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대박 유튜브 영상 만들었어요! (24만뷰라니?)

오늘 밤부터 충청, 남부지방에 극한호우가 예보되어 있습니다. 비 피해도 예년보다 심각하다고 하는데, 여러분들 주위에 피해 입으신 분이 한 분도 없으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지겨운 장마도 이제 종국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무더운 날씨와 습도 때문에 불쾌지수도 높고 경기마저 시원찮아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지만, 제 글과 영상을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호사를 누리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올린 “친구들과 대화” 영상이 무려 24만 이상의 조회수, 거의 300여개에 달하는 댓글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뒷 얘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고등학교, 대학 동창인 친구녀석들과 무슨 특별한 모임이 있는 건 아니지만 1년에 서너번씩 보곤 합니다. 거주지가 서로 멀어서 자주보긴 힘들지만 간혹 만나도 어제 본 것처럼 친한 사이들이기 때문에 만나면 늘 술독에 빠져들고, 그 다음날 쓰린 속을 붙잡고 헤어져 각자의 삶에 복귀하곤 했는데, 이번엔 조금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촬영을 기획했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친구들 사이가 너무 편하기 때문에 술 먹고 어영부영 하면 죽도밥도 아닐 것 같아 “내가 영상을 10개 찍으면 그 중에 9.5개가 기각된다. 고로 오늘 서로 정신 줄 놓지말자 라고” 촬영전, 맨 정신일 때 몇 번 강조했습니다. 작은 딸에게 큰 소리치고 왔는데 아저씨들이 술먹고 횡설수설하는 그런 영상을 만들 수는 없잖아요. 이윽고 촬영이 시작되었는데, 솔직히 저 혼자 카메라 설치하고 사회보고 하는 거 처음이라 정말 불안했는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친구들이 너무 진지하게 참여해 줘서 성공적인 영상이 나온 것 같습니다.

4명중 3명이 조기 퇴직한 상태고 한 명은 내년이 정년이라 퇴직 후 살아가고 있는 모습, 퇴직을 앞두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 동안 인생을 살면서 후회스러운 일 등을 공유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하였는데 친구들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많은 것을 느꼈고, 심지어는 울컥하는 마음조차 들 정도로 감동도 있는 아주 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강OO친구의 “퇴직후 사업하나 했는데 쫄딱 망했다. 그리고 다시 식당 하나 차렸는데 코로나로 또 말아먹고 지금은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떡집 알바를 다닌다” 라는 얘기를 듣고 참으로 마음이 안좋더라구요. 사업 아무나 하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은퇴후 벌이는 사업은 정말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김OO친구는 “퇴직을 앞두고 자기 스스로를 내려놓는 것을 빨리 체득해야 한다. 과거에 내가 어떻게 살았는데 내가 얼마나 잘나갔는데 이런 마인드에 빠져 있으면 평생 아무 것도 못한다”라고 일침을 놓는 것을 보고 완벽히 공감했습니다.

우리 친구 중에 가장 가정적이고 모범적인 이OO 친구가 “자식들과 시간을 더 많이 못 보낸 것을 후회한다” 라는 말을 듣고 충격 받았습니다. 가장 가정적이던 친구 입에서 저런 소리가 나오니 나머지 친구들은…..강OO친구의 “퇴직 후 자식들과 관계가 물과 기름 사이” 라는 말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빠들의 슬픈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영상이 방영되고 여기저기서 전화가 많이 오더라. 영상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고 있다 라고 제게 연락이 왔습니다. 아무것도 아니지만 본인들이 살아온 인생을 영상으로 보니까 감회가 새로워진 것 같습니다. 영상 방영후에 친구들이 보다 활력적으로 바뀐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게 영상의 긍정적인 효과인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과 다시 멋진 영상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혹시 아직 영상을 못 보신 분들이 계신다면 “거누파파네” 검색해서 한 번 보실 것을 추천드리며 오늘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마 막바지에 건강 조심하시고 항상 행복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