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보름간의 곡물창고 입하 소식 ▧
살수차 같은 것
깨어나 일어나
죽은 사람들이 죄다
묘지에서 부스스 일어난 듯한
풍경이 폭염과 어울린다
살수차는 아무 생각이
아니면 책임만이
너무나 부피 큰
파란색 그 임무가
서서히 멀어져 가는데
시민을 위한 워크숍 같은 것
작가님,
저는 작가님만큼 많은 단어를 알지 못해요
평소에 국어사전을 가까이하지도 않구요
거의 TV만 봐요, 유튜브 아니구요,
여기에 왜 왔는지도 까먹고 있어요
그런데 오늘 이렇게 많은 사람 속에 참석해보니
김깃, ~같은 것
포도 기사 ➌
“이제 어떡하지?” 기사 하나가 중얼거렸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것은 정답이 없는 물음이었던 것이다. “세상이 망해도 왕은 하나 있어야지.” 그러나 무스트는 말했다. “찾아내자. 왕에 어울리는 사람을.” 기사들이 하나둘 말에 올랐다.
작은 일에 너무 큰 힘을 ❶
게워낼 것 같은 분노를 억눌러가며 치니언은 물었다. 확실히 말해. 여기 쓴 거지? 유스프가 힘없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눈을 살짝 감았던 치니언이 악몽을 파하려는 듯 머리를 흔들며 다시 따졌다.
희파, 빙터
교정의 악마
어떤 일은 끝나야 알게 된다. 실마리를 풀기 위해 재밌는 이야기를 하자. 나는 교정의 악마를 생각하고 있다. 그 악마는 요정의 반대편에 있다. 完全校正완전교정을 가능케 하는 존재다. 한 자도 한 틈도 틀리지 않았다면 그 책에는 교정의 악마가 강림한 것이다.
유리관, 교정공기
골드러시
인근 마을에서는 지금도 ‘용의 고기’를 특산품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기 종류의 진위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육질이 매우 우수하다는 평을 듣는 듯합니다. 정류장 옆에는 간이 화장실이 있고 정류장 뒤편으로 가면 희미한 빛을 발하는 상처를 볼 수 있습니다. 그 벌어진 틈 바깥은 어디로 이어지는 것일까요? 아마도 원래의 터널이 있던 바위산과는 무관한 장소일 것입니다……
콰, 박물지
앨범
며칠 전에 앨범 커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A는 자신은 앨범 커버가 별로면 음악이 궁금하지도 않다고 했다. 나는 A가 이것도 별로고 저것도 별로고 그런 식으로 커버를 보고 음악을 고르는 걸 보고, 또 어떤 음악을 고르는지도 봤다. 그건 A의 취향이고 기준이다. 나도 앨범 커버를 본다.
미친풀, 수요일에 쓰는 사람
소개
이것은 슈베르트의 가곡 '마왕'을 치고 싶다는 이유로 동네 상가 피아노 학원에 등록한 나의 이야기다. 이것은 마왕을 쓰러뜨리기 위해 디지털 피아노를 구입한 나의 이야기다.
희파, 마왕 토벌기
추심업자에 관한 메모
투잡이라도 뛰어서 갚으셔야죠. 왜 그렇게 해야 합니까? 당신은 갚을 돈이 있으니까요. 갚을 돈이 있으면 그렇게 해야 합니까? 당신이 투잡을 뛰어서 제 돈을 대신 갚아주는 건 어떻습니까? 제가 왜 그래야 합니까? 당신은 받을 돈이 있으니까요. 저랑 장난치십니까? 제가 장난치는 것 같습니까?
에이미앰플, bulk
24호 서신
*종합 현황 보고
- 곡물창고 저장기금 30만원+ 달성
- 알림판 팔로어 310+에서 안정세
- 보름간 81호 발송. 구독자 100+에서 안정세
- 순간 필진 수 10인 달성(역대 최대)
창고관리인, 경비서신
▧ 창고 깊숙한 곳에서 찾아낸 랜덤 게시물 1편 ▧
럭비티 같은 것
(스스로 남자라고 믿고 있는) 남자들은 이 옷을 바지춤에 넣어 입는다. 드러난 허리선이 제법 꼿꼿해 보인다. 물론 가능한 체형을 가진 남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진술이다. 럭비티 안에는 다른 셔츠를 겹쳐 입을 수 있다.
김깃,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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