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11월 첫 번째 뉴스 헐리버리는 여성의제 기사들 가운데 관점과 깊이가 있는 심층기사와 칼럼을 모아 전해드리는 PERSPECTIVE EDITION입니다. 이번 호에서도 여성들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한 의제 기사들을 모았습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여성의제가 사실상 실종됐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여성신문이 그나마 주목할 만한 6가지 장면을 짚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했거나 보호조치를 받았음에도 살해되거나 살해 위협에 놓였던 여성은 지난해 최소 114명에 달합니다. 한국여성의전화가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을 맞아 ‘114번의 신고, 114번의 실패’ 퍼포먼스를 열었습니다. ‘비동의 강간죄’ 도입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등록 하루 만에 5만명을 넘기며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을 충족했습니다. 제22대 국회에서 비동의 강간죄 도입 관련 청원이 회부 요건을 달성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성평등부는 충북 청주에서 ‘지역에서의 성별 인식격차 및 성별에 따른 기회와 역할’을 주제로 제2차 성평등 토크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제주도 172개 마을에서 여성 이장은 단 세 명뿐입니다. 제주 지역언론들에서는 공통적으로 여성이 리더로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올해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수가 47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가 80명으로 최다입니다. 전체 임원 7,306명 가운데 여성이 6.5%로, 유리천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직장 내 젠더폭력 위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실제 피해 경험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젠더폭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만큼 실효성 있는 법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공지능발 일자리 충격이 청년과 여성에게 더 위협적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단순사무직 등 여성 노동자가 많은 직종에서 자동화 가능성이 높아, 남성 대비 실직 위험이 3배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의 성추행 피해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성범죄 신고와 처벌 강화를 위한 대책을 내놨습니다. 리나 갈베스 유럽의회 성평등위 위원장은 평등권을 보장하는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선 성차별 철폐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인구주택총조사의 ‘가구주와의 관계’ 문항에서 가구주와 성별이 같은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일랜드의 성소수자 인권단체 빌롱투의 모니네 그리피스 대표는 이처럼 성소수자가 데이터로 가시화되는 것이 편견과 고정관념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테헤란 시내에서 오토바이를 탄 여성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란에서는 남성만 오토바이 면허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 축구가 4년 만에 국제무대에 복귀했습니다. 피파 주최 친선대회 ‘피파 유나이츠: 위민스 시리즈 2025’에 아프간 여성 유나이티드가 참가해 첫 경기를 치렀습니다. 2028 LA 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성 선부 비율이 사상 최초로 남성을 앞질렀습니다. 36개 종목과 51개 세부 종목에서 전체 출전권 중 50.5%가 여성에게 배정되었습니다.
뉴스 헐리버리가 이번 호에서 준비한 기사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호에서는 주목할 만한 여성 인물 관련 기사들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에디터 소원 드림

‘여성 실종’ 2025 국감에서 건진 여섯 장면
이재명 정부 출범 첫 국정감사가 지난 6일 끝났다. 하지만 현안에 대한 치열한 논쟁보다는 정쟁만 남았다는 평이 나온다. 27년째 국감 감시를 진행해온 시민단체 국정감사NGO 모니터단은 올해 국감에 최하점인 'F학점'을 줬다. 특히 지난해 국감에서 디지털 성범죄와 교제폭력 등이 주요하게 다뤄졌던 것과 달리, 올해는 '여성 의제'가 사실상 실종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성신문이 국감을 되짚어보며 그나마 주목할 만한 6가지 장면을 짚어봤다.
#장면1. 역차별 지적에···성평등부 장관 "구조적 성차별 해소가 기본과제"
성평등가족부가 구조적 성차별 해소보다 남성 역차별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 "가장 기본적인 정책과제가 '구조적 성차별 해소'라는 것에는 전혀 변화나 흔들림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신설된 성평등정책관실에 주무부서가 성평등정책과가 아닌 성형평성기획과라고 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며 "대통령께서 염려하시는 여성할당제로 인한 역차별 문제는 어떠한 사례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원 장관은 머뭇거리더니 "역차별이란 용어보다는, '다른 성별이 불이익이라고 느끼는 문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그 부분에 대해 저희 부처(성평등부)가 아니면 그걸 듣고 사회통합으로 나갈 부서가 (없다)"라고만 말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성평등가족부가 아니면 구조적 성차별을 개선할 수 있는 부처가 없다.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무엇에 방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할지 장관이 분명하게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원 장관은 "공론의 장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이해를 높여 공존을 모색할 것"이라며 "성평등부의 가장 기본적인 정책 과제가 구조적 성차별 해소라는 점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신다인, 여성신문, 25.11.10)

