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잃어도 살만 빠지면 괜찮을까?

비만치료제(위고비·마운자로) 유행의 그늘, 그리고 부작용 없는 대안

2026.09.23 | 조회 454 |
0
|
from.
푸드닥터S

지난번 칼럼에서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비만치료제를 다룬 뒤,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 질문을 받았습니다. "주변에서 다들 맞는데 정말 괜찮은 건가요?", "부작용은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나요?" 부작용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목소리가 그만큼 많았습니다.

그 사이 이 주사는 더 빠르게 퍼졌습니다. 지난해 8월 국내에 나온 마운자로는 출시 첫 달 1 8천여 건이던 월 처방이 올해 5 27만 건으로 15배 가까이 늘었고, 위고비와 합친 누적 처방은 273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이제는 내 가족, 내 동료의 이야기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약의 부작용, 그중에서도 가장 무겁게 봐야 할 '' 이야기를 조금 더 깊이 해보려 합니다.

 

우리가 밥을 먹으면 장에서 "이제 배부르다"는 신호를 뇌로 보내는 호르몬이 나옵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이 포만감 호르몬을 흉내 내어 그 신호를 훨씬 강하고 길게 보내줍니다. 여기에 위에서 음식이 내려가는 속도까지 늦추니,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입맛이 뚝 떨어집니다. 몇 달 만에 체중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억지로 식욕을 누르는 만큼 몸은 대가를 치릅니다. 메스꺼움, 구토, 변비 같은 속 불편이 흔하고, 드물게는 췌장염도 생길 수 있습니다. 방송인 풍자 씨도 자신의 유튜브에서 위고비를 맞은 뒤 전조증상 없이 갑자기 토하곤 했다며, 일주일에 한 번 맞는 주사라 효과가 일주일 내내 이어지다 보니 "일주일 내내 토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부작용보다 더 무겁게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시력입니다. 살은 다시 빼면 되지만, 한번 다친 눈은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이 약과 관련해 눈에 생길 수 있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첨부 이미지

첫 번째는 '눈의 뇌졸중'이라 불리는 병입니다. 정식 이름은 비동맥염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입니다. 눈과 뇌를 잇는 시신경으로 가는 피가 갑자기 막혀, 통증도 없이 한쪽 눈이 흐려지거나 시야 일부가 가려지는 병입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런 약을 쓴 뒤 이 병으로 시력을 잃었다는 환자들이 제약사를 상대로 소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소송에 참여한 53세 여성 미셸 패넬 씨는 당뇨 치료로 주사를 맞은 지 두 달 만에, 일하던 중 오른쪽 눈이 갑자기 뿌옇게 흐려졌다고 합니다. 어항 속을 들여다보듯 정면만 겨우 보이고 옆과 아래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유럽의약품청은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에 대해 이 병을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인정하고 설명서에 경고를 넣도록 했습니다. 1만 명 중 1명꼴이지만, 결과가 실명일 수 있어 가볍게 넘길 수 없습니다. 제약사 본사가 있는 덴마크에서는 피해 환자 27명이 우리 돈 21억 원이 넘는 정부 보상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다만 제약사들은 약이 병을 일으켰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두 번째는 혈당이 '너무 빨리' 떨어질 때 생기는 문제입니다. 혈당이 내려가는 건 좋은 일 아니냐고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혈당이 높았던 사람의 눈 속 가느다란 혈관은 이미 약해져 있습니다. 여기서 혈당이 갑자기 뚝 떨어지면 혈관이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붓거나, 새거나, 심하면 터질 수 있습니다.

국내 안과에서도 이런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40대 여성 A씨는 위고비로 두 달 만에 8kg을 뺐지만, 어느 날부터 눈앞에 검은 실 같은 것이 떠다니고 초점이 잘 맞지 않았습니다. 검사해보니 망막이 붓기 시작한 상태였습니다. A씨는 주사 전 당화혈색소(두세 달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수치) 9.2%로 꽤 높았는데, 혈당이 너무 빠르게 떨어진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망막 질환이 있는 사람은 이런 약을 쓸 때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저는 며칠 전 대한비만학회의 '비만전문가 심화과정'에 다녀왔습니다. 하루 종일 이어진 교육에서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강조한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효과가 강한 만큼 부작용 위험도 크다. 그러니 사람마다 꼼꼼히 따져 신중하게 써야 한다."

비만은 분명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고, 꼭 필요한 사람에게 이 약은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유행처럼 번지는 남용입니다. 특히 당뇨가 있거나 혈당 수치가 높은 분이라면 주사를 시작하기 전에 꼭 안과 검진부터 받아 눈 속 혈관 상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주사를 맞는 중에 눈이 흐려지거나 시야가 가려진다면, 통증이 없더라도 바로 안과를 찾고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주사 없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살을 빼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결국 올바른 식사입니다. 요즘은 팔에 작은 센서를 붙여 하루 종일 혈당 변화를 스마트폰으로 보여주는 연속혈당측정기(CGM)가 있습니다. 저도 일부러 착용해봤는데, 같은 밥을 먹어도 먹는 순서에 따라 혈당 그래프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빈속에 흰밥이나 빵부터 먹으면 혈당이 확 치솟았다가 뚝 떨어지며 금세 또 배가 고파졌습니다. 반대로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고 밥을 나중에 먹으면 혈당이 천천히, 완만하게 올랐습니다.

매 끼니 채소와 단백질을 챙기기 어렵다면, 아침에 채소를 듬뿍 넣고 과일은 조금만 더해 간 스무디 주스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해보세요. 좋은 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채소의 식이섬유가 위 속에서 부피를 늘려 주사 없이도 자연스럽게 배가 부릅니다. 둘째, 당이 천천히 흡수되어 혈당이 출렁이지 않습니다. 셋째, 두유나 요거트 같은 단백질을 함께 넣으면 다이어트 중 빠지기 쉬운 근육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고, 식이섬유는 장 건강까지 챙겨줍니다.

결국 주사는 식욕을 잠시 눌러줄 뿐, 끊으면 효과도 함께 멈춥니다. 반면 먹는 순서를 바꾸고 아침에 건강주스 한 잔을 챙기는 습관은 끊을 이유가 없습니다. 살을 빼려다 눈을 잃는 일이 없도록, 체중계 숫자보다 내 몸 전체를 먼저 살피는 지혜로운 선택을 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첨부 이미지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박찬우박사의 푸드닥터S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 2026 박찬우박사의 푸드닥터S

Everyday, Real Foodtherapy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2-31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