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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세상을 바꿀 수 있어" - 한국의 십 대가 가장 못 하는 한 마디

하나의 문제에 대한 일곱 가지 시선

2026.05.21

 

 

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생각의 숲 김혜원입니다.

 

1기 책 〈십 대가 지구를 구하는 방법〉 출간 후, 일곱 명의 작가를 카메라 앞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교육 채널 〈조작가의 스몰빅클래스〉가 마련해준 인터뷰 촬영이에요. 영상의 첫 멘트에서 조작가님은 작가들을 이렇게 소개했어요.

"단단한 문제의식으로 똘똘 뭉친 일곱 명의 십 대 작가."

단단한 문제의식. 오늘 편지는 우리 청소년들이 자기만의 문제의식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에 대한 작은 발견입니다. 

 

 


우리가 찾는 사람은 글 잘 쓰는 십 대가 아닙니다  

생각의 숲이 작가와 만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글솜씨가 아니에요. 모든 과정에 작가와 편집자가 함께 하고 있으니 문장과 구조는 1년 안에 다듬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들이 절대 만들어 줄 수 없는 게 있어요. 자기 시각, 자기 관점, 자기 문제의식 입니다.

 

1기 첫 스타트를 〈스몰빅클래스〉와 함께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기주도력을 강조하는 스몰빅클래스 조승우 작가님은 제가 존경하는 교육 멘토입니다. 이미 풀어보고 싶은 게 마음 안에 있는 십 대들. 우리는 그런 친구들과 책 한 권을 함께 만들고 싶었어요. 이야기 할 곳이 있다면 이들의 생각이 어디까지 자라날 수 있는지 보고 싶었고, 1기가 그 답을 보여줬어요.

 


 

일곱 명의 작가, 일곱 가지 시선

인터뷰는 십 대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을 드러냅니다. 기후 위기라는 같은 주제에 대해 일곱 명의 작가의 일곱 가지 다른 결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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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를 꿈꾸면서 우주에 대한 관심과, 지구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겼어요."

— 우주에 끌렸던 시선으로 거꾸로 지구를 보는 반전 관점 이소율 작가


 

"제가 미숙아를 살리는 의사가 되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거든요. 환경이 무너지면 결국 그 행복이 영향을 받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기후위기를 미래 세대의 행복의 조건으로 보는 김다영 작가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작은 행동이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 기후위기에 무력감을 느끼는 또래에게 작은 행동의 무게를 알려주고자 한 이호석 작가


 

"환경하고 인권에 관심이 많아요. 학교 진로 소모임에서 그 두 주제가 자주 만나거든요. 1기 때 글 쓰면서 읽었던 책들이 그때 다시 도구가 돼요."

— 인간과 자연의 관계 뒤집기로 기후위기를 낯설게 본 김선명 작가


 

"기후위기에 대해 이렇게 진지하게 고민해본 건 처음이었어요. 더 깊이 사고하고, 비판해보는 시도 자체가 아주 소중했어요."

— 비판적 시선으로 기후위기를 바라보기를 권하는 이나린 작가


 

"사람들은 미래의 종말 때문에 지구를 구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저는 지금 당장의 인명 피해 때문에 말하고 싶었어요. 폭우가 오면 반지하 사는 사람들은 이미 집이 잠기고 살 곳을 잃어버리고 있어요.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의 문제예요."

— 기후위기를 현재, 불평등의 문제로 풀어낸 이하린 작가


 

"글을 쓰면서 환경 상태가 뼈가 시릴 정도로 나쁘구나를 알게 됐어요. 환경공학자가 되어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싶어요."

— 문제의식을 진로와 연결하며 실제적 해결을 고민한 유채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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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식이 또렷하다라는 건 단순히 '이것이 문제다' 라고 잘 정의하는 것이 아닙니다. ''을 명확히 제시하는 능력도 아닙니다. 애초에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은 진짜 문제가 아니겠지요.

 

 

문제의식이 또렷한 사람이란,

문제를 인식하고 자신의 관점으로 정의한 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제로 해보는 사람, 계속 고민하고 질문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 과정을 1기 작가들이 먼저 시작했어요.

 

 


고2 이나린 작가의 이야기

저는 한 사람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어서 인터뷰를 요청했어요. 

1기 이나린 작가는 자료를 깊이 읽고, 결론을 오래 의심하고, 비판이 흐려지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문장을 다듬었습니다. 기후위기를 사회 구조의 문제로 보게 되었다는 인상적인 후기를 남겨주기도 했죠. 1년이 지난 지금 시선은 일상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마주 앉아 물어봤어요. 

 

Q. '구조'라는 단어는 어디서 왔어요?

"두 곳에서 왔다고 생각해요. 첫째는, 저희 학교(거꾸로 캠퍼스) 수업이 사회 문제를 구조적으로 풀어보는 게 많아요. 개인을 탓하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은 구조적으로 배제됐다'는 시각에서 출발하거든요. 둘째로는, 어머니와 사회 문제에 대해 자주 얘기했어요. 어릴 때부터 '왜 이게 개인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구조의 문제인가'를 꾸준히 고민하게 됐어요."

 

학교와 가정에서 자란 시선이, 1기에서 '환경'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만났어요. 한 사람의 사유에 또 한 겹의 문제의식이 얹어진 셈입니다.


