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실적에도 급락한 마벨과 루멘텀
11월 2일 마벨과 루멘텀은 대규모 인수 계약을 발표했지만, 두 회사의 주가는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광학 부품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고, 양사의 실적도 좋은 상황이었기에 다소 의외의 반응이었습니다. 시장이 우려한 것은 두 회사의 성장성보다 인수에 지급하는 대가와 앞으로 감수해야 할 불확실성에 가까웠습니다.
마벨은 루멘텀을 전액 주식으로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2027회계연도 3분기 매출 전망도 재확인했습니다. 매출 가이던스 중간값은 31억 5,000만 달러로 유지했고, 예상 범위는 기존 ±5%에서 ±2%로 좁혔습니다. 분기가 끝난 직후에도 기존 전망을 유지하면서 오차 범위까지 줄였다는 점에서 실적은 예상대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벨은 최근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기 목표도 잇달아 높였습니다. 2028회계연도 매출 목표를 기존 165억 달러에서 8월 180억 달러로 올린 데 이어, 10월 인베스터데이에서는 약 200억 달러까지 상향했습니다. 2027회계연도 2분기 데이터센터 매출도 전년보다 46% 증가했고, 비GAAP 영업이익률은 1.8%포인트 개선됐습니다. 기존 사업만으로도 상당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수를 결정한 셈입니다.
인수 대상인 루멘텀의 성장률은 더 높았습니다. 같은 날 발표한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12억 6,260만 달러로 전년보다 136.5% 증가했습니다. 시스템과 부품 매출이 각각 228.8%, 98.9% 늘었고, 비GAAP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도 53.2%, 42.3%까지 높아졌습니다. 다음 분기 매출 전망도 15억 7,500만~16억 2,500만 달러로 제시했습니다.
두 회사의 실적만 놓고 보면 이번 인수는 부족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거래가 아닙니다. 마벨과 루멘텀은 모두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고 있으며, 각자 사업을 운영하더라도 성장할 여지가 충분합니다. 그럼에도 마벨이 루멘텀을 인수하려는 이유는 광학 시장에서 더 많은 제품을 직접 공급하고, 생산능력까지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마벨은 대규모 신주를 발행해야 합니다. 인수가 완료되면 기존 마벨 주주의 결합회사 지분은 약 67%로 낮아집니다. 두 회사의 매출과 이익을 합치면 사업 규모는 커지겠지만, 주식 수도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기존 주주가 얻는 이익까지 같은 비율로 증가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거래를 평가하려면 마벨이 루멘텀을 통해 무엇을 얻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