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장]
사업을 한다고 마음 먹었을 때 여러가지 생각과 고민을 했었다.
그 중에서 지금 생각하면 아주 정신나간 고민이 한가지 있다.
"세금은 어찌해야나?"
심지어 이 고민을 해결한답시고, 개인 사업자인데다가 아직 매출이 단 100원도 생기지 않았는데 세무사부터 찾아서 계약을 했다. 사업을 하려고 사업자등록만 한 상태에서 월 55,000원씩 매달 지불하는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된다. 부가세 신고같은 것은 추가비용이 또 발생했었다.
습관이 정말 무서운 것이 아무리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마인드 셋팅을 다시 했었지만
어떻게 돈을 벌까가 가장 우선시 된 것이 아니라 돈 쓸 궁리부터 했다.
필요하지도 않았는데 Zoom 1년 결제하고, 무료 서비스로도 충분하지만 일단 유료 서비스를 구매한 것도 있고, 이메일 계정, 마이크로소프트 패키지 등 들지 않아도 될 돈을 사업 준비라는 이유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또 아무런 죄책감이나 피드백 없이 써버렸다.
초반에 자질구리한 것의 로스를 줄여서 핵심 아이템, 주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데 집중했어야 하는데 행정일에 왜 그렇게 집착했는지.....
그때보다 조금 성장한 상태라 그런가? 지금은 어떻게 하면 매출을 낼 수 있을지 매일 고민한다.
어? 이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사업을 하면 매출 고민만 하는 것 아닌가 싶을텐데, 나는 벌고 싶은 목표는 있지만 그 흔한 년간 목표 매출 또는 월간 목표 매출도 없었다. 2024년 2월에는 인생 처음으로 목표 매출을 총회를 통해 외부에 공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얼마 벌고 싶고, 어떻게 매출을 낼까 고민하는 것보다 행동이 중요했고, 그 행동과 더불어 중요한 것이 내가 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그렇다. 얼마를 벌겠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사업자금이 없으면 매출을 낼 수 없다. 사업자금을 내 스스로 모았던, 주변에게 빌렸던, 은행 대출이나 투자던 간에 , 중요한 것은 매출을 내기 위해 돈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돈을 마련하려면 우리의 아이템과 비전을 최대한 쉽게 상대를 이해시켜야 했고, 눈에 확 띄는 자료도 만들어야 했다. 그렇게 주변사람들 부터 만나 투자 이야기를 시작했고, 결과는 거절의 연속이었다. 이러다가 주변 사람들이 다 떠나가겠다고 우려하는 부인의 말을 이해는 하지만 매출을 내기 위해서 자금을 구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사람들을 만나 나의 예상 매출과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여사장]
내가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기 전, 대충 코로나 팬데믹이 오기 전 어느 날 아끼던 후배와 함부르크 중국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나는 좀 크게 생각하고 크게 행동하고 싶어.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혼자서는 안 될거 같아.
그래서 함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사람이 없어서 너무 답답해. "
사실 답답한 정도가 아니라, 나는 그 당시 정말 많이 지쳐있었고 꽤 우울했었다.
그리고 그냥 답답한게 아니라 세상이 원망스럽고 미웠다.
'왜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없는거야?'
그래도 내가 아끼는 후배였고, 내가 함께 멀리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던 친구라 내 1조 비전을 말해 보았는데, 당시 그 친구의 반응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언니,,, 1조가 얼마나 큰 돈인지 알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1000억 버는것도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인데, 거기에 몇 배를 벌어야 되는지 계산해 보시면 그렇게 쉽게 아무렇게 말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란걸 아실 거예요."
한심하다는 듯, 약간은 타이르듯이, 그렇지만 무서울 정도로 냉정하게 말하던 그 친구의 눈빛.
그 때 그 친구는 정말 좋은 의도로 나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하려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세상 원망으로 가득 찬 내 마음에 그 친구의 눈빛은 다음과 같이 해석되었는데
'평소에 밥 잘 사길래 돈 개념이 없나보다 했는데, 진짜 아예 개념이 없구나.'
그게 아닌데. 나는 정말 크고 멀리 가고 싶어서 평소에 밥은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던 내가 기꺼이 샀던 것이고, 1조라는 돈은 정말로 내가 그 정도로 크게 생각하고 멀리 가보고 싶어서 진심으로 꺼낸 솔직한 마음이었는데.
남들이 비웃을까봐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던 내 꿈이 입 밖으로 나오자마자 찬물세례를 받았다.
그리고 그 이후로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후배와는 연락이 끊기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한 1여년 간을 다시 입 닥치고 내 꿈은 내 망상 안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가두고,
내 스스로를 세상 부적응자. 허세나 부리는 망상증 환자. 주변에 친구하나 없는 아웃사이더. 등으로 비하하면서 내 꿈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였을 거라는 합리화를 했다.
나에게는 내 꿈 보다는 나 스스로를 상처 입히는 쪽이 더 쉬웠었다.
그런데 진짜 꿈은 결국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코로나 팬데믹 덕분에 유투브를 평소보다 더 많이 시청하게 되었고, 그러던 중 켈리 최 회장님의 세미나와 보도섀퍼 강연과 같은 소위 부자되는 방법에 대한 강연을 접할 수 있었다. 그렇게 몇 가지 부자의 습관들을 실천하면서 나는 지금 책상 위에, 그리고 지갑에 연매출 1000억 기업가치 1조라는 메세지가 적힌 명함을 자랑스럽게 가지고 다닌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후배를 다시 만나 밥 한번 사면서 내 꿈과 비전에 대해 떳떳하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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