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오늘은 구독자 님과 중국의 반도체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Chapter.1 강화되는 미국의 대중제재
미국은 중국과의 기술 패권 전쟁의 일환으로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견제하고자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수출규제, 투자, 금융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10월에는 강화된 대중 반도체 제재안을 발표하며 미국 기술을 사용한 첨단 팹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규제를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 업체는 미국 공급 업체와 수출통제에 동참하는 국가들로부터 주요 장비와 서비스를 공급받는 것을 어려워졌습니다.
최근 2023년 10월에는 기존 고사양 반도체 칩에서 사양이 낮은 칩까지 제재 범위를 확대하며 정부 규제를 피해 중국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들의 우회로를 차단하였습니다. 또한 중국 반도체 주요 회사들을 무역 규제 목록에 올리며 해외 업체들이 규제 대상 회사와 거래하려면 미국 라이선스를 취득해한다고 명시하며 제 3국 경유 우회 수출도 차단하였습니다.
실제로 세계 AI GPU(그래픽 처리 장치) 시장에서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중국 빅테크 기업들에게 AI칩을 공급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고사양 반도체 칩 수출 제재로 중국 수출에 난항을 격자 성능을 낮춘 중국 수출용 모델인 H800과 A800을 만들어 수출했습니다. 이번 추가 제재로 제한 범위가 저사양으로 확대되며 엔비디아의 수출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미국은 자국 반도체와 장비가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지만 이에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무역과 기술 문제를 정치화, 무기화하며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을 저해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였습니다.
Chapter 2.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 전략
중국은 2022년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장비 시장이지만, 주요 반도체 장비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 미국, 싱가포르, 한국, 대만 등에 반도체 장비 수입을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대일본 반도체 장비 수입 의존도는 2022년 기준 37.2% 에 달했습니다.
나날이 중국을 향한 반도체 산업 제재가 강화되는 만큼
중국의 반도체 공정별 주요 장비의 국산화 추진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중국은 반도체 산업의 국산화를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해왔을까요?
💡국가적 차원의 지원
2000년 이후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국가 산업으로 지정하며 반도체 제조 기반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2014년에는 반도체 산업 발전 추진 요강을 발표하며 중국의 반도체 굴기 추진을 본격화 하였습니다.
2015년에는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반도체를 차세대 정보기술 산업의 핵심 분야로 지정하며 기술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을 70%이상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목표를 제시하였습니다.
2021년 발표한 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중장기 목표에서는 반도체 분야를 국가 안보 및 전략적 개별 영역 중 하나로 선정하고 2030년까지 반도체 산업(디자인 소프트웨어, 고순도 소재, 주요 제조장비 및 제조 기술, 고급 메모리 기술)에 1,500억 달러의 보조금을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금융적 지원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설립 (国家集成电路产业投资基金)
중국은 빅펀드로 알려진 국가집적회로 산업 투자 기금을 설립하여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반도체 업체들과 펀드에 투자해왔습니다.
-커촹반(科创板)을 통한 자금조달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은 2019년 7월 상하이 거래소에서 개설된 하이테크 기업, 혁신형 신흥 기업 위주의 시장으로 운영되었으며 특히 반도체 기업의 중요한 자금조달의 주요 통로로 성장하였습니다. 실제로 2019년~2021년 사이 상장된 기업의 70%가 반도체 회사이며,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 역시 커촹반 상장으로 532억위안(9조 5800억원)을 조달했습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세제혜택
중국은 매년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조치 확대를 통해 기업 소득세 면세, 수입 관세 면제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인재 확보 및 양성
중국 정부는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첨단 과학 기술 육성을 위하여 천인계획(千人計劃)을 통해 해외 인재를 유치, 확보해왔습니다. 특히 반도체 산업 초기에는 반도체 공정 이해도가 높은 고급 기술 인력을 해외에서 영입해왔습니다. 2018년 이후로 본 사업은 잠시 중단되었지만 최근 로이터 통신에 의하면 중국 산업정보 기술부는 치밍(Qiming)이라는 프로그램을 새롭게 운영하며 해외 반도체 인재를 모집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합니다.
Chapter 3. 중국 반도체 국산화 현황 및 이슈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이 비교적 강세를 가진 분야는 팹리스 분야와 후공정 분야이며 장비, 소재, 칩 설계 분야 (EDA)의 분야에서는 주요국에 비해 기술적 열위에 있으며 국산화율이 낮은 수준입니다.
