보다 더 고립 되었고, 딱히 한순간에 수입이 늘어나지도 않았다.
책이 말해주지 않는 수많은 중간 에피소드들을 직접 몸으로 겪어 보면서 이제야 비로소 성공한 사업가들의 피 땀 눈물을 이해하기 시작한 듯 하다.
성질도 급한 내가 돈도 안되는 이 뉴스레터를 그나마 꼬박꼬박 쓰고 있는 이유는
- 나와 함께하는 좋은 파트너들 (남사장, 비즈니스 멘토님, 다른 비즈니스 파트너 분들과 구독자님들)이 있어서고
- 글로 쓰는 것 말고는 딱히 대화를 나눌 사람이 물리적으로 주변에 없기 때문이다.
꼭 사업을 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소중한 무언가를 세상으로부터 지켜내려는 모든 도전하는 사람들은 공감하는 내용이라 생각된다.
[남사장]
"나는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사업가다."
수차례 되뇌였던 나만의 만트라 (영적 또는 물리적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고 여겨지고 있는 발음, 음절, 낱말 또는 구절) 중 하나이다. 왕초보 입장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주변에서의 나의 평가는 사업가로 인정받기 보다는 꿈을 꾸는 몽상가 정도로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제야 조금씩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는게 주변에서 비즈니스 관련된 질문을 자주 받는다.
사업자등록은 어떻게 하냐, 세금은 어떻게 하냐, 아이템은 어떻게 찾냐 등 주로 "How_어떻게"에 해당하는 질문이 주를 이룬다. 최근에는 놀랍게도 나의 능력을 심지어 돈을 내고 배우고 싶다는 친구도 나타났다.
내가 대단한게 아니라 주변인들보다 조금 일찍 사업의 재미와 필요성을 알았던 것 뿐이라 생각하기에 성심껏 그들을 돕고 있다. 그렇게 친구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구체적으로 사업 계획이 있는 경우와, 막연하게 물어 보는 경우가 있는데 희안하게도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있을수록 나랑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 아이템은 무조건 성공이야. 다 만들어놨어. 딱 ㅇㅇ만 있으면 됨!"
계획이 있는 친구랑 하는 대화 중에 반드시 나오는 이야기다. 성공을 자신하는 것을 뭐라고 할 생각 전혀 없다. 다 만들어 놨다는 말에도 이의를 제기할 생각이 없다. 딱 ㅇㅇ. 이 부분이 항상 나와 친구 사이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부분이다.
혹시 ㅇㅇ 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용기? 의지? 노력? 정답은 10억이다. 그들은 약속이나 한듯 10억만 있으면 자신이 기획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고, 성공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럼 나는 묻는다. 왜 10억인지. 10억이 없으면 왜 못하는지. 다른 대안은 있는지, 10억을 마련할 계획은 있는지 등등.
이 대화의 끝은 항상 10억이 없어서 사업 못한다로 끝나지만, 나는 절대로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 아쉬움이 크다. 정말 그들의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실행만 하면 될 것 같은데 다들 10억이 있는 상태에서의 사업만을 꿈꾼다.
<독서를 시작하고 조금 지나서 읽었던 책으로 안빈낙도의 삶을 완전히 버리는데(?) 일조한 책.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든 책. 이 책이 없었다면 그냥 독일 회사 다니는 사람으로 남아 있었을 듯. 결론적으로 이 책을 여사장에게 소개하여 여사장과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었다.>
<부의 추월차선>에 따르면 무시무시한 말이 나온다.
독자가 부에 대한 생각이 자신의 아내와 달라서 고민이라고 하자 <부의 추월차선> 저자인 M.J드마코 형님은 자신의 책을 소개하고 알려주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월차선이 아니라 서행차선이나 인도를 유지하려고 한다면 헤어지라고 한다. ㅎㄷㄷ
드마코 형님의 가르침을 일정부분 착안하여 관계를 끊기보다는 그 친구와 더이상 사업, 돈, 아이디어 관련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 내 친구이고, 또는 지인이라, 함께 잘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예전에는 시간과 노력, 열정을 다해 그를 설득하려고 했었다. 이제는 아쉽지만 달라졌다. 마치 벽에 나혼자 이야기 하는 것 같았던 그 시간에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을 챙기고, 내 할 일에 더욱 집중하여 효율적으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사용하고 싶어졌다.
이런 식으로 하니 주변에 점점 비즈니스를 이야기 할 사람이 여사장과 멘토 제외하고 딱히 없어지고 있는 중이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 뭔지 모르겠다만, 막연하게 물어 보는 친구들과 새로운 비즈니스 관계를 형성하면서 넓어질 예비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 구축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가?
누군가와 허심탄회하게 비즈니스를 이야기할 사람이 있는가? 비즈니스는 고사하고 서로 이야기 하고 응원하고 도와주면서 함께 성장할 지인이 있는가? 있다면 부럽다. 없어도 낙심하기 이르다. 우리와 함께 이야기 해 보자.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