“신고해도 죽었다”…여성 114명, 여성살해 방치한 국가 규탄
경찰에 신고했거나 보호조치를 받았음에도 살해되거나 살해 위협에 놓였던 여성은 지난해 최소 114명에 달한다. 이 숫자를 상징하는 114명의 참가자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검은 옷을 입고 단호한 표정으로 섰다.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의 반복을 멈추고, 스러진 여성을 추모하기 위해서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을 맞아 '114번의 신고, 114번의 실패' 퍼포먼스를 열고 "여성살해를 방치한 국가를 규탄한다"고 외쳤다. 북소리가 울리자 참가자들은 신호에 맞춰 "신고 받고도 실패했다! 구속도 실패했다! 처벌도 실패했다!"라고 외치며 퍼포먼스를 펼쳤다.
여성살해에 대한 정부 공식 통계가 없는 가운데, 한국여성의전화는 2009년부터 '분노의 게이지' 보고서를 통해 언론보도 기반의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 현황을 매년 조사해왔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최소 181명의 여성이 남편·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게 살해됐다. 폭력에서 생존한 여성까지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555명에 이르며, 이는 16시간마다 한 명의 여성이 친밀한 파트너에게 살해되거나 살해 위협에 놓였다는 의미다. 특히 이 중 114명은 경찰에 신고했거나 보호조치를 받았음에도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부평에서는 도움을 요청한 피해자에게 경찰이 "남편도 집에 들어올 권리가 있다"며 위험도를 낮게 판단했고, 피해자는 결국 7월 살해됐다. 동탄에서도 사실혼 관계의 남성을 가정폭력으로 신고해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았던 피해자가 5월 끝내 살해되는 등 유사한 사건이 이어졌다.
(신다인, 여성신문, 25.11.14)

유튜버 곽혈수의 ‘비동의 강간죄’ 청원, 하루 만에 5만명 돌파…국회 논의 재점화할까
'비동의 강간죄' 도입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등록 하루 만에 5만명을 넘기며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을 충족했다. 제22대 국회에서 비동의 강간죄 도입 관련 청원이 회부 요건을 달성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1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유튜버 곽혈수씨의 성폭력 피해 경험을 바탕으로 비동의 강간죄 도입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해당 유튜버의 성폭행 사건은 준강간으로 처리됐다"며 "비동의 강간죄를 도입해 사법부가 더 이상 '피해자다움'이나 '저항의 정도'를 재단하지 않도록 법 개정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이 청원은 하루 만에 5만명을 넘기며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 기준을 충족했다.
'비동의 강간죄'는 상대방의 동의가 없거나,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이뤄진 성관계를 성폭력 범죄로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현행 형법상 강간죄는 저항이 곤란할 정도로 폭행·협박이 있어야만 인정된다.
청원이 달성되자 손솔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14일 "국회가 답해야 한다. '비동의 강간죄' 입법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청원을 통해 확인됐듯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과 연대하는 시민들의 염원은 매우 크다"며 "여러 차례 청원과 발의가 있었지만 '억울한 사람이 생기면 어떡하냐'는 황당한 허상에 논의가 가로막혀 왔다"고 지적했다.
(신다인, 여성신문, 25.11.14)