📌설계분야 (팹리스)
중국은 팹리스 분야에서 미국, 대만에 이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메모리칩 디자인 분야에서는 경쟁 열위에 위치해 있지만 로직칩, DAO 디자인 분야에서는 글로벌 시장 우위를 선점하고 있습니다.
향후 신에너지 분야의 성장으로 해당 디자인 분야의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라 중국 반도체 디자인 분야에서의 경쟁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중국 반도체 팹리스의 수와 매출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5월까지 중국의 공공 및 투자펀드 투자액 중 46.7%는 디지털 집적 회로 설계 스타트업에, 17.5%는 아날로그 IC 설계 전문 스타트업에 투자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바이두, 알리바바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팹리스 시장에 뛰어들며 자체칩 활용을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해당 기업들이 기술력을 성공적으로 제고한다면 향후 고사양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도 빠르게 국산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조분야(파운드리)
중국은 파운드리 분야에서 기술 수준이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입니다. SMIC, 화홍반도체 등의 기업이 일정 수준의 제조 공정 고도화를 이루었지만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으로 사실상 10nm 이하의 초미세 공정 전환의 자체 개발에 난항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에 중국은 28nm 공정 증설에 집중하며 중저위 기술의 범용 반도체에서 중국의 점유율을 확대할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 28nm 이상의 반도체를 구공정(레거시)으로 분류함
📌장비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맞서 반도체 장비 기술력 개선은 중국 기업이 맞서야할 가장 큰 우선 과제로 대두되었습니다.
해당 분야는 선진국 대비 중국의 취약 분야로 본래 중국은 반도체 제조 장비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산화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며, 2023년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35%로 전년대비 14%로 상승하였습니다.
특히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노광 장비는 국산화 수준이 가장 낮은 분야로 SMEE(상하이 마이크로전자)가 2018년 개발한 90nm 사양의 DUV 모델에 그치는 상황입니다. (해당 모델은 ASML 제품 대비 15년 격차, 니콘사 제품 대비 12년 격차가 존재합니다.)
2023년에 들어 중국은 천문학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노광 장비 국산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 특히 중국의 반도체 장비 기업인 SMEE(상하이 마이크로 전자)는 2023년 말까지 28nm DUV를 양산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하며 반도체 장비 고도화에 대한 포부를 밝혔습니다.
화웨이의 기술적 자립, 무엇을 의미하는가?
2020년 화웨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제재 대상 기업으로 분류되며 첨단 반도체 공급에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이에 화웨이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SMIC와 협력하며 기술적 자립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2023년 8월 화웨이가 SMIC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7nm 공정의 고급 프로세스를 탑재한 스마트폰 Mate60 pro를 공개하며 미국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Mate60에 탑재된 Kirin 9000S(일명 기린칩)은 DUV(심자외선)로의 멀티플 패터닝 공정을 통해 생산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DUV 양산의 특성상 높은 비용으로 인해 대량 양산은 불가능하겠지만 화웨이가 미국의 EUV 수출 통제에 맞서 자력으로 7nm 반도체를 양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앞으로의 중국 반도체 시장의 질적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Chapter 4. 시사점
중국이 세계 최대의 반도체 소비국인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는 기술력의 한계로 낮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동맹국들의 대중 반도체 산업 제재가 계속된다면 이는 핵심 반도체 장비와 부품 확보로 직결되어 중국 반도체 국산화에도 분명히 장애요인이 될것입니다.
다만 각국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동맹국의 협력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찰해볼 필요도 분명히 있습니다. 더불어 미국의 대중제재가 오히려 중국 반도체 산업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에 힘입어 중국 반도체 산업이 얼마나 빠르게 국산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세계 반도체 시장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요인이 될 것입니다.
한국은 미국, 중국 간의 계속되는 반도체 패권 전쟁 속에서 더 강화된 대중제재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정부와 기업은 반도체 업종별로 디커플링 분야와 디리스킹 분야를 확실히 나누어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한국 반도체 산업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 도용 방지책을 강화하고, 기술 진보를 위한 혁신적인 환경을 조성하여야 할 것입니다.
출처
조은교, CSF 중국 전문가 포럼 화웨이 사례를 통해 본 중국 반도체 굴기의 향방(2023)
연원호, KIEP 미중 갈등과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전략 및 전망(2021)
오종혁, KIEP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 추진 현황과 시사점(2023)
삼성증권, 중국 반도체 산업(2020)
비즈니스 포스트, 중국 반도체 구형 공정에서 점유율 확대, 2027년 33%까지 상승 전망, 2023.10.29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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