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보내는 SOS

플라스틱 시대의 탄생 7

탈플라스틱, 그리고 우리의 선택

2025.1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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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레터

지구를 위한 작은 행동과 큰 영감을 전하는, 초장이의 지구 일기 🌿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초장레터의 열다섯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초장레터는 매월 셋째 수요일에 [지구가 보내는 SOS]와 [지구를 구하는 히든 히어로들]이라는 주제로 뉴스 한 조각과 영감 한 스푼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지난 호에 이어 플라스틱 시대의 탄생 7편을 준비했어요. 함께 읽으며 지구를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변화를 고민해 보면 어떨까요?

초장레터#15

 

2010년대 이후, 플라스틱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와 외교의 핵심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편리함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사용량을 줄이고 버려지는 양을 최소화하려는 탈플라스틱 순환경제 실험이 세계 곳곳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죠.

 

많이 쓰고, 많이 버려지는 플라스틱

2000년대 이후 플라스틱 수요는 빠르게 증가했고, 2019년에는 약 4억 6천만 톤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2000년에 비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양이에요. 같은 해 발생한 폐기물도 약 3억 5천만 톤에 달했습니다. 생산과 소비가 늘어난 만큼, 버려지는 양도 커진 거죠.

하지만 이렇게 많이 쓰이는데도, 실제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여전히 낮습니다. 2019년 기준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재활용된 비율은 9퍼센트에 불과했고, 19퍼센트는 소각, 절반은 위생 매립, 나머지 22퍼센트는 관리되지 않은 채 버려지거나 야외에서 소각됐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줄이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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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쓰는 쪽으로 방향을 튼 정책들

유럽연합은 2010년대부터 재활용률을 높이는 동시에,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이는 정책으로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1인당 포장 폐기물은 계속 늘었지만, 재활용 인프라 확충과 규제 강화를 통해 재활용률은 30퍼센트대에서 2022년 41퍼센트까지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사용량이 더 빠르게 늘어난 탓에 재활용되지 못한 플라스틱도 함께 늘었습니다. 그래서 유럽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재사용과 리필 시스템을 확대하고, 재생원료 사용 비율을 의무화하는 등 애초에 발생을 줄이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요.

 

시민들이 만들어낸 작은 변화

2010년대 중반부터는 세계 곳곳에서 일회용 빨대, 비닐봉투, 스티로폼 포장재를 줄이려는 시민 캠페인이 본격적으로 확산됐습니다. 대형 카페나 프랜차이즈에서는 텀블러 할인, 재사용 컵 보증금 제도, 빨대 없는 컵뚜껑 같은 실험이 시작됐고요.

각국 정부도 일회용 비닐봉투 유상 판매나 사용 금지를 도입하고, 재사용 가능한 쇼핑백을 장려하는 등 생활 속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변화가 세상을 단번에 바꾸진 않지만, 한 사람의 습관이 도시의 규칙이 되고, 국제적 기준으로 확장되는 작은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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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약속, 그리고 그 이면

글로벌 소비재와 음료 기업들도 2010년대 후반부터 재생 플라스틱 사용 확대와 포장재 경량화, 재사용 시스템 도입 등을 약속하기 시작했어요. 2030년까지 포장재의 일정 비율 이상을 재생원료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내건 브랜드들도 있고, 실제로 일부 제품에는 적용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국제 보고서들은 이런 자발적인 약속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여전히 재활용이 어려운 복합소재가 많고, 제품 판매량도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요즘은 재활용을 잘하겠다는 선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애초에 덜 만들고 가능하면 다시 쓰겠다는 방향으로 기업 전략도 전환되고 있습니다.

 

기술은 진보 중, 현실은 여전히 까다롭다

생분해성이나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은 1990년대부터 꾸준히 연구되고 상용화가 시도됐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벽이 많습니다. 비용이 비싸고, 성능도 기존 플라스틱보다 떨어지고, 특정 조건에서만 분해되는 점도 문제였어요. 일반 플라스틱과 섞이면 오히려 재활용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최근에는 새로운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것보다, 기존 플라스틱을 더 잘 순환시키는 쪽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분자를 원료 수준으로 분해하는 화학적 재활용, 고급 선별과 세척, 재생 기술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어요.

 

2024 부산에서 개최된 유엔 플라스틱오연 국제협약
2024 부산에서 개최된 유엔 플라스틱오연 국제협약

 

플라스틱, 외교의 테이블로

이제 플라스틱 문제는 국가 간 외교와 협력의 주제가 되었습니다. 2022년 유엔 환경총회에서는 175개국이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국제 협약을 만들기로 합의했어요. 이후 정부 간 협상위원회가 구성돼 논의를 이어 왔고, 2024년 말 부산에서 열린 다섯 번째 회의에서는 향후 논의를 위한 초안을 마련했습니다.