"여자라고 현장 일 힘들다는 편견" "남자라고 산부인과 실습 제한"
"중요한 것은 성별이 아니라 능력과 성과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성평등부는 10일 오전 충북 청주 오창과학산업단지 혁신지원센터에서 제2차 성평등 토크콘서트 소다팝(소통하는 청년들의 다음 페이지를 여는 팝업 콘서트)을 개최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 1차 토크콘서트에선 여성가산점제, 육아휴직 등 남성이 겪는 '역차별' 사례 등이 나왔다.
이번 콘서트는 '지역에서의 성별 인식격차 및 성별에 따른 기회와 역할'을 주제로 진행됐다.
충북 지역 2030 청년 18명(남성 9명, 여성 9명)이 참여했다. 특히 간호학과 남성 대학생, 이공계 여성 대학생 등 성별 비중이 쏠린 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현실적 고민을 공유했다.
이공계 김씨는 "충북의 성평등 인식이 분명 개선되고 있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전통적 성 역할 인식이 남아있다"고 했다.
김씨는 "특히 건축, 에너지 같은 이공계 분야에서 여학생은 소수"라며 "남학생과 같은 성과를 내더라도 그 성과가 바로 능력으로 인정되기보다 '혹시 여자라서 현장 업무가 힘들지는 않을까' 같은 선입견이나 과도한 우려의 시선을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이로 인해 스스로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권신혁, 뉴시스, 25.11.10)

'암탉이 울면 마을이 흥한다' 지역언론이 주목한 제주 '여성 이장'
"반장, 부반장, 회장 다 못 해봤지만 마을의 일꾼인 내가 바로 이장이다!"(제주MBC 다큐멘터리 '암탉이 울면 마을이 흥한다' 중)
제주도 172개 마을에는 단 세 명의 '여성' 이장들이 있다. 제주 여성들은 지역 내에서 경제활동을 도맡고 있지만, 정치나 행정, 사회단체 참여율은 낮다. 특히 마을 공동체에서는 여전한 가부장제 관행으로 여성들이 중요 의사결정에서 배제되고 있다. '일상화돼 거부할 수 없는 남성 우월 풍습'을 해결하기 위해 여성의 대표성 강화가 우선돼야 하는 이유다.
이에 제주 지역언론에서는 지역 내 여성 대표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에 주목하고 있다. 제주의소리는 지난 2월 창간 21주년과 세계 여성의날을 맞아 제주여민회와 함께한 기획 '성평등한 일상의 꿈'을 보도했다. 일상 속에서 여성의 참여와 대표성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다룬 보도다. 제주MBC도 지난 6일 2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암탉이 울면 마을이 흥한다' 방송을 시작해 여성 사회참여의 현실을 되짚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여성이 리더로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시작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마을 공동체'에서부터 이뤄지고 있었다.
제주의소리는 제주 내에서 '성평등한 일상'을 찾기 위해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주목했다. 대표적 사례는 제주여민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제주YWCA가 사업단을 이뤄 진행하고 하고 있는 '제주 성평등마을 만들기 사업'이다. 이들 단체는 마을부녀회가 성평등 마을규약을 확정해 마을총회에 상정하고 이를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각 마을에서 성평등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은 일상 속 성평등 내용을 담은 연극을 보며 함께 웃고 울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을 자유롭게 나눈다. 리더십과 성인지감수성에 관한 강의도 듣고, 라운드테이블, 토론, 모의총회 참여의 경험도 한다.
(윤유경, 미디어오늘, 25.11.13)

100대 기업 여성임원 476명…삼성전자 80명 '최다'
올해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수가 47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5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조사한 국내 매출액 상위 100개 기업의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 현황에 따르면 올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은 476명으로 지난해(463명) 보다 13명(2.8%) 증가했다.
작년 대비 올해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숫자는 98명(1.3%) 줄었지만, 여성 임원은 오히려 늘었다. 전체 임원 가운데 여성 임원 비중은 지난해 6.3%에서 소폭 늘어난 6.5%였다. 여성 임원 비중은 2019년 3.5%, 2020년 4.1%, 2021년 4.8%, 2022년 5.6%, 2023년 6%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성 임원을 배출하는 기업 역시 점점 늘고 있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을 보유한 기업은 올해 79곳으로 작년보다 5곳 늘어 역대 최다였다.
여성 임원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80명)다. 이어 CJ제일제당·네이버 각 25명, 현대차 24명, 셀트리온 19명, LG전자 15명, LG화학·미래에셋증권 각 14명이었다. (중략)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여성 임원의 수는 증가세지만, 전체 임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했다"며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향후 1∼2년 사이에 100대 여성 임원 수는 500명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국경제, 25.11.05)

