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에는
매미가 울지 않았다.
기온이 내려가니
매미도 울음을 멈추고
따뜻해질 때를 기다리는 모양이다.
새벽빛에 꽃잎을 여는 연꽃도
빛이 너무 강해지면
스스로 꽃잎을 닫는다.

자연은
때를 알고 멈출 줄 안다.
그런데 우리는
잠시도 기다리지 못한다.
길을 걸으면서도,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면서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짧은 순간에도,
복잡한 지하철 안에서도
어김없이 화면을 들여다본다.
잠깐의 빈틈만 생겨도
휴대폰을 찾는다.
우리는 기다리는 법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을
잊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릴 적 어른들은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불렀다.
하지만 요즘의 휴대폰은
그때의 텔레비전과는 다르다.
일방적으로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보고, 듣고, 말하고,
끊임없이 반응하는 쌍방향의 세상이다.
그래서 더 쉽게 빠져든다.
걷고 있는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조차
잊어버릴 만큼
화면 속 세상에 머물 때도 있다.
특히 횡단보도처럼
잠깐의 부주의가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곳에서도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깊이
화면에 기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이제 휴대폰은
우리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소중한 도구가 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우리의 모든 시간과 시선을
다 내어줄 필요가 있을까.
매미가 울음을 멈추고
연꽃이 꽃잎을 닫듯,
우리도 잠시
휴대폰을 내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손도 쉬고,
눈도 쉬고,
머리도 쉬고,
마음도 쉬는 시간.
휴대폰을 쉬게 하는 것이
나를 쉬게 하는 것이다.
그 조용한 멈춤 속에서 잊고 지냈던
본래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 하루, 휴대폰을 내려놓고
나에게 얼마나 깊은 쉼을 선물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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