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관곡지에 도착해 첫 장의 사진을 찍고 있는데,
평소 자주 인사를 나누던 노스님께서 연꽃차 만드는 것을 구경해 보겠느냐고 하셨다.
사진을 내려놓고, 나는 바로 카메라를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스님을 따라 관곡지 주변의 연근 농장으로 갔다.
스님이 만드시는 연꽃차는 내가 알던 연꽃차와 조금 달랐다.
홍연 꽃봉오리 속에 녹차를 넣어, 녹차의 향이 연꽃에 스며들게 하는 방식이었다.

꽃의 향과 차의 향이 서로 만나 하나의 향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이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귀한 연꽃으로 차를 만든 이야기를 하니, 곁에 있던 아내가 조용히 한마디 했다.
“부처님의 법을 전한 귀한 꽃을 꺾어 차로 마시는 것이 맞는 걸까요?”
아내의 물음에 나도 잠시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연꽃을 꺾어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연꽃 한 송이를 바라보며
아직 맑고 밝지 못한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은 것일까?
연꽃은 진흙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
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며 욕심을 만나고,
화를 내기도 하고, 마음이 흔들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나도 연꽃처럼
세상 속에 살아가면서도
세상에 물들지 않는 마음을 배울 수 있을까?
그래서 오늘은 연꽃차 한 잔을 천천히 마셔보려 한다.
꽃의 향을 맡고, 따뜻함을 느끼며 한 모금 천천히 머금는다.
그리고 가만히 나 자신에게 묻는다.
“지금 내 마음은 어떠한가.”
차를 마시는 일이 단순히 귀한 꽃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그 꽃을 통해 내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면,
그것 또한 작은 수행이 아닐까.
결국 연꽃을 차로 마시느냐, 마시지 않느냐보다
연꽃을 대하는 내 마음이 어떠한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귀한 것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인가.
아니면 귀한 것을 바라보며
내 안의 마음을 비추어 보는가.
오늘은 연꽃차 한 잔을 앞에 놓고
아직 맑고 밝지 못한 나를 천천히 바라본다.
진흙 속에서도 피어나는 연꽃처럼
나도 삶의 자리에서
조금씩 맑아지고 밝아지기를 바라면서.
연꽃차를 마시는 것일까.
연꽃을 통해 내 마음을 마주하는 것일까.
당신에게 연꽃차 한잔은 어떤 시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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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철
차는 단순히 마신다는 개념 보다 차를 마시면 그 차의 향기와 온기가 온몸에 감싸듯 마음의 평온함까지 전해줘 온전히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 아닌가 생각하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히 봅니다
빛.숨.쉼
요즘 커피를 너무 쉽게 마시니 잘 모르지만, 복잡한 원두 그라인딩과 추출 과정이 저마다의 깊은 풍미를 만들듯 차 한 잔을 기울이는 일 역시 나를 정교하게 비추는 일과 닮아 있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은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알아차리고 다스리는 명상이자 휴식입니다. ※ 차 명상 5단계 1. 물 끓이기: 물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번잡함을 가라앉힙니다. 2. 차 우리기: 찻잎이 피어나는 시간을 고요히 기다립니다. 3. 차 따르기: 차를 따르는 소리와 잔의 색을 보며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4. 차 마시기: 온기와 향, 맛 등 오감으로 차를 온전히 느낍니다. 5. 여운 느끼기: 잔을 내려놓고 입안의 잔향과 내면의 고요에 머뭅니다. 마음이 피곤하고 힘들 때, 커피나 차 한 잔을 마시며 넓은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는 여유는 어떨까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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