6.5%로는 결코, 천장이 뚫리지 않습니다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그 '최다' 인원, 476명입니다. 전체 임원 7306명 가운데 6.5%가 여성이라는 것인데요.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5일 발표한 이 자료(상장사 매출액 기준 상위 100개 기업을 대상)를 기반으로, 숱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100대 기업 여성임원 476명…삼성전자 80명 '최다' (한국경제)
"유리천장 뚫리나"... 대기업 남 임원 111명 감소할 때 (매일경제)
100대 기업, 여성임원 6.5% 역대 최고…최다는 삼성전자 (여성신문)
올해 100대 기업 여성임원 476명 역대 최다…전체 임원 중 6.5% (연합뉴스)
100대 기업 여성임원 476명…삼성전자 80명으로 '최다' (조선일보)
여성 임원 수가 증가한 것은 사실입니다. 작년에 비해 13명 늘었습니다. 전체 임원 수가 98명 줄면서 남성 임원이 111명 감소했는데, 여성 임원은 오히려 증가했기에 유의미한 증가는 맞습니다. 2019년 3.5% → 2020년 4.1% → 2021년 4.8% → 2022년 5.6% → 2023년 6%로 여성임원 비율은 매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성 임원이 10명 중 1명이 되는 일은 여전히 요원한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100대 기업 중에는 아직 여성 임원이 0명인 기업도 21곳이나 있습니다. 여성 임원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80명)였는데요. 100대 기업 여성 임원(476명)의 16.8%가 삼성전자 임원인 셈입니다. 있는 곳은 많지만, 없는 곳은 여전히 없는 거죠.
(이주연·이정환, 오마이뉴스, 25.11.08)

직장 내 '젠더폭력' 인식 나아졌지만…현실은 '제자리'
직장 내 젠더폭력(성범죄) 위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실제 피해 경험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젠더폭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만큼 실효성 있는 법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젠더폭력 경험 및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장 내 젠더폭력 위험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직장 내 성범죄 관련 현황 질문에서 '(직장이) 안전하지 않다'는 문항에 '그렇지 않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2022년 55.9%에서 올해 65.4%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성범죄를 신고하기 어렵다'는 문항에 '그렇지 않다'고 답한 비율도 48.2%에서 56.7%로,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는 항목에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37.5%에서 51.7% 증가했다.
하지만 직장 내 성추행·성폭행, 스토킹 등 경험률은 지난 4년간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 내 성추행·성폭행 경험률은 2022년 17.3%에서 2023년 15.1% 소폭 감소한 뒤 올해까지 동일한 수치를 유지했다. 직장 내 스토킹 경험률도 2022년 10.9%에서 올해 11.7%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런 피해 이후 대응 방식으로는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는 응답이 4년 연속 1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를 포기한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신고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본 결과 '대응을 해도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가 4년 내내 가장 높은 응답을 차지했고, '인사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가 그 뒤를 이었다.
(장유하, 파이낸셜뉴스, 25.11.11)

