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하반기, 모든 직군의 채용공고가 동시에 역대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개발, 기획, 디자인, AI/데이터. 예외 없이 전부 바닥이었습니다.
'채용이 얼어붙었다'는 막연한 공포가 숫자로 증명된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2025년, 시장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가 알던 예전 모습으로 돌아오진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채용 데이터는 결국 '시장이 어떤 문제를 사고 싶어하는가'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기록입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국내 채용공고 88,492개(2022.01~2025.10)를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달라진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 2024년, 바닥을 확인하다
2024년 하반기는 분석 기간 전체에서 모든 직군의 채용공고가 동시에 최저점을 기록한 시기입니다.
그 당시 만난 4년차 iOS 개발자 분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1년 전(2023년)만 해도 링크드인 메시지가 일주일에 1~2개씩 왔어요. 지금은 서류 넣어도 답이 없어요.
숫자가 보여주는 현실은 더욱 냉혹했습니다.
2022년부터 서서히 감소하던 채용이 2024년에 급락했습니다.
개발 직군은 전년 대비 37.7% 감소, 기획 직군은 48.9%, 디자인 직군은 53.7%가 감소했습니다.
왜 이렇게 됐나
이유는 크게 '돈'과 '외부 충격'입니다.
첫째, 돈줄이 막혔습니다.
2024년 한국 스타트업 투자는 전년 대비 약 20% 감소했습니다.
채용을 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고, 스타트업은 매출 보다 투자에 의존하는 경향이 큽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채용이 줄어들 수 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둘째, 글로벌 테크 한파가 한국에도 왔습니다.
2022년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대규모 구조조정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시점이 2024년입니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핵심 인력 중심으로 팀을 슬림화했고, 고금리 여파로 스타트업은 입사자보다 퇴사자가 많아졌습니다.
📈 2025년, 시장이 돌아왔다 (하지만...)
2025년, 반전이 시작됐습니다. 개발 직군 채용공고는 2024년 4분기 대비 약 3배 급증했습니다.
기획, 디자인, AI/데이터도 모두 2배 가까이 반등했습니다.
수치상으로는 2024년의 겨울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시장의 체질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주요 포인트1 : AI 개발자
AI 개발자 수요는 4년간 약 5배 증가했습니다.
유일하게 2024년 침체기에도 채용이 늘었던 직무입니다.
특히 AI/DATA 직군 전체의 기술 스택의 수요 중 AI Agent, LLM에 핵심인 LangChain, Hugging Face의 언급 순위가 급격히 올랐으며, 'LLM 활용' 경험 또한 34위에서 2025년 기준 4위까지 올랐습니다.
주요 포인트2 : 전통 직무들
서비스 기획자와 UI/UX 디자이너는 4년 만에 채용이 70% 이상 줄었습니다.
앱 개발자도 6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화면을 그리는' 역할의 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 신입의 자리는 사라졌다
가장 뼈 아픈 데이터는 경력 별 채용 변화입니다.
신입과 주니어 채용이 절반 가까이 사라졌습니다. 특히나 기획 직군 주니어의 채용은 70%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최근 만난 시리즈 B 스타트업 CTO 님은 이렇게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지금 주니어 뽑을 여력이 없어요. 온보딩 시킬 시간도 없고, 당장 굴러가야 하니깐 경력직 위주로 볼 수 밖에 없어요. 게다가 단순 코딩이나 리서치는 이제 AI가 더 잘합니다.
자금 부족(단기 원인)과 AI 업무 대체(구조적 원인)가 맞물리기며 신입이 설 자리가 주조적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결국 많은 돈이 유입 되더라도 주니어 채용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긴 어렵습니다.
단기 원인은 해소될 수 있지만, 구조적인 원인은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영향은 비단 신입 뿐만 아니라 모든 경력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 핵심 변화: '만드는 사람'에서 '굴리는 사람'으로
채용공고 키워드 변화를 보면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입니다.
특히 'GPT' 키워드 순위가 모든 직군에서 급상승했습니다.
