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보내는 SOS

플라스틱 시대의 탄생 5

1980년대, 생존을 건 대전환의 시기

2025.1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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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레터

지구를 위한 작은 행동과 큰 영감을 전하는, 초장이의 지구 일기 🌿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초장레터의 열세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초장레터는 매월 셋째 수요일에 [지구가 보내는 SOS]와 [지구를 구하는 히든 히어로들]이라는 주제로 뉴스 한 조각과 영감 한 스푼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지난 호에 이어 플라스틱 시대의 탄생 5편을 준비했어요. 함께 읽으며 지구를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변화를 고민해 보면 어떨까요?

초장레터#13

 

20세기 중반부터 우리 곁에 다가온 플라스틱은 산업과 일상을 완전히 뒤바꿔놓았습니다. 1970년대까지 플라스틱은 ‘만능 소재’로 찬사를 받으며, 가벼움과 강도, 가공의 용이성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죠. 그러나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플라스틱이 가져온 ‘편리함’ 뒤에 감춰졌던 문제들이 차츰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는 기술적 혁신과 함께 환경 위기가 공존한, 그래서 우리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시기입니다.

 

혁신의 빛과 기술 발전의 이면

1980년대 초, 플라스틱 산업의 중심에는 여전히 석유 기반 폴리머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본 등에서는 나프타 분해설비(NCC)와 같은 고효율 설비가 도입되며 산업 전체의 체질 개선이 이루어졌습니다. 낡은 소규모 공장들이 문을 닫고, 대형 설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단위 생산당 에너지비용과 인건비가 크게 줄었고, 이는 미쓰비시화학, 미쓰이화학 같은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로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글로벌 경쟁력은 한층 견고해졌죠.

 

1980년대 닥터 페퍼 음료수 페트병
1980년대 닥터 페퍼 음료수 페트병

 

그 시기에 나타난 것은 단순한 생산량 증가가 아니라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등장입니다. 폴리카보네이트(PC)와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는 전자, 의료, 자동차, 항공우주 등 첨단 산업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PET 병은 음료 시장에서 유리병을 빠르게 대체하며 소비문화의 혁신을 이끌었죠. 그 가벼움과 강도, 탁월한 기체 차단성은 제조와 유통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1980년대 코카콜라 페트병
1980년대 코카콜라 페트병

 

하지만 이 ‘혁신’은 이중의 얼굴을 가졌습니다. 플라스틱 제품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폐기물 문제도 함께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죠. 1980년대만 해도 플라스틱을 버리는 일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적 준비가 충분치 못했습니다.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고 오랫동안 남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강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해양 생물은 물론 육지 생태계까지 위협했습니다. 해마다 수백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어 해양 생물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플라스틱 섬’ 문제도 이 시기에 본격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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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재활용 노력과 그 한계

그러나 편리함 뒤에는 쓰레기 문제와 미세플라스틱 논란이 점차 커져갔습니다. 1986년 한국과 일본 등에서는 폐기물관리법 제정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의 체계화를 시작했고, ‘재활용’이 정책과 법률에서 명확히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단순 매립과 소각을 넘어 ‘순환경제’라는 새로운 시각이 대두된 것입니다.

 

재활용 표식
재활용 표식

 

1988년에 미국재활용협회가 도입한 플라스틱 식별코드(RIC)는 플라스틱을 원료별로 구분해 수거와 재활용의 효율을 높였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삼각형 화살표 표식이 바로 이때 탄생한 것이며, 전 세계로 퍼져나갔죠. 이는 전 세계 분리수거와 재활용 체계를 이끈 초석이 되었지만, 아직도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 중 대략 9%만 제대로 재활용되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 산업화와 경제성장에 힘입어 플라스틱 사용이 크게 증가했으며, 생활 폐기물 내 플라스틱 비중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2021년 한 해에만 약 47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했고, 이 중 절반 이상은 재활용되지 못했습니다. 이는 당시부터 대량 생산·대량 소비 체제가 얼마나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장되었는지를 의미합니다.