AI발 일자리 충격…청년과 여성에게 더 위협적이다
미국에서 인공지능발 대량 해고가 속출하면서 일자리 대체에 대한 불안이 현실화하고 있다. 아마존이 전체 인원의 10%인 약 3만명의 본사 인력 감원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기술대기업에서 약 10만명 감원이 진행 중으로 보도된다. 한국도 인공지능 전환을 시도한 주요 대기업에서 신규채용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등 청년 일자리 위기가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인공지능에 많이 노출된 업종에서 청년고용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인공지능 고속도로 구축을 강조하며 인공지능 3대 강국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발 일자리 충격은 청년층에게 집중되는 추세다. 한국에서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본격화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3년 동안 청년층 일자리는 21만 1천개 감소했고, 그 중 대부분인 20만 8천개가 인공지능 고노출 업종에서 발생했다. 반면 50대 일자리는 20만 9천개 증가했는데, 그 중 70%인 14만 6천개가 인공지능 고노출 업종이었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국민연금 가입자 수 분석을 통해 발표한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보고서에 담긴 분석 결과다. (중략)
한편 남성보다 여성이 인공지능의 충격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 결과도 눈길을 끈다. 유엔국제노동기구(ILO)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고용의 25%가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인한 자동화에 잠재적으로 노출되어 있으며, 특히 인공지능의 영향이 큰 고소득 국가의 경우, 여성 고용의 9.6%가 매우 위험한 반면 남성은 3.5%에 불과했다. 단순사무직 등 여성 노동자가 많은 직종에서 자동화 가능성이 높아, 남성 대비 실직 위험이 3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기술발전이 연령편향적, 성별편향적으로 작용하면서, 이같은 추세가 확산될 경우 경제활동참여, 사회적 영향력 등 여러 측면에서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귀영, 한겨레, 25.11.10)

‘성추행 피해’ 멕시코 대통령…“나조차 이런 일 겪는데, 여성들이 어떤 대우 받겠나”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의 성추행 피해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성범죄 신고와 처벌 강화를 위한 대책을 내놨다.
AFP통신에 따르면 셰인바움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여성들이 괴롭힘이나 학대 상황에서 혼자가 아니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실질적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효율적이고 신속한 신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여성들을 지지하는 제도와 정부가 존재해야 한다”며 32개 주마다 제각각인 성폭력 관련 가중처벌 규정을 통일하라고 지시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 4일 수도 멕시코시티의 한 거리를 걷던 중 만취한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그는 “대통령인 나조차 이런 일을 겪는다면, 다른 멕시코 여성들은 어떤 대우를 받겠느냐”며 가해 남성을 성희롱 혐의로 고소했다.
시틀라이 에르난데스 멕시코 여성부 장관은 “올해 들어서만 성희롱 관련 고소가 2만5000건 이상 접수됐다”며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여성이 ‘피해자 탓하기’나 수사기관의 무시를 우려해 신고를 꺼린다고 설명했다.
에르난데스 장관은 “여성들은 혼자가 아니며, 오늘날 여러분을 돌보는 대통령이 있고 이를 위해 매일 노력하는 부서가 있다”며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존중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공존할 수 있는 문화적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최경윤, 경향신문, 25.11.10)

“한국 여성 민주주의 위한 싸움 인상적”…유럽 ‘성평등 사절단’ 왔다
“성평등을 지지하지 않는 건 민주주의를 반대하는 것과 같다.”
지난달 31일 한겨레와 만난 리나 갈베스(56) 유럽의회 여성의권리 및 성평등위원회(FEMM·성평등위) 위원장은 평등권을 보장하는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선 성차별 철폐가 기본이 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갈베스 위원장은 “페미니즘과 여성이 겪는 현실을 부정하는 세력은 유럽뿐 아니라 어디에나 존재한다”며 “여성이 배제된 평등은 진정한 평등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럽의회 성평등위원 8명은 지난달 29일부터 사흘 동안 한국을 방문했다. 1970년대 성평등위가 창설된 이후 위원들이 단체로 한국을 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갈베스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주축이 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방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새로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이 성평등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성평등 사절단’으로서 한국을 방문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을 만난 그는 “성평등,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돌봄노동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협력의 길이 열려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유럽의회 여성의권리 및 성평등위원회는 한국 국회의 성평등가족위원회와 같은 상임위원회다. 스페인 출신 경제역사학자로 노동시장에서 성차별 문제 등을 연구해온 갈베스 위원장은 2019년 7월 유럽의회 사회민주진보연합 소속 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해 지난해부터 성평등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중략)
갈베스 위원장은 모든 정치인이 성평등의 관점을 기본적으로 가져야 한다고도 짚었다. 유럽의회 성평등위 위원들은 한국의 성평등가족위 위원들처럼 2개 이상의 상임위원을 겸한다. 그는 “11월3일부터 9일까지 유럽의회의 성평등 주간이다. 이때 각 상임위 위원들은 자신의 정책 분야 안에 성평등을 포함시키는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성평등 정책을 추진하는 일은 성평등위 안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갈베스 위원장은 “페미니즘과 여성이 겪는 현실을 부정하는 세력은 유럽뿐 아니라 어디에나 존재한다. 여성이 배제된 평등은 진정한 평등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고나린, 한겨레, 25.11.11)

