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낮별입니다.
4월 말에 첫 편지를 보낼 때처럼, 메일을 통해 인사드리는 건 여전히 어색하네요. 그러니 그때처럼 날씨 얘기부터 꺼내보겠습니다. 그땐 날씨가 슬슬 더워지고 있었는데, 여름의 한가운데인 지금은 날씨가 오락가락하고 있네요. 언제 끝날지 종잡을 수도 없는 장맛비가 쏟아지고 나니 오늘은 공기가 조금 서늘합니다. 남은 여름은 어쩌면 좀 시원하게 보낼 수 있겠다, 하는 기대를 조금은 품을 수 있을 만큼요. 여러분의 여름은 어떠셨나요?
애초에 7월에 하려 했던 연재 재개가 한 달 늦어졌습니다. 변명을 좀 하자면 제대로 된 연재를 규칙적으로 해본 적도 없어서 저도 미숙했거니와, 글을 쓰는 게 제가 예상한 것보다도 많이 피곤하더라구요. 제가 의욕의 기복이 심한 편이긴 하지만, 한 달간 연재를 끝내니 한동안은 손가락조차 까딱하기 싫더라구요. 그 상태로도 미루지 못하는 글들을 꾸역꾸역 써내려가느라 회복이 더뎠던 것 같습니다.
조금 짓궂은 이야기를 하자면, 무섭고 잔인한 영화를 가리켜 '장기자랑'이라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말 그대로 사람의 장기를 자랑스럽게 꺼내 보여주듯 유혈이 낭자하다는 얘기지요. 지난 연재를 하면서는 일종의 정신적인 '장기자랑'을 했던 느낌입니다. 제 마음 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속을 꺼내어 하나하나 보여드리는 것 같았거든요. 제 뱃가죽 속에 과연 얼마나 대단한 게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걸 보여드린 후에 제가 일상생활을 하려면 봉합과 회복이 필요했지요.
음, 장기자랑이란 표현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쓰고 나니 생뚱맞은 소리만 늘어놓은 것 같네요. 어쨌든 이젠 두 번째 장기자랑을 할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이번엔 '진짜' 장기자랑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잘 하는 것들에 대한 자랑이지요. 제 우울의 뿌리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야기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제가 그 우울을 견디고 살아갈 수 있었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을 때가 된 것 같아요. 제가 가진 힘, 제가 사랑한 친구들, 저를 위로한 것들을 여러분께 소개할 수 있겠지요.
오는 8월 한 달간, 매주 수 / 일요일 저녁 9시에 신청해주신 주소로 메일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첫 메일은 8월 3일 수요일에 발송됩니다.
덧1. 유료 전환에 관해.
나의 우울을 소개합니다는 계속 무료로 연재하려 합니다. 이번 연재를 완결하고 추후에 다른 글(아마 글쓰기에 관한 글이 될 것 같습니다)을 유료로 연재할 수는 있을 것 같네요.
5월 연재가 종료되고 피드백을 남겨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피드백을 남겨주신 분들께는 추후에 다른 유료 연재를 진행할 때 한 달간 50% 할인 혜택을 드리겠습니다.
덧2. 과월호에 관해.
지금 보내드리는 뉴스레터 연재는 언젠간 묶을 책을 위한 초고를 써가는 과정으로 생각하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과월호는 퇴고를 거쳐 제 브런치와, 제가 운영하는 글쓰기 카페인 흰 종이 위의 날개에서 연재하고 있지요. 지난 글을 보고 싶으시다면 제가 보내드린 메일을 통해서도 보실 수 있지만, 제 브런치나 카페에서 퇴고본을 읽어보실 수도 있습니다. 브런치와 카페 주소는 하단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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