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남사장과 여사장의 독일 비즈니스 에세이를 구독해 주신 여러분,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희는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더 이상은 지금처럼 남사장과 여사장의 에세이로 함께할 수 없는 지극히 내부적인 회사 사정이 생겼습니다.
그 발단과 전개, 그리고 앞으로의 저희 행보를 이 뉴스레터를 통해 이제까지 저희를 믿어 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또 무엇보다 부족한 저희의 에피소드를 글을 통해 공감해 주신 여러분께 가장 먼저, 가장 비밀스럽게 알리고자 합니다.
저희가 2023년부터 2024년 12월까지 매주 발행해 오던 뉴스레터를 정리하기로 결정하게 된 계기는 저희가 회사 인턴을 뽑으면서부터였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 잘 아시다시피, 저희는 남사장과 여사장으로 만나 함께 공동대표로서 독일에서 꾸준히 여러 분야의 사업에 도전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2024년 정식으로 비영리 협회를 설립하고,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저희만의 길을 즐겁게 그리고 열심히 가고 있었지요.
하지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주일, 이주일, 한 달이 걸려 만들어 놓은 협회 소개 자료가 저희의 타겟 고객에게 전달이 되는지 안 되는지도 모르겠고,
최신 버전으로 최소 6번을 수정한 최종 시안도 최종이 아닌 끝없는 수정의 구렁텅이에 빠진 듯했습니다.
인건비와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고자, 비영리 기관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남사장과 제가 거의 모든 사무와 행정 또한 도맡아 진행했습니다. 남사장은 저희 프로그램으로 고정 매출이 목표 금액만큼 나오기 전까지는 본인이 모든 교육 콘텐츠를 직접 강의하겠다며 다시 잠을 줄여 가며 일을 하고 있고, 저는 독일에서 남들이 부러워하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내 꿈과 비전을 위해 살겠다며 이렇게 협회 사업에 올인하고 있지요.
저희가 만든 협회의 주요 프로젝트는 교육과 문화 분야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현재 주력하고 있는 교육 콘텐츠는 체험해 보신 분들께서 찬사를 아끼지 않을 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요. 오랜 시간 남사장과 제가 서로의 직업적 커리어 및 15년이 넘는 독일 생활의 경험을 반영하여 만든 콘텐츠이다 보니 당연히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소개된 적도, 알려진 적도 없는 특수하고 희소성 있는 정보를 전달하고, 무엇보다 한국의 인재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루트를 통해 글로벌 커리어를 개발할 수 있는지를 단계별로 가이드해 드리고 있으니까요.
생긴 것도, 취향도 참 다른 남사장과 저이지만 자기 자신의 일을 할 때보다 다른 이들의 과제를 보며 더 많은 솔루션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는 점에서 닮은 점도 참 많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에는 피튀기듯 싸우는 저희지만, 그래도 서로를 누구보다 아끼고 있다고 믿어 왔습니다. 저는 정말 남사장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진심으로 고마웠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희 협회에 독어독문학과를 갓 졸업한 20대 여성 인턴이 들어오며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줌 미팅으로 인턴 면접을 진행하였기에 실물을 본 적은 없지만, 화면으로 보기에도 아주 호감이 가는 그런 분이더군요. 게다가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니 목소리에서 적당한 자신감과 성실함, 그리고 영민함까지 느껴지더라고요.
독어독문학과와 마케팅 홍보를 복수 전공한 인재를 절대로 놓칠 수 없다고 저희 협회의 임원진은 짧은 시간 내에 의견을 일치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인턴십 계약을 맺고 두 번째 미팅 시간에 저희 협회의 SNS 마케팅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작성해 오셨습니다. 저희가 지시하지도 않았는데 자발적으로요.
그리고 그 내용은 더 가관이었습니다.
"후기는 없나요?"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고 있는데, 왜 고객 만족도를 가늠할 수 있는 후기가 단 하나도 블로그나 홈페이지 혹은 인스타그램에 노출되지 않았는지를 궁금해하셨습니다.
그리고 종합적인 저희 협회의 SNS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피드백을 듣자마자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 프로그램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 주셨던 분들의 의견과 그분들의 이야기 그 자체를 콘텐츠화하자!"
그래서 저는 다음 주부터 바로 저희 메일리 뉴스레터의 방향을 완전히 새롭게 협회 교육 콘텐츠에 대한 내용으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저희의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신 분들이 교육 콘텐츠와 무관하게도 즐길 수 있도록 스토리와 글로벌 인사이트가 있는 내용을 계속해서 다루려고 하고 있지요.
다음 주부터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달라지는 저희 뉴스레터의 내용을 기대해 주세요.
지금까지는 남사장이 저에게 제일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였는데, 이제는 어쩌면 저희 인턴에게 제 마음을 빼앗겨 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이렇게 흔들려도 되는 걸까요?
저희 협회, 이제는 인턴도 뽑고, 내년에는 국내외 직원도 채용하려고 합니다. 진짜 멋지죠?
여러분께서 꾸준히 구독해 주신다면 또 더 멋진 소식과 희소성 있는 독일 정보를 전해 드릴게요.
Vielen lieben Dank. Und auf Wiedersehen.
(정말 감사합니다.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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