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세계 속으로

안녕하세요, 구독자.

상은입니다. 

수술은 잘 끝나서 일요일에 퇴원했어요. 본가에서 쉬고 있습니다.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어요. 느릿느릿 걸어서 집 근처에서 커피도 마시고, 밥 먹는 양도 늘었고, 재채기해도 수술 부위가 덜 땡겨요. 앞으로도 계속 회복해 가겠죠.

금요일에 병원 가서 경과를 확인할 거고요, 다음 일정은 그 후에 정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늘 방학이었지만) 방학 첫 주처럼 보내고 있어요. 태블릿과 와이파이만 있으면 어디든 가만히 누워있을 수 있다는 걸 다시 깨달았습니다. 전에도 꼼짝않고 누워서 시간을 보낸 적은 있었지만 이번만큼 당당하진 않았어요. 

요새 유튜브 볼 거 없다며 드라마 영화 요약본도 보고, 모여서 떠드는 영상보고, 직캠보고, 자컨보고, 지금사면 후회하는 트렌드템도 보고요. 굳이 살 거 없다며 SPA 브랜드 웹사이트 돌면서 세일 장바구니도 담아보고, 잡다한 걸 로켓배송 시켰다가 반품합니다.

그러다 글을 읽는게 좋겠지 생각하면서 신문이랑 전자책도 뒤적거려 봅니다.  

지난 편지에서 '인생은 콘텐츠다' 외쳤는데, 하루종일 스크린 들여다보는 일상은 콘텐츠 과잉이에요.

구독자, 그래도 후반전은 마음이 가벼워요. 맛있게 먹고, 푹 자고, 살살 걷는 것만 생각하기로 합니다. 아, 딸기도 실컷 먹을거에요. 

이번에도 잘 지내고 있다고 근황 전합니다. 

2023년 12월 13일

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