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던 건
한 여름밤, 총총총 걸어가는 강아지, 그리고 강아지와 발을 맞추며 걷는 아저씨. 초록색 잎들이 덮여있는 공원을 그렇게 걷는다. 푸르른 잎들의 피톤치드가 코를 통해 들어와 폐에 가득 차는 것 같다. 맴맴 매미소리와, 귀뚤거리는 귀뚜라미 소리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울린다. 듬성듬성 설치된 조명들이 마치 핀 조명 마냥 아주 조금씩 갈 길을 비춰준다.
“세상에 신기한 게... 양자라는 건데요, 그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날지는 누군가가 그걸 보기로 마음먹었을 때 비로소 정해진다는 거예요. 인생도 똑같은 것 같습니다. 어떤 마음을 가지냐에 따라서, 또 어떤 식으로 바라보냐에 따라서 내일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펼쳐지는 거 같아요. 오늘은 옥지가 조용히 있네요. 숨도 헐떡이지 않고 아주 좋아요. 옥지야 아빠가 사랑해”
우연히 인스타를 넘기다가, 한 동영상에서 흘러나오는 내레이션에 가슴이 덜컹했다. 옥지라는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사람의 계정이었다. 그 강아지와 너무나 평화롭게 산책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손이 멈춰졌다. 내가 원하는 삶이 이건데...
여름밤,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서늘한 그런 날에 한적한 공원을 걷는 일. 코로 풀내음을 맡으며 살아있음을 느끼는 그런 순간, 나는 행복했다. 숨을 헐떡거리지 않기만 해도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 강아지. 내가 원하는 따스함이 이런 거였다. 진정 내가 원했던 걸 깨달은 순간, 새로운 미래가 그려졌다. 일류대학, 대기업, 숱한 자격증...같은 그 어떤 성취의 미래도 아닌.
내년 여름에는 저 한여름 밤의 휴식을 꼭 해야지. 내 모습 그대로 행복을 느끼고 싶다. 그렇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을 그리게 되었다.
-해온
📖감상 한마디
여름밤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묘사해서 첫 문단부터 자연스럽게 빠져들었습니다. 상쾌한 공기, 공원의 은은한 조명, 매미와 귀뚜라미 소리가 생생하게 떠올라 마치 장면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았어요. 일상 속 작은 행복을 통해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깨닫게 하는 따뜻한 글이었습니다.
-안나
첫 문단부터 한 여름밤의 공기를 한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여름밤의 묘사가 돋보였습니다. 하나의 영상을 보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세상살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글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광락
추운 날 읽어서인지 더더욱 여름이 그리워지는 글이었습니다. 첫 문단의 여름밤에 강아지와 즐겁게 산책하는 모습이 현장감 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 장면 속에서 행복을 찾고자 하는 글쓴이의 마음 또한 엿볼 수 있었습니다. 행복이라는 감정은 마음의 상태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저 역시 내가 바라는 행복이 뭔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박현경
자칫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진정한 행복'이라는 주제를 '옥지'라는 구체적인 대상과 여름밤에 느끼는 다양한 감각적 표현을 통해 신선하게 재탄생시킨 것 같습니다. 특히 '핀 조명 마냥 아주 조금씩 갈 길을 비춰준다'는 묘사가 후반부의 '희망의 길'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시각적으로 예고하는 복선 역할을 하여 글의 완성도를 높인 것 같아 좋았습니다.
-조비온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묘사로 가득한 문단을 글의 도입부인 ‘기’에 배치한 구성이 강렬하게 이 글에 빠져들게 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냥 흘려버릴 무언가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마음을 울리는 메시지를 담아낸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눈길을 주는 것만 눈에 들어오고 머릿 속에 있는 것에만 눈길을 주게 된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이 글 덕분에 새해를 맞으면서 세웠던 계획들을 다시 돌아보게 됐습니다.
-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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