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달러 조달 이후 남은 과제
오라클을 둘러싼 질문은 AI 수요가 있느냐에서 그 수요를 감당할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느냐로 바뀌었습니다. 회사는 10월 28일 투자자 행사에서 2027~2030회계연도의 추가 시장 조달을 200억 달러로 제한하겠다고 밝혔고, 며칠 뒤 그 금액을 주식과 채권으로 모두 조달했습니다. 당장의 자금 부족 우려는 낮아졌지만, 앞으로 필요한 데이터센터 구축비를 어떻게 감당할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조달 조건도 가볍지 않습니다. 오라클은 주식 8,620만 주를 주당 116달러에 발행해 100억 달러를 마련했고, 나머지 100억 달러는 만기에 따라 연 7~8.65%의 이자를 부담하는 선순위채로 조달했습니다. 이는 2027회계연도 1분기에 실시한 200억 달러 규모의 ATM 주식 발행과 별개입니다. 주식 발행으로 기존 주주의 지분은 희석됐고, 채권에 대한 이자는 앞으로 매출이 기대대로 늘지 않더라도 지급해야 합니다. 자금 조달에 성공했지만 그만큼 주주가 감수해야 할 부담도 커졌습니다.
오라클은 앞으로 영업현금흐름과 고객 선지급금, 고객 제공 하드웨어, 벤더 금융 등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투자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추가 시장 조달을 최소화하면서 2028회계연도 하반기에는 잉여현금흐름을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이번 조달이 대규모 선행 투자의 마지막 고비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러려면 신규 데이터센터가 예정대로 가동되고, 늘어나는 매출이 추가 투자비를 감당할 만큼 충분한 현금으로 이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