또한 데이터는 업에 있어서 기본이 되었습니다. '감'이 아니라 '근거'로 일하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개발의 경우 Javascript, HTML 같은 기본 스택 순위는 떨어지고, 인프라/운영 스택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습니다.
예전에는 백엔드 따로, 데브옵스 따로였다면 지금은 '백엔드 시니어인데 인프라까지 볼 수 있는 분'을 찾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코드'의 영역을 AI가 대체하면서, 한 사람이 둘 다 할 수 있어야 경쟁력이 생깁니다.
시장은 결국 서비스를 굴리며 성장 시켜줄 사람을 원합니다.
🎯 이 데이터들이 말하는 것
이 데이터들이 말하는 건 단순합니다.
시장이 사고 싶은 문제가 바뀌었습니다.
문제의 이동
2022년에 기업들이 풀고 싶었던 문제: "서비스를 만들 사람"
2025년에 기업들이 풀고 싶었던 문제: "서비스를 굴리며 성장 시켜줄 사람"
가치의 재편
AI 개발자는 수요가 5배 늘었습니다. 희소성이 높아지면 협상력도 올라갑니다.
반면 UI/UX 디자이너, 서비스 기획자는 공급 대비 수요가 급감했습니다. 같은 역량이라도 받을 수 있는 가치가 달라졌습니다.
역량의 재정의
"기획을 잘한다"의 의미가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SQL을 쓰고, GPT를 활용하고, 데이터로 의사결정하는 기획자를 찾습니다.
"디자인을 잘한다"도 마찬가지입니다. UX 리서치, 데이터 분석, 심지어 HTML/CSS까지 요구받습니다.
역량의 정의가 확장됐습니다. 3년 전 "잘한다"의 기준으로는 지금 시장과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해볼 수 있는 액션
시장이 바뀌었다면, 나를 세일즈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0. 먼저 점검하세요: 내가 해결하는 문제가 지금 시장이 사고 싶은 문제인가?
- 내가 잘하는 것: 화면을 예쁘게 만드는 것 vs 전환율을 올리는 것
- 시장이 원하는 것: 후자
아무리 이력서를 잘 써도, 시장이 사지 않는 문제를 팔면 안 팔립니다.
1. 이력서의 주어를 '기능'에서 '효율'로 바꾸세요. 무엇을 만들었는지보다 그걸 통해 어떤 가치를 만들어냈는지가 중요합니다.
- Before: React로 게시판 기능 구현
- After: Sentry 도입으로 에러 대응 시간 30% 단축, API 최적화로 서버 비용 20% 절감
2. 'AI 협업 능력'을 증거로 남기세요. 'GPT 쓸 줄 압니다'라는 말은 누구나 합니다. 구체적인 워크플로우를 보여주세요.
- 개발자: Claude Code/Cursor를 활용해 보일러 플레이트 코드를 자동화하고 핵심 로직에 집중한 경험
- 기획/디자이너: 미드저니/ChatGPT로 초기 시안 제작 시간을 줄여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아낀 사례
3. 주니어라면 '데이터' 한 스푼을 더하세요. '감'이 아닌 '근거'로 일하는 사람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 기획자: GA4 데이터를 근거로 사용자 이탈을 막은 기획안
- 디자이너: '예뻐서'가 아니라 '데이터 상 클릭률이 낮아 버튼 위치를 변경했다'는 논리
🧭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2024년 바닥을 찍고 시장은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같은 자리로 돌아온 게 아닙니다.
시장이 돈을 지불하고 싶은 '문제'의 정의가 달라졌습니다.
만드는 사람에서 굴리는 사람으로. 기능 구현에서 성장과 고도화로. 감에서 데이터로.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그 문제를 지금 시장이 사고 싶어하는가?
사고 싶어하는 시장은 어디인가?
3년 전의 답으로, 지금 시장에서 싸우고 있진 않은가요?
다음 호에서는 위 내용들이 실제 JD에는 어떻게 드러나는지 분석할 예정입니다.
데이터 출처 : https://bside.best/skilltr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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