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이탈리아 기행

9.15-9.21

2025.1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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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X독일

매주 수요일, 독일에서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영원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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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기행 "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10월 잘 보내고 계신가요?

얼마 전 2026년 D-100일이 깨졌다고 해요. 

구독자님은 연초에 계획했던 목표를 돌아보셨을까요? 

 

저의 10월은 다가올 내년을 준비하기보다는,

지난 여행을 정리하는데 시간과 마음을 쓸 것 같아요.

9월에는 친구와 함께 많은 여행을 했거든요.

레터에서도 찬찬히 이야기 들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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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scrap of this week'는 1️⃣ 바티칸 박물관 , 2️⃣로마에서 본 로마의 휴일, 3️⃣나를 끌어올려 주세요 4️⃣피렌체 단테 버킷리스트  입니다.

그 외에도 취리히 공항 환승에 대한 감상과 피렌체에서 가장 좋았던 공간인 '시네마 오데온'의 후기도 스크랩에 꽉꽉 눌러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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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티칸 박물관

새벽 5시에 일어나 바티칸 박물관 투어를 갔습니다. 일반 입장권은 모두 마감 되어서, 이번 유럽 여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이드 투어를 신청 했거든요. 빨리 빨리의 민족 답게 새벽 6시에 모여서, 박물관 오픈 전 줄을 서며 2시간 가량 설명을 듣고 바티칸 박물관에 입장을 하는 일정 이었습니다. 작품에 대한 설명과 다양한 비하인드를 많이 알려주셔서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해뜨기 전에 일어나서 움직여야 해서 피곤했지만, 투어가 끝나도 정오라 시간을 알차게 쓰고 싶다면 나쁘지 않은 투어 같아요. 저는 돌아가서 낮잠을 자긴 했습니다. 저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유명한 작품을 모두 보기 보다는 마음이 가는 작품 하나를 느긋하게 관람하고 뜯어보는 걸 좋아해요. 몰랐던 작품을 발견하는 재미를 좋아합니다. 바티칸 박물관에서 마음이 갔던 작품은 멜로초 다 포를리의 천사들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직관적으로 '예쁘다'고 느낀 작품이었어요. 무하의 그림을 봤을 때의 기분이랄까요. 투어 중에 지나친 작품이라 깊이 들여다 보지 못한 게 아쉬웠습니다. 옛날에 한국에서 바티칸 특별전도 했다는데, 언젠가 또 볼 수 있는 기회가 오겠거니 생각 중입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기록들은 실물 이상 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리스 조각들을 꽤 좋아하는 편인데요, 대영박물관과 루브르를 거치면서 라오콘 군상에 대한 기대감이 아주 커져 있었어요. 섬세한 근육 표현과 비극의 순간을 그려낸 아주 유명한 그리스 조각이니까요. 그래서 이 조각이 바티칸에서 가장 궁금했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종종 좋은 작품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경외감이나 압도감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머리로 대단한 작품 임을 이해는 했지만, 그게 마음까지 오지는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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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로마에서 본 로마의 휴일

스튜디오 시절의 할리우드 영화를 좋아해요. 라고 시네필 처럼 말하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전공이기도 하고 영화학 수업도 몇 개 들었으니 틀린 말은 아니겠습니다만 어느 순간부터 젠체 하는 거 같아 말 하지 않았습니다. 스튜디오 시절의 흑백 할리우드 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사브리나'였습니다. 오드리 햅번이 나오는 영화인데, 그 이후 햅번의 영화를 한참 봤어요. 이상하게 그 와중에도 로마의 휴일 만은 안 봤어요. 어쩌면 이런 날이 올 줄 알아서 그랬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로마의 휴일에 나온 장소들을 방문해보기로 하고, 친구와 로마 한인 민박에서 졸음을 참으며 본 로마의 휴일은 참 귀여운 영화였습니다. 앤 공주가 로마의 일상에 녹아드는 걸 잘 세팅한 머리를 자르고, 구두 대신 시장에서 구입한 샌들을 신고, 잘 다려진 흰 셔추를 풀고 소매를 걷어 올리는 모습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미장센을 얼마나 신경 썼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 나왔던 스페인 공장, 콜로세움, 진실의 입 등을 방문해 보는 건 아주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제법 재미있는 이벤트였습니다. 특히 스페인 광장에서 앤 공주가 젤라또를 먹는 장면을 따라하고자 젤라또를 사서 두 블럭을 거의 뛰다 싶이 걸었던 기억은 제법 선명해요. 30도에 가까운 더위라 젤라또가 빠르게 녹아내렸거든요. 스페인 광장 계단에 앉아 먹은 젤라또는 아주 새콤하고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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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나를 끌어올려 주세요