“첫걸음 뗀 동성부부 통계, 편견·고정관념 해결에 큰 도움될 것”
혐오와 차별이 지우려고 해도 지울 수 없는 동성부부의 삶을 정부가 드디어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2025년 10월22일 시작한 인구주택총조사의 ‘가구주와의 관계’ 문항에서 가구주와 성별이 같은 사람이 ‘비혼동거(함께 사는 연인 등)’뿐만 아니라 ‘배우자’도 선택할 수 있도록 자료 입력 방법을 변경한 것이다. 성소수자의 규모와 분포, 주택, 교육, 직업, 경제활동 등에 관한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성소수자의 삶을 국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변화가 마침내 싹을 틔웠다.
평등을 외친 성소수자와 앨라이(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이뤄낸 이 진전은 외신을 타고 세계 곳곳에 전해졌다. 아일랜드의 성소수자 인권단체 ‘빌롱투’(BeLonGTo)의 모니네 그리피스 대표는 내 일처럼 기뻐했다. 2003년 활동을 시작한 빌롱투는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 상담과 인권 옹호 캠페인, 연구조사 및 청소년 기관, 교사, 상담사, 양육자를 위한 조언과 교육 등을 하는 비정부기구다. 우리나라에 있는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과 유사한 활동을 한다.
“물론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제 규모가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국에 얼마나 많은 동성커플과 가족이 사는지를 알 수 있는 정보를 더욱 많이 확보하는 것은 한국에서 살고, 일하고, 그리고 사회에 기여하는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둘러싼 일부 편견과 고정관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피스 대표가 10월31일 한겨레21과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성소수자가 내 가족, 친구, 이웃, 직장 동료라는 사실이 데이터로 가시화되면 성소수자를 불행하고 불편한 존재로 여기는 편견, 가족을 구성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 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세진, 한겨레21, 25.11.11)

테헤란 거리 누비는 이란 여성 바이커들···평등의 상징이 되다
최근 이란 테헤란 거리에서 여성들이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등 그간 여성에게 강요됐던 종교적 규율을 거부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AP통신은 12일(현지시간) 테헤란 시내에서 오토바이를 탄 여성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헤란에 거주하는 여성 메라트 베흐남(38)은 노란색 오토바이를 타고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로 출퇴근한다. 그는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것에 관해 “나에게는 매우 큰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베흐남은 오토바이를 탔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히거나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거리에서 오토바이를 탄 베흐남을 배척하는 사람들은 줄어들었다. 그는 “처음에는 꽤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점차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방식과 반응이 큰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이란의 경찰 규정은 남성만 오토바이 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여성의 면허 취득 요건에 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여성 오토바이 운전자들에게는 공공연히 벌금이나 오토바이 압수 등의 조치가 시행됐다. 지난 9월 아불파즐 무사비푸르 테헤란 교통경찰청장은 여성의 오토바이 탑승에 관해 “이는 위반이 아니라 범죄”라며 “현재 여성 중 그 누구도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있지 않으므로 경찰이 이들을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규정은 이슬람교 교리의 보수적인 해석에 따른 것이다. 일부 이슬람교 성직자들은 여성이 오토바이를 타는 행위를 여성의 아름다움을 지나치게 드러내는 행위인 ‘타바루즈’라고 부르며 금지해왔다.
(배시은, 경향신문, 25.11.13)

