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연꽃을 만나게 해주신 자연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길 위에 낮게 내려앉아 피어 있는 연꽃 한 송이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화각 안으로 들어오는 삼각대와 사람들의 발걸음이 마음을 조금 불편하게 했습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감정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잠시 후, 연지를 관리하시는 두 분이 장화를 신고 작업 이야기를 나누며 제 앞을
지나가셨습니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연꽃은 저분들의 발소리만 들어도 자신을 돌봐주는 분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을까.
그 생각이 스치자 조금 전까지의 불편했던 마음은 어느새 감사한 마음으로 바뀌었습니다.
지속된 폭우로 관곡지 연밭의 수위는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관리하시는 분들은 연꽃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또 저처럼 사진을 찍는 사람들과 관람객들이 안전하게 연꽃을 만날 수 있도록 묵묵히 연밭을 돌보고 계십니다.
그 모습을 보니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가뭄이 들면 아버지께서는 밤새 엔진 펌프를 돌려 논과 밭에 물을 대시곤 하셨습니다.
그때는 그저 일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니 누군가의 땀과 정성이 있었기에 풍성한
계절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연꽃은 햇살만으로 피지 않습니다.
비와 바람, 흙과 물, 그리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의 손길이 함께할 때 비로소 한 송이 꽃이 피어납니다.
우리가 오늘 아름다운 연꽃을 보며 행복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꽃을 먼저 바라보지만, 그 꽃 뒤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노력이 있습니다.
그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아름다움이 우리 앞에 찾아온 것입니다.
길 위에 낮게 핀 연꽃도 자연이 만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우리가 조금만 배려한다면, 그 꽃은 스스로 꽃을 마치고
연밥을 맺으며 다음 계절을 준비할 것입니다.
때로는 무언가를 바꾸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고
기다려 주는 마음이 더 큰 배려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저는 연꽃만 본 것이 아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을 함께 보았습니다.
연밭을 가꾸는 분들뿐 아니라 우리의 삶도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과 자연의 품 안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수고와 배려 덕분에 오늘도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고 평범한 하루를 살아갑니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서로를 믿고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 되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오늘 카메라에 담은 것은 연꽃 한 송이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따뜻한 마음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있어 연꽃도 행복하고, 저도 행복합니다.
“오늘 당신의 삶을 묵묵히 지켜 준 사람은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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