티라미수의 뜻이 '나를 끌어올려 주세요' 라고 합니다. 귀엽지 않나요? 디저트의 나라 이탈리아에서 젤라또를 잔뜩 먹었습니다. 로마에서는 3대 젤라또 집을 모두 가봤고, 아마 이탈리아에 있었던 기간이 가장 젤라또를 많이 먹은 일주일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런데 정작 기억에 남는 건 티라미수였습니다. 로마에서는 two sizes 티라미수를, 피렌체에서는 GiLLi 티라미수를 먹었어요. 둘 모두 한국에서 흔하게 맛볼 수 있는 티라미수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특히 맛있었던 건 GiLLi 의 티라미수였는데요, 꾸덕한 크림이 가득하고 시트는 얇게 깔려 있는 티라미수 였어요. 티라미수 사랑단의 일원으로서 아주 만족스러운 디저트였습니다. 그리고 티라미수는 아니지만 너무 맛있어서 두 번 이나 갔던 아포카토 맛집! 피렌체의 비볼리 라는 곳이었어요. 에스프레소 바와 젤라또 전문점에서 하는 곳이라 커피와 젤라또 모두 맛있었어요. 같이 간 친구와 저 둘 다 커피를 아예 안먹는데, 에스프레소 샷도 맛있다고 느꼈을 정도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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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괴테의 편지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이탈리아 기행은 괴테가 이탈리아에서 지인들에게 쓴 편지를 엮어낸 기행문이자 편지입니다.

제가 처음 독일 행을 결정한 게 칸트 때문이라면, 독일에 도착해 실제로 가장 많이 접한 것 괴테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젊은 베르테르 슬픔으로 독틸 생활을 스타트를 끊었고, 벼르던 파우스트를 완독했으며, 마지막으로 이탈리아 여행에서 이탈리아 기행을 읽으며 괴테와 끝장을 보기로 했습니다.

이 책은 젊은 베르테르 슬픔과 파우스트 사이에 쓰여졌고 서간문이라 괴테 라는 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괴테가 가장 사랑한 도시인 로마가 제 여행지 이기도 했고요.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이 책을 또 언제 펴 볼까 싶어 이 책을 챙겨 이탈리아로 향했습니다.

책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괴테는 바이마르 공국에서 고문관으로 일하며 창작 굳어버린 창작의 근육을 말랑하게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이탈리아어로 도망칩니다. 굳은 날씨에 대한 표현도 등장 하는데 마침 저도 춥고 비 오는 독일에서 해가 쨍쨍한 이탈리아로 가고 있었던 입장이라 제법 공감이 됐습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머물며 다양한 예술가와 학자들과 교류하고, 창작 활동을 활발하게 하면서도 틈틈이 친구들의 안부를 묻고, 자신의 작품을 지인들에게 보여주고 감상을 묻는 모습을 보입니다. 몇 백년 전 지식인인 괴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탈리아도 흥미로웠지만, 이런 괴테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게 참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편지를 사랑하는 이유와 맞닿아 있거든요.

제법 두꺼운 책이지만 이탈리아 여행을 준비 하신다면 조심스럽게 추천해 봅니다. 그런 마음으로 책에서 발췌한 문장 두 개를 두고 갑니다.

“내게 필요한 것은 다시 세상 일에 관심을 갖고, 나의 관찰력을 시험하는 일이다. 그리고 나의 학문이나 지식이 어느 정도인지, 나의 눈이 맑고 순수힌지, 얼마나 많은 것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지, 나의 정서 속에 각인된 주름들을 지워 현상회복 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사색해야 한다.” “지금은 다만 눈을 크게 뜨고 여기저기 구경할 뿐이다. 로마에 대한 준비는 오로지 로마 에서만 가능한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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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읽고 떠오른 소소한 일상, 추천하고 싶은 무언가, 혹은 그냥 저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좋습니다. 편지란 거창한 게 아니니까요. 저는 그걸 읽고, 기쁘게 다시 답장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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