Q. 책을 쓰기 전과 후, 가장 크게 달라진 한 가지가 있다면?

"저는 기준이 되게 높은 사람이었어요. 결과가 이래야 한다고 머릿속에 그려놓고 거기를 향해 빠르게 달렸죠. 지금은 달라요. 공저라는 걸 해보면서 협력은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함께 가는 것, 그 과정 자체에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자기 결과물에 누구보다 엄격했던 십 대가 함께 쓰는 일의 무게를 다르게 보게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책 한 권을 같이 만드는 경험이 남긴 한 가지에요.


Q. 2기 동료 작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솔직해졌으면 좋겠어요. 청소년들은 사회의 기대와 이상을 견뎌야 한다는 생각에 사회 문제가 우리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잊고 사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사회 문제를 한 번 생각해 보고 고민해 보기로 했다면 느낀 걸 최대한 솔직하게 표현해보자, 내가 고민해본 걸 최대한 드러내보자. 그런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주시려고 이런 공저가 존재하는 거잖아요."

 

마지막 말을 듣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만들고 싶은 숲이거든요. 그리고 이게 곧 다음 호 작가들에게 가장 먼저 전하고 싶은 말이기도 해요. 십 대가 진짜 내 생각을 키워내는 안전한 공간을 지금 우리가 함께 만들고 있어요. 

 

1기 작가들의 성장을 보면서 제가 확신하게 된 것들이 있어요. 1년의 시간 동안 배운 '드러내기'의 감각이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요. 이게 우연이 아니라는 걸 어디서 확인할 수 있을까요. 저는 OECD에서 그 답을 찾았어요.

 

 


미래의 좌표 - OECD가 말하는 'Learning Compass'

OECD는 〈Future of Education 2030〉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인재의 좌표를 제시합니다.  OECD가 그려낸 그림의 한가운데에는 교사도, 교과서도, 평가표도 아닌 학생 자신이 나침반을 들고 서 있어요.

이미지: OECD Future of Education 2030 - Learning Compass
이미지: OECD Future of Education 2030 - Learning Compass

 

자기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자기 길을 스스로 찾아가는 사람.

OECD는 그 자질을 '학생 행위주체성(Student Agency)'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것을 미래 교육 전체의 출발점이자 목적으로 두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청소년에 관한 한 가지 묵직한 데이터가 있습니다.

PISA 글로벌 역량 평가에서 한국 청소년의 지식 점수는 27개국 중 상위권(509점, 평균 +35점)입니다. 그런데 평가 항목 중 한국 학생들이 가장 낮은 부분이 있었어요. "내가 세상의 문제를 바꿀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입니다.

 

많은 것을 알지만, 실제로 움직일 수 있다는 믿음은 약하다는 뜻입니다. 이나린 작가의 지적처럼 사회적인 기대와 스스로의 이상을 견디느라 더 먼 곳을 바라볼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일 겁니다.

 


 

'나'에서 '세상 속의 나'로

청소년기는 자칫 '나'에 매몰되기 쉬워요. 십 대는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시기이고, 그 탐구는 '나'에서부터 시작되니까요. 그러나 이 시기는 동시에 — 넓은 세상을 가장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기후위기, 학교 문제, 인공지능과 일의 미래, 빈곤과 불평등...

생각의 숲이 제시하는 주제들에 대해 누군가는 "나와는 관계없는 너무 큰 이야기"라고 흘려보내고, 누군가는 그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하고 세상으로 뛰어듭니다.

 

세상으로 뛰어든다는 건 꼭 활동가가 되라는 게 아닙니다. 세상과 연결된 개인으로서의 나를 인식하고, 내가 세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깊이 고민해 보는 게 시작이에요. 그리고 저는 글쓰기가 십 대가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자 무기라고 제안하고 있어요. 

 

시선을 한 번 밖으로 확장해본 십 대는 세계의 좌표를 읽을 수 있습니다. 좌표를 보는 자기 시선이 있는 사람의 미래에는 전혀 다른 기회가 찾아옵니다.

 

글 잘 쓰는 십 대가 아니라, 자기 시선이 있는 십 대. 생각의 숲이 찾는 사람입니다.

 

 

 

 

 

이 뉴스레터는 매주 목요일 아침, 생각의 씨앗이 나무가 되고 숲을 이루는 방법을 전달합니다.

다음 호(5/28)에는 〈학교를 다시 보는 책 10권〉을 보내드립니다. 작가의 눈으로 책을 보는 방법을 안내해 드립니다.

 

 


오늘 심을 한 가지 생각

여러분의 자녀가 가장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은 것 한 가지는 무엇일까요? 그것을 표현할 안전한 공간이 자녀에게 있나요?

 

답은 메일로 보내주셔도, 마음에만 담아두셔도 좋습니다. 다음 주 목요일에 다시 뵐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영상 전체보기 — 〈조작가의 스몰빅클래스〉 1기 작가 인터뷰https://youtu.be/16SRdu-ZpdM

 

OECD Learning Compass 2030 자세히 보기 (OECD 공식 페이지, 영문)

https://www.oecd.org/en/data/tools/oecd-learning-compass-20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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