이 협약은 플라스틱의 생산, 디자인, 사용, 폐기, 재활용까지 전 생애주기를 다루는 첫 번째 국제 규범이 될 수 있어요. 앞으로 정책과 산업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는 수억 톤의 플라스틱이 만들어지고, 그중 대부분은 단 한 번 쓰이고 버려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정부는 규제를 강화하고, 기업은 재생원료와 재사용 모델에 투자하고, 시민들은 새로운 소비 습관을 실험하고 있죠. 1990년대와 2000년대가 문제를 인식하고 제도를 만든 시기였다면, 2010년대와 2020년대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바꾸는 시기라고 할 수 있어요. 앞으로 플라스틱 제품을 하나 집어 들기 전에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이게 지금 꼭 필요할까? 꼭 이렇게 한 번 쓰고 버려야 할까?

 


그러메도 식물성 콜라겐(이미지를 클릭해보세요)
그러메도 식물성 콜라겐(이미지를 클릭해보세요)

 

🌿

 

지금까지 플라스틱 연대기를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2025년 6월부터 12월까지 7개월 동안 순전히 개인적인 궁금증에 플라스틱 연대기를 정리해보고 싶어서 시작한 연재였어요. 흥미 없는 내용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언젠가 플라스틱이 언제 어떤 식으로 바뀌었는지 궁금한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봅니다. 그게 미래의 저일 수도 있구요 😊


다음 2026년 1월, 2월 초장레터는 잠시 휴지기를 갖고 재정비 후 다시 돌아올게요! 내년에 새롭게 선보일 프로그램들은 더 많은 구독자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준비 중이에요.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시작하는 마음으로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뜻대로 잘 안 되고 쉽지 않은 일 투성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일들을 포기하지 않기로 해요.
재미있는 일들을 찾기로 해요!

그렇게 겨울 잘 지내고 우리,
봄에 건강하게 다시 만나요! 💚

 


🌱 오래되고 아름다운 것 

 

오래되고 아름다운 것의 아홉 번째 마지막 주인공은 수리 님 @mandle.suri  이에요. 수리님은 지난 달 초장레터의 함께쓰는지구일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발효해서 직접 가꾸는 텃밭에 비료로 쓰고 콩과 가지 등 직접 농작물도 재배하는 자급자족의 일상을 소개해주셨어요. 수리님이 오래된 물건에 대한 애정도 전해주셔서, 오늘은 수리님의 오래되고아름다운것으로 준비했어요. 수리님의 특별한 의미가 담긴 오래된 물건의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

 

 

모든 플라스틱을 이렇게 오래 쓴다면, 세상은 달라졌을까

이 타파통은 엄마가 90년대부터 쓰시던 걸 제가 독립할 때 받아서 10년째 사용하고 있는 쌀통입니다. 분홍색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통인데, 굉장히 탄탄하고 두꺼운 플라스틱이에요. 30년이 넘었는데도 변형되지 않고 쌀통 본연의 기능을 잘 하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 수리님)
(사진 제공 : 수리님)

물건을 오래 쓰는 습관은 엄마에게서 물려받은 것 같습니다.  엄마는 그 습관이 검소하게 사셨던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에게서 온 것이라고 하시곤 해요. 엄마 집에는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제 역할을 하고 있는 냄비, 플라스틱 대야, 튀김받이 같은 주방용품들이 많습니다.  이 타파통도 그중 하나인데요, 제가 10여 년 전 독립할 때 ‘쌀을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라’며 엄마가 건네주신 물건입니다.

90년대 아파트를 돌며 방문판매로 큰 인기를 끌었던 타파통, 기억하시나요? 작은 반찬통부터 도시락통, 김치통, 물통까지 없는 것이 없던 플라스틱 주방용품 브랜드였죠. 어릴 때 그 파스텔 톤의 통을 만지작거리며 매끈한 감촉을 좋아했던 기억도 납니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타파통이 많지는 않지만, 이 쌀통만큼은 오로지 쌀만 담아두는 용도로 써 와서인지 아직도 아주 튼튼합니다. 뚜껑이 살짝 맞지 않기는 하지만, 쌀만 보관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으니 괜찮아요. 지금도 냉장고 야채칸에 쏙 넣어두고 계속 사용 중입니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정말 단단하고 튼튼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컨테이너 용도로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거겠죠. 어느 순간부터 플라스틱은 일회용 사용을 전제로 점점 얇아졌고, 생산량도 과도하게 늘어나 버렸습니다. 만약 모든 플라스틱이 이렇게 오래 쓸 수 있는 것이었다면, 지금 우리의 세상은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수리님이 보내주신 오래되어 손잡이가 없는 주전자와 냄비 사진
수리님이 보내주신 오래되어 손잡이가 없는 주전자와 냄비 사진

 

 

[오래되고 아름다운 것]은 에코야 얼스와 합께 합니다(이미지를 클릭해 보세요) 😊
[오래되고 아름다운 것]은 에코야 얼스와 합께 합니다(이미지를 클릭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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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 greenycart
ⓒ초장 greenyc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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