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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실험실] <에이전트 설계> 시즌 1 수강을 놓친 분들을 위한 2회 특강 -「클로드(Claude) 페르소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내 에이전트 설계하기」

강의실의 문답

[문답 S1-4] "AI가 막힘없이 응답을 해주니, 학생들이 AI를 거의 신처럼 떠받드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합니다. 가르치는 사람으로써 학생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까요?"

내 얼굴인데 낯선, 보정된 이미지의 역설

2026.02.27 | 조회 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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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Note

이 문답은 강의 현장에서 오간 질문과 답변을 바탕으로, 강의 이후 이해를 돕기 위해 사유의 맥락을 보충·정리한 기록입니다.


 

Q. 수강생 질문

 

강사님, 학교에서 강의하다보면 가끔 이런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학생들이 질문을 던지면 AI가 어떤 어려운 질문에도 척척 답을 내오니까, 아이들이 AI를 거의 신처럼 대하기도 해요. 그런데 저는 그게 진짜 이해나 학습이라기보다, 뭔가가 너무 빨리 봉합되는 느낌이 듭니다. “아, 해결됐다” “아, 이해했다” 하고 그냥 넘어가버리니까요. ‘그게 그렇지 않다’는 걸 어떻게 알려줄 수 있을까요?

 

 

A.“AI가 준 답을 끝으로 두지 말고, 그 답에서 다시 질문을 시작하게 해야 합니다.”

 

저는 지금 질문을 이렇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AI에 환호하는 건 '확실성'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확실성이야말로 AI가 대학생들에게 대타자처럼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징후라고 봅니다.

 

라캉의 ‘대타자’는 어떤 위대한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가 “정답은 저기서 나온다”라고 기대하는 권위의 자리이죠.

AI는 그 자리를 너무 쉽게 만들어냅니다. 무엇보다 언제든 답해주는 형식으로요.

 

여기서 중요한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AI의 기반은 분명히 상징계입니다. 언어로 질문을 받고, 언어로 답을 돌려주며, 세계를 문장으로 정리하는 장치니까요. 그런데 지금까지 상징계는 대개 멀리 있었습니다. 법률, 제도, 사회적 규약, 관습 같은 것들로—거리가 있었고, 그 거리가 질문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그 상징계가 1:1로 내 앞에 앉습니다. 내가 묻는 즉시 응답하고, 막히는 지점은 매끈하게 이어주고, 결론은 그럴듯하게 완결해줍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지식을 얻는 과정에서 이런 감각적 경험도 함께 얻게 됩니다.

 

아, 여기엔 답이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봉합’이 시작됩니다.

봉합은 결핍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결핍이 질문으로 올라오는 통로가 닫히는 것입니다. AI의 답이 빠르고 매끈할수록 학생은 “이해했다”고 느끼지만, 그 순간 종종 벌어지는 일은 이해가 아니라 판단의 정지입니다. 근거를 묻지 않고, 전제를 확인하지 않고, 반례를 상상하지 않게 되는 것. 대타자 앞에서 인간이 자주 하는 방식으로요.

 

그래서 “그게 그렇지 않다”까지 데려가는 방법은 AI를 덜 쓰게 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만들어낸 ‘정답의 자리’를 질문으로 다시 해체하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정답을 하나 더 요구하기보다, 다음 세 가지를 고정 질문으로 붙이고 싶습니다.

 

  1. 전제: “이 답이 성립하려면 무엇을 이미 가정해야 하지?”
  2. 예외: “이 답이 깨지는 경우는 언제지?”
  3. 검증: “우리가 이 답을 믿는다면, 어디에서 먼저 사실 확인을 해야 하지?”

이 세 질문이 들어오는 순간, AI는 더 이상 ‘신’이 아닙니다.

AI는 다시 ‘도구’가 됩니다.

대타자의 자리에 앉아 주체의 질문을 봉합하는 존재가 아니라,

검토하고 흔들어야 할 문장을 생산하는 장치로,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정리하자면, 학생들이 AI에 환호하는 건 ‘따뜻함’이 아니라 ‘확실성’이고,

그 확실성이 만들어내는 가장 큰 위험은 오답이 아니라 질문이 닫히는 속도입니다.

교육이 해야 할 일은 그 속도를 늦추고, 응답 앞에서 멈춘 판단을 다시 움직이게 하며,

대타자의 자리에 앉은 AI를 질문의 장으로 끌어내리는 것일 것입니다.

 

 

권신경아(權申庚娥)

 

 


 

 

 

 

 

 

 

 

 

오늘의 사유가 당신의 일상에 작은 파동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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