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뉴스레터는 제가 『한사만 IV: 친일개화파 2』, ‘을미사변’(pp. 737-746) 맨 끝 부분에 넣으려다 깜빡하고 빠뜨린 부분입니다.]
유길준은 1896년 12월 3일 도쿄에서 미국 보스톤의 은사 에드워드 모스(Edward S. Morse)에게 편지를 씁니다. 당시 유길준은 그 해 2월 11일 고종이 ‘아관파천’을 단행한 후 친일개화파들의 주살을 명했을 때 일본 공사관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져 일본으로 망명한 후였습니다. 모스 박사는 1883년 유길준이 보빙사 민영익의 수행원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그가 미국에 유학생으로 남을 수 있도록 미국 동북부의 명문 사립고등학교인 Governor Dummer Academy 입학을 주선한 인물입니다. [유길준은 미국 생활 중 서양식 옷으로 갈아입고 머리를 자르면서 자신이 한국에서 가져온 전통 의복과 신발 등 개인 물품을 Morse에게 주었습니다. 이것들이 이후 Peabody Essex Museum 한국 컬렉션(“Yu Kil-Chun Gallery of Korean Art and Culture”)의 초기 핵심 자료가 되었습니다.] 유길준은 비록 갑신정변이 일어나자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 길에 오르지만 그 후로도 1884년 6월에서 1897년까지 무려 13년간 모스 박사와 19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제 관계를 이어갑니다. 현재 Peabody Essex Museum의 Edward S. Morse Collection에는 유길준이 모스박사에게 보낸 편지들이 남아 있습니다. 1896년 12월 3일자 편지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 편지에서 유길준은 을미사변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그리고 시해된 민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서툴지만 격정적인 영어로 밝히고 있습니다.
Our Queen was a worst woman the world has ever produced. She was worse than Mary of Poland (the queen of John III) Marie Antoinette of France (the queen of Louis XVI) She was skillful as she was wicked, no law was in her eyes and no nation was in her mind, her sole aim was at money and how to make money and crazy at money just like a hungry tiger hunting for his evening prey. She tortured people for squeezing money (sometimes causes a secret death in the Black Jail) and selling title to rich men by force (which we call a thunder cap) Confisticating properties by a mere pretention and sold justice; and petty thief like officers appointed by her spread all over the country to squeeze unlawful taxes from district merchants, and take temporary taxes from farmers (which was very heavy and the amount was greater than yearly tax - national income). The lives of people she looked down just like pig or cow only raised for her food and the property of people she thought no more than the dust under her feet. As to the king, I would say nothing of him, but it is said among our people that “The king is a doll, and the queen a player of doll."
우리 왕비는 세상이 이제껏 낳은 여자 가운데 최악의 여자였습니다. 그녀는 폴란드의 메리[요한 3세의 왕비]나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루이 16세의 왕비]보다도 더 나빴습니다. 그녀는 사악한 만큼이나 영리했습니다. 그녀의 눈에는 법도 안 보였고, 마음속에는 국가도 없었습니다. 그녀의 유일한 목적은 돈이었으며, 어떻게 돈을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것뿐이었습니다. 마치 저녁 먹잇감을 찾아 헤매는 굶주린 호랑이처럼 돈에 미쳐 있었습니다.
그녀는 돈을 짜내기 위해 사람들을 고문했으며[때로는 ‘검은 감옥(Black Jail)’에서 몰래 죽게 만들기도 했다], 부유한 사람들에게 강제로 관직을 팔았습니다[우리는 이것을 ‘벼락 감투(thunder cap)’라고 부릅니다]. 터무니없는 구실만으로 재산을 몰수했으며, 재판의 판결마저 돈을 받고 팔았습니다. 그녀가 임명한 좀도둑 같은 관리들은 전국 곳곳에 퍼져 지방 상인들에게 불법적인 세금을 뜯어냈으며, 농민들로부터는 임시세를 거두었습니다. 그 부담은 매우 무거웠고, 그 액수는 연간 정규 세금, 즉 국가의 세입보다도 많았습니다.
그녀는 백성의 목숨을 마치 자신의 먹이가 되기 위해 길러지는 돼지나 소의 목숨처럼 하찮게 여겼으며, 백성의 재산은 자신의 발 밑에 있는 먼지만큼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왕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우리 백성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떠돌았습니다. “왕은 인형이고, 왕비는 그 인형을 갖고 노는 사람이다.”




의견을 남겨주세요
기드온
자격없는 부부가 나라를 결국 망하게 했군요. 대한민국은 조선과 다른 나라입니다. 훌륭한 자질과 성품의 지도자들이 곳곳에 세워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
sonnet116
교과서에서 개념으로 배우던 개화파에 대해 생생한 사료와 에피소드로 다시 접하게 되니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좋은 콘텐츠 계속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