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Onchain FX의 중요성
해당 글은 최근 Airwallex의 CEO인 Jack Zhang의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결제 시스템보다 싸지 않다’는 비판에 대한 반박 글처럼 보인다. 이 글의 요지는 현재 당장은 가능하지 않지만, 우리는 구조적 전환의 시기에 있으며, 그 전환이 이루어짐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국경 간 거래가 더 저렴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 구조적 전환의 핵심에는 온체인 FX가 있다.
온체인 FX란 기존의 Correspondent Banking 시스템 기반의 환전이 아닌, 온체인 상의 유동성을 바탕으로 통화 간 환전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온체인 FX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 Prefunding 불필요: 기존 방식에서는 은행이나 송금 사업자들이 미국에서 브라질로 돈을 보내기 위해 브라질에 일정 자금을 유휴자본으로 예치해둬야 하지만, 온체인 FX의 경우 이러한 prefunding이 불필요하다.
- 효율적 자금 관리: 다국적 기업들은 기존 방식에서는 각국에 현지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온체인 FX는 이러한 복잡성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이상적으로 들리지만, 그렇다면 온체인 FX는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 해당 글에서는 기존 DEX처럼 AMM 풀에 $USDC와 $KRW가 예치되어 있어 실시간 환전을 지원하는 방식을 언급한다. 하지만 나는 이 방식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누가 해당 AMM의 USDC/KRW 풀에 유동성을 제공할 것인가? 만약 기존 은행이나 송금 사업자와 같은 대형 플레이어들이 주 유동성 제공자라면, 이는 단지 prefunding 방식이 달라졌을 뿐 본질은 같지 않은가?
- 유동성이 과연 기존의 Correspondent Banking 시스템과 비교해 경쟁력 있을 정도로 깊을 수 있을까?
- 해당 방식은 모든 통화가 동일한 체인 상에 존재할 것을 전제로 한다. 과연 이 가정은 현실적인가? 또한 permissionless한 AMM의 특성상 AML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나는 오히려 이러한 방식보다는 CowSwap과 같은 intent & solver 방식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즉, 누군가가 미국에서 브라질로 송금을 요청하면, 브라질에 있는 여러 OTC들이 서로 bid를 제출하고, 이 중 가장 합리적인 제안을 고객이 선택하는 구조다.
(2) 토큰에 강제성 더하기
최근 크립토 업계에서는 “토큰과 프로덕트 각각의 GTM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실무적으로는 무슨 의미인지 알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는 매우 이상한 주장이다. 적어도 어느 정도는 토큰과 실제 회사 간 연결고리가 존재해야 하는데, 현재는 그 연결이 사실상 전무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종종 revenue sharing 모델이 제시되지만, 이 역시 결국은 형식적인 연결에 불과하다. 성장하는 회사라면 논리적으로 배당을 최소화하고 이를 재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는 크립토 기업이든 식품 회사든 동일하게 적용되는 일반 원칙이다. 따라서 단순히 토큰과 회사 간의 연결을 인위적으로 만들기 위해 ‘배당’이라는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다소 억지스러우며, 동시에 증권성 여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alutary는 이 토큰과 회사의 연결고리를 법적으로 구현하려는 팀이다. 주식의 가치는 근본적으로 1) 자기자본에 의한 청산 가치와 2) 배당에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그 두 개가 없다고 하여도 창업자나 회사가 함부로 주식을 대량 매도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일정 지분 이상을 확보하면 회사 자체를 인수할 수 있는 실질 통제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Salutary는 이 통제권을 토큰에도 부여하며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M&A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단순히 온체인 상에 일어나는 거버넌스 투표와 다른데, Salutary는 싱가포르 법과 SIAC 중재를 기반으로 국제적으로 이를 강제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실제로 일정 비율의 토큰을 확보하면 해당 회사의 운영권, 자산 접근 권한 등을 넘겨야하도록 Salutary가 이를 중개 및 집행한다. 프로젝트는 토큰 유통 전에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Salutary와 사전 계약을 통해 동의해야하고, 이후에 이를 일방적으로 거부한다면, 법적인 절차에 의해서 강제 집행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굳이 프로젝트 입장에서는 귀찮게 Salutary와의 계약을 통해서 이러한 강제성을 자신들의 토큰에 부여할 이유가 있을까? 해당 인센티브는 외부의 거래소와 투자자들이 부여해야한다. 기관 투자자들은 이러한 성격의 토큰들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할 것을 밝혀야하고, 거래소들 역시 어리한 법적인 강제성 여부를 상장의 조건으로써 가져가야만 한다. 이러한 관습이 자리잡아야만 창업자는 무책임하게 토큰을 발행 또는 판매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3) AssetOS: 자산 중심의 인터넷 재편이콘 추가
Lightspeed라는 곳에서 작성한 글인데, AssetOS라는 단어가 눈길을 끌어서 읽게 되었다. 결국 요지는 기존의 인터넷이 어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면, 이제는 자산을 중심으로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앱이 중심인 인터넷에선 같은 자산들이 각 앱마다 리셋되어서 복제될 수 밖에 없지만, 만약 우리가 자산을 중심으로 재편한다면, 모든 정보들은 자산에 기록되고, 네트워크 효과도 자산 계층에 모이게 된다. 결국 AssetOS에서 어플리케이션들은 자산 계층 위에서 서비스 경쟁을 펼쳐야 하고, 자산 계층이 source of truth 역할을 하게 된다.
해당 글에선 AssetOS의 예시로써 D3(인터넷 도메인), AminoChian(생체 샘플), Arda(부동산) 등을 언급하는데, 꽤 합리적인 예시라고 생각한다. 해당 글은 AssetOS가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기 위한 필요한 조건을 다음을 제시한다.
- 핵심 자산군의 초기 확보: 예를 들어, 도메인 AssetOS인 D3가 소수의 프리미엄 도메인(.com, .eth 등)을 확보하면, 다른 마켓플레이스(GoDaddy 등)도 이를 거래하려면 D3를 통합해야 한다.
- 산업별 오픈 스탠다드의 정의: 해당 자산군의 표준을 정의하고, 이를 SDK나 모듈 형태로 제공해야 한다.
- 자산 중심 데이터의 누적: 모든 앱과 사용자의 활동이 자산에 귀속되도록 설계되면, 자산의 유틸리티와 시장 유동성이 증가한다.
- 앱과 유저를 위한 인센티브 구조: 예를 들어, Stripe/Bridge의 USDB처럼, 자산이 활용될수록 앱/개발자에게 보상이 돌아가는 설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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