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다시 사업을 시작한다면, 사업 아이디어를 어떻게 찾을 것 같으세요?
창업을 정말 하고 싶은 건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것 같아요. 창업을 위해 희생한 것들이 의미 있었던 건지 의심될 때가 많거든요. 스타트업을 창업하지 않고도 적당히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는 것 같아요. 창업은 1% 미만이 살아남는 정말 끔직한 경험이에요.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낼 시간을 포기할만한 가치가 있는가? 건강을 심하게 해칠 가치가 있는가? 이런 질문을 할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할만한 가치가 사업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면 할 것 같아요.
창업을 하면서도 워라밸을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거예요. 그럴 수 있죠. 그렇지만 정말 쉽지 않습니다. 창업을 도전하면서 여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기대하는 건 바라지 않는게 좋습니다.
Q. 4년 동안 여러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수익을 내지 못했어요. 포기하지 않았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솔직히 다른 방도가 없었어요. 집안이 부유했거나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학위를 받았다면 그만두었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부족했던 게 결국 축복이 되었어요. 덕분에 오늘에 이르렀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애초부터 인맥이 넓고, 부유한 창업가들을 부러워하는 걸 봤어요. 저는 오히려 자원이 없었던 게 강점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돌이켜보면 제 자신을 증명할 기회를 빼앗기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Q. B2B SEO 분야에서 PMF를 달성하지 못한 주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첫번째는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당시에 저는 매우 순진했거든요. 지금 다시 뛰어든다면 그때보다 성공 확률이 더 높을 것 같아요.
두번째는 자본이 부족했기 때문이고요. 저희는 투자금 모집, 급여 지급, 단기적인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썼어요. 이 분야에서 잘 되고 있는 스타트업들은 큰 투자를 받았거나, SF 업계에 종사하여 자본을 쉽게 조달할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운이 안 따라준거죠. 학술 저술로 피봇해서 성공한 과정에서도 운이 많이 따라줬어요.비슷한 운이 더 일찍 찾아왔다면 그 기세를 타고 더 빨리 유능한 창업자가 될 수 있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Q. 어떤 기준으로 제품의 타겟 고객을 변경했나요?
SEO 업계에서 패배했다는 것을 깨달은 시점이 있었어요. 그때 아예 타겟을 넓혀서 글쓰기 도구로 방향을 전환했어요. 모든 틈새 시장을 조사하기 시작했고요. 학자, 연구원, 학생들이 저희가 만든 UX에 정말 공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부터 그들을 위해 제품을 만들었어요.
Q. Jenni의 경쟁 우위는 UX에 있나요?
Jenni는 연구자가 자신의 정보를 저장하고 그 정보를 사용하여 글을 쓸 때 도움을 주는 리서치 플랫폼이에요. 연구자들이 Jenni에서 개인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면, Jenni는 가장 높은 수준의 맞춤형 AI 글쓰기를 제안할 수 있어요. 그게 곧 경쟁력 있는 해자가 되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UX도 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소유한 유통 채널이 작은 해자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해자를 가진 스타트업은 거의 없다고 생각해요.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최고의 제품이 되는 것 외에 복제가 불가능한 것이 있을까요? SNS 회사들은 진짜 해자를 가진 회사인 것 같지만, 그 밖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AI가 보편화되면서 전통적인 해자는 점점 무너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나은 모방자가 시장에 나온다면, 저희가 지는 건 당연한 일이 될 거예요. 더 나은 제품이 시장에 나온다면 세상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슬프겠지만 하루 종일 자리를 빼앗기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니를 최고의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뿐이에요. 다른 것들은 부차적인 일입니다.
Q. 대학생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었다면 틱톡 마케팅이 효과적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마 그랬을 거예요. 저희가 연구자 중심의 프로덕트로 타겟 유저를 바꾼 뒤로는 틱톡 마케팅의 성과가 훨씬 나빠지기 시작했거든요.
Q. 한국 스타트업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한국에는 재능있는 창업자가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스타트업 생태계는 아직 성장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해요. 사기꾼처럼 보이는 멘토, 투자는 거의 하지 않는 VC가 많았어요. 훌륭한 멘토와 VC를 만나기도 했지만, 끔찍한 사람도 많이 만났습니다.
한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 나라의 창업가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게 가슴 아파요. 물론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모든 스타트업 생태계에 어두운 면이 있지만요.
외국인의 시선으로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경험한 것이기에 한국인으로 경험하는 것과는 다를 수 있어요. 저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고, 여기가 고향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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