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익혀서 갈아야 하는 이유

새로운 스무디 흐름에 관한 생각

2026.09.30 | 조회 426 |
0
|
from.
푸드닥터S

아침마다 믹서에 생채소를 갈아 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몸에 좋은 것을 가장 신선하게 먹겠다는 마음이니 참 부지런한 습관입니다. 그런데 강연장에서 이런 분들께 속은 편하시냐고 여쭤보면 이런 대답이 들려옵니다. 마시고 나면 배가 더부룩하다, 몸이 으슬으슬하다, 몇 주 하다가 그만뒀다는 이야기입니다.

채소는 생으로 먹어야 영양이 살아 있다는 생각은 절반만 맞습니다. 채소 속 좋은 성분인 파이토케미컬은 식물이 햇빛과 해충, 세균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고 만든 방어 물질입니다. 문제는 이 성분들이 펙틴과 셀룰로오스로 된 단단한 세포벽 안에 갇혀 있다는 점입니다. 믹서로 곱게 갈아도 이 벽은 완전히 열리지 않습니다.

여기에 열이 필요합니다. 적당한 열을 가하면 세포벽이 느슨해지면서 안에 있던 성분이 풀려 나옵니다. 저는 열을 영양소를 파괴하는 과정이 아니라 성분이 일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제 박사학위 논문도 바로 이 주제였습니다. 가열한 과채주스와 가열하지 않은 주스를 비교했더니 총 페놀, 총 플라보노이드, 항산화능이 모두 가열한 쪽에서 더 높게 나왔습니다.

첨부 이미지

대표적인 예가 토마토입니다. 토마토의 라이코펜은 익혔을 때 흡수율이 두세 배 높아집니다. 당근의 베타카로틴도 가열하고, 갈고, 기름을 조금 더하는 세 박자가 맞아야 제대로 흡수됩니다. 다만 너무 뜨겁게 오래 끓이면 오히려 성분이 손상되기 때문에 80도에서 100도 사이에서 부드럽게 익히는 것이 요령입니다. 브로콜리는 조금 더 섬세한 재료라서 70도 안팎에서 5분 남짓 살짝 익혀야 간 해독을 돕는 설포라판을 넉넉히 얻을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찌는 것이고, 삶을 때는 물을 적게 잡아 그 물까지 주스에 함께 넣으시면 됩니다.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가열주스는 뜨겁게 마시는 주스가 아니라 한 번 가열했던 주스입니다. 익힌 재료를 충분히 식혀서 갈면 되고, 냉장고에 두었다가 드셔도 이미 풀려난 성분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다만 너무 차가우면 장이 움츠러들 수 있으니 실온이나 미지근한 정도가 가장 편안합니다.

생주스를 드시다 속이 불편했던 분들이 가열주스로 바꾸고 나서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십니다. 거친 생 섬유질이 부드러워지니 소화가 약하거나 몸이 찬 분들도 부담이 훨씬 적습니다. 착즙기로 즙만 짜내기보다 껍질째 통째로 갈아 섬유질을 살리는 편이 혈당도 천천히 오르고 포만감도 오래갑니다. 최근에는 식견 있는 의사와 약사들을 중심으로 이런 가열주스를 스무디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고, 레시피를 책에 담아 알리는 시도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참 바람직한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료는 색으로 고르시면 쉽습니다. 빨간 토마토, 주황 당근, 초록 브로콜리와 양배추, 보라색 블루베리처럼 한 잔에 적어도 세 가지 색을 담아 보십시오. 식물은 햇빛과 스트레스를 견딘 흔적을 색으로 남기고, 성분들은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일 때 서로의 힘을 키워줍니다. 비율은 채소 일곱에 과일 셋이 알맞습니다. 과일이 많아지면 당이 빠르게 오르니, 특히 혈당이 신경 쓰이는 분들은 채소 비중을 더 높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이라면 거창하게 시작하실 필요 없습니다. 당근 한 개를 썰어 물 200밀리리터와 10분쯤 익혀 식힌 뒤 사과 한 개, 레몬즙 약간과 함께 갈아 보십시오. 이시형 박사님이 수십 년 동안 매일 아침 드셨다는 벤나주스입니다. 완벽한 한 잔을 가끔 마시는 것보다 소박한 한 잔을 매일 마시는 편이 몸을 훨씬 크게 바꿉니다.

마시는 때는 아침 공복이 가장 좋습니다. 밤새 쉬었던 장이 깨어나고 흡수 효율도 높은 시간입니다. 한 잔을 5분에서 10분에 걸쳐 천천히 드시고, 30분쯤 뒤에 가벼운 식사를 하시면 됩니다. 주스는 식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니 계란이나 두부 같은 단백질은 따로 챙기셔야 합니다. 그리고 1~2주 만에 판단하지 마시고 최소 4주는 이어가 보십시오. 배변이 먼저 달라지고, 피로와 피부가 그 뒤를 따라옵니다.

재료 고르는 법과 목적별 레시피는 제 책 《완전 해독으로 내 몸 리셋》에 자세히 담아 두었습니다. 직접 만들 여유가 없는 날에는 같은 원리로 만든 푸드닥터 제품을 곁에 두셔도 좋습니다. 이번 주에는 채소를 한 번 익혀서 갈아 보시길 권합니다. 건강을 나눠드리는 푸드닥터 박찬우였습니다.

 

첨부 이미지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박찬우박사의 푸드닥터S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 2026 박찬우박사의 푸드닥터S

Everyday, Real Foodtherapy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2-31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