이슬람권 여성들이 ‘스포츠’를 한다는 건…사회의 ‘경계선’에 도전하는 ‘존재의 선언’
탈레반 정권의 여성 스포츠 금지 이후 사라진 아프가니스탄 여성 축구가 4년 만에 국제무대에 복귀했다. 최근 모로코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 친선대회 ‘피파 유나이츠: 위민스 시리즈 2025(FIFA Unites: Women’s Series 2025)’를 통해 ‘아프간 여성 유나이티드(Afghan Women United)’가 첫 경기를 치른 것이다. 원래 이번 위민스 시리즈 대회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아프간 선수단의 입국이 거부되면서 모로코로 개최지가 변경됐다. 모로코 왕립축구협회는 “이 대회를 통해 여성의 스포츠 참여를 지지한다”며 대회를 유치했다.
지난 10월 26일 모로코 베레시드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아프간 여성 유나이티드는 아프리카 차드에 1대 6으로 패했다. 하지만 호주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는 마노즈 누리가 초반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자 벤치와 관중석에서는 눈물 섞인 환호가 터져 나왔다. 결과는 대패였지만 아프간 여성들에게 이날 경기는 단순한 경기가 아니었다. 탈레반 정권하에서 ‘범죄’로 규정된 축구를 공인된 무대에서 다시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해방의 상징이었다. 주장 파티마 하이더리는 서남아시아 대표 언론 알자지라를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단 하나, ‘뛰는 자유’였다”며 “우리는 단지 선수로서가 아니라 아프간 여성으로서 존재를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이더리는 “이 골은 우리 모두의 승리였다. 우리에게 축구는 생명과 같다”며 “조국 하늘 아래에서 공을 찰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국가대표 출신 폴린 해밀 감독은 “선수들은 오랜 시간 두려움 속에서도 축구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그 용기가 전 세계를 향해 드러난 날”이라고 자평했다.
앞서 FIFA는 지난 5월 여성 난민 선수들로 구성된 ‘아프간 여성 난민팀(Afghan Women’s Refugee Team)’ 창단을 승인했다. 7월 시드니에서 열린 선발 캠프에는 전·현직 대표 선수들이 참가했다. FIFA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이것은 단지 한 나라의 복귀가 아니라 스포츠가 억압을 넘어설 수 있다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후 FIFA는 선수단과 협의를 거쳐 팀 명칭에서 ‘난민’을 삭제하고, ‘아프간 여성 유나이티드’라는 공식 명칭을 확정했다.
(김세훈, 경향신문, 25.11.10)

LA올림픽 여성 선수 비율, 사상 처음으로 남성 앞질렀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성 선수 비율이 사상 최초로 남성을 앞질렀다. 이에 따라 LA올림픽 조직위원회도 대회 첫날 역대 가장 많은 '여자 종목 결승전'을 배치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닷컴은 13일(한국시간) LA올림픽 종목별 일정과 세부사항을 함께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은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올림피언이 배출되는 대회다. 모든 단체 종목에서 여성팀이 남성팀과 같거나 더 많이 꾸려지고, 36개 종목과 51개 세부 종목에서 전체 출전권 중 50.5%가 여성에게 배정된다. 직전 대회였던 2024 파리올림픽(남녀 각 50.0%)을 뛰어넘은 수치다.
대회 초반 스포트라이트도 여성 선수들에게 집중된다. 우선 LA올림픽 첫 금메달 주인공부터가 여성이다. 현지시간으로 2028년 7월 14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3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서, 첫 금메달은 15일 LA 베니스 해변에서 열리는 철인3종 여자 개인전에서 나온다. 뿐만 아니라 같은 날 여자 육상 100m, 육상 포환던지기, 유도 48㎏급, 펜싱 에페 개인전, 카약 싱글, 7인제 럭비, 사격 10m 공기소총 등에서도 여성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한다.
특히 육상 여자 100m 챔피언이 대회 첫날에 결정되는 건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올림픽 육상 여자 100m는 예선, 준결선, 결선을 이틀에 걸쳐 치러 대회 첫날에 우승자를 배출하는 게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15일 하루에 예선, 준결선, 결선을 모두 진행하기로 했다.
(박주희, 한국일보, 2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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