재활용의 어려움은 단순히 분리수거의 문제만 아니었습니다. 플라스틱 재질의 다양성과 오염, 제품 설계의 비효율 등이 재활용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매립과 소각은 또 다른 환경 문제인 토양 오염과 대기 질 악화를 초래했습니다.

 

바이오 플라스틱: 미완의 실험

1980년대의 또 다른 큰 흐름은 ‘바이오 플라스틱’의 태동이었습니다. 이런 현실에 대응하고자 1980년대 후반부터 식물 유래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었습니다. 사탕수수, 옥수수 같은 재생 가능 자원을 기반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이 이루어졌고, 박테리아가 생산하는 PHA(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에 관한 특허도 이 시기에 출원되었습니다.

 

2023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 Prowl Studio가 선보인 대마 섬유로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 의자 (사진 출처: Prowl Studio)
2023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 Prowl Studio가 선보인 대마 섬유로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 의자
(사진 출처: Prowl Studio)

 

PHA는 자연 상태에서 비교적 빠르게 분해되는 특성 덕분에 당시 환경 친화적 대안으로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생산 공정의 복잡성, 높은 비용, 물성 한계 등의 문제로 상용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연구는 오늘날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논의의 뿌리가 되었고, 플라스틱 산업에도 친환경 전환의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책임의 시작, 그러나 느리고 불완전했던 변화

1980년대 후반 산업계도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경제 성장과 소비 확대가 우선시되면서 환경 규제와 산업 전략은 충돌했고, 환경 친화적 기술 개발은 뒤늦게야 본격화되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1986년 폐기물 관리법이 정비되고,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전후해 분리수거 시범사업 등의 재활용 정책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쓰레기는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 깊게 뿌리내렸으며, 해결해야 할 과제는 너무도 거대했습니다.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이 증가하고,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환경 부담은 점점 커졌습니다. 이제 음료 컵, 비닐봉투, 각종 포장재 등 생활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많은 플라스틱 제품이 ‘편리함’과 ‘위험함’ 사이에서 우리 삶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쓰레기산
쓰레기산

 

1980년대는 플라스틱 산업의 ‘빛과 그림자’가 모두 뚜렷하게 드러난 시대였습니다. 거대한 혁신과 발전이 있었지만, 그로 인해 발생한 환경 위기는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1990년대를 기점으로 전 세계에서 본격화된 ‘플라스틱 순환경제’와 친환경 기술 발전, 그리고 우리가 지금 마주한 ‘플라스틱 문제’ 극복을 위한 노력들을 살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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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쓰는 지구 일기

 

함께 쓰는 지구 일기의 일곱 번째 주인공은 슈니 님이에요. 지구 지킴이가 되고 싶다고 소개해주셨는데요, 작아 보이지만 쉽지 않은 실천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지난 여름에 사연을 보내주셨는데 가을이 무르익어서야 소개하게 되었네요. 슈니 님은 어떤 실천하고 있는지 직접 그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회사에 점심 도시락 준비해서 다니기

안녕하세요! 지구 지킴이가 되고 싶은 슈니입니다. 올 겨울과 봄, 주 2회 정도 도시락을 준비해서 회사 점심시간에 혼밥을 하곤 했는데요. 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생활비 절약을 위해서 시작했어요. 퇴근 하자마자 다음날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쌓일수록 도시락을 준비하는 일이 결국 '나를 위한 일'이더라구요.

 

사진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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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비누로 설거지를 하는 시간도 좋고 점심과 저녁을 준비해서 먹는 모든 과정이 환경을 지키고 나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지금은 여름이라 도시락을 별도로 준비해서 다니진 않지만, 개인 텀블러나 컵은 잘 이용하고 있어요. 직장인으로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환경 실천이라고 해야할까요? 🥹

 

사진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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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플로깅도 하고, 다양한 환경 행사도 참여하고 있는데요!
환경을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하면서 함께 나누는 문화가 더 널리 퍼지길 바래봅니다. : )

지구를 위해, 나를 위해 작은 것부터 함께 실천해요!

 

🌿 도시락을 챙겨가는 일은 작아 보여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매일 실천하기 어렵더라도, 슈니 님처럼 할 수 있을 만큼 꾸준히 실천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그런 용기와 의지에 진심으로 응원을 보냅니다. 

함께 쓰는 지구 일기는 이렇게 스스로는 특별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꾸준히 일상에서 작은 실천을 이어가는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소소한 노력들이 모여 우리 모두가 조금이나마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다음 주인공은 구독자님이 되시길 바라며, 여러분의 이야기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

 

[함께 쓰는 지구 일기]는 베지어트와 함께 합니다(이미지를 클릭해 보세요) 😊
[함께 쓰는 지구 일기]는 베지어트와 함께 합니다(이미지를 클릭해 보세요) 😊

 


🌱 오래되고 아름다운 것 

 

오래되고 아름다운 것의 일곱 번째 주인공은 카라멜설기 @dark_crystal_2020 님이에요. 이번 주인공은 물물교환 장터인 비우공채우장 활동을 열심히 해오고 계세요. 저도 카라멜설기 님이 진행하신 비우공채우장에서 유용한 아이템들을 나눔 받아온 경험이 있답니다. 카라멜설기 님의 오래된 애정템은 무엇인지 한 번 들어볼까요? 😊

 

 

같은 가방, 두 세대의 여정

이 백팩은 30여년 전 제가 대학 다니던 시절 구입해서 메고 다녔고,한동안 방치되다가 작년에 대학 입학한 둘쩨가 찾아서 메고 다닙니다.

 

사진 본인 제공
사진 본인 제공

바닥에 스웨이드 가죽이 덧대어진 카키색 이스트팩입니다. 30여 년 전, 가격은 다소 비쌌지만 오래 사용할 생각으로 바닥이 튼튼한 가죽 제품을 선택했어요. 덕분에 특별히 관리하지 않았음에도, 조금 과장하자면 어제 산 것처럼 여전히 깨끗하고 멀쩡합니다.

 

사진 본인 제공
사진 본인 제공

30여 년 전 유행하던 이스트팩이 한 세대가 지난 지금 다시 유행하게 되어, 제가 메던 그 백팩을 대학생이 된 딸이 “힙하다”며 메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면서도 뿌듯하고 기특한 마음이 들어요. 그래서 가끔 백팩을 메고 나가는 딸의 뒷모습을 찍어 보며, 제가 그 가방을 메고 다니던 시간과 딸이 함께하는 지금의 시간을 겹쳐 떠올리곤 합니다. 하나의 가방이 저의 대학시절 시간과 딸의 시간에 이어져 함께 여정하는거 같아 뿌듯합니다.

 

사진 출처 @dark_crystal_2020 
사진 출처 @dark_crystal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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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해한 나눔장터 후기

지난 9월 14일(일), 자원순환의 달을 맞아 지구닦는사람들과 비채장이 함께하는 무해한 나눔장터가 서울의 핫플레이스 성수 상상플래닛 8층에서 열렸습니다. 그동안 소규모로만 진행했던 비우공채우장 활동이 이번엔 많은 분들과 함께하는 큰 행사로 확장되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행사의 이름은 지구닦는 무해장터.

집에서 쓰지 않고 방치된 물건 3점을 가져오면, 누군가의 필요로 채워지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물건을 단순히 주고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왜 비우게 되었는지” 사연을 적고, 물건을 받아가는 분은 “어떻게 사용할지”를 기록하는 마음의 교류까지 더해져 특별했답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정말 다양하고 퀄리티 좋은 물건들이 많이 모였다는 점이었어요. 각자의 사연을 읽는 재미도 쏠쏠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었던 뜻깊은 하루였습니다.

 


 

🌿오래되고 아름다운 것은 구독자님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물건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구독자님의 오랜 시간이 담긴 물건의 이야기를 나눠주세요. 우리 함께 물건을 애정하는 방법을 함께 배워봐요!

 

[오래되고 아름다운 것]은 에코야 얼스와 합께 합니다(이미지를 클릭해 보세요) 😊
[오래되고 아름다운 것]은 에코야 얼스와 합께 합니다(이미지를 클릭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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